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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대결 석패한 나경원, 조국 수호자에 진 저격수 주광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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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기대를 모았던 여야 후보들이 총선에서 모두 고배를 들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의 최재성(서울 송파을). [연합뉴스]

기대를 모았던 여야 후보들이 총선에서 모두 고배를 들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의 최재성(서울 송파을). [연합뉴스]

서울 송파을에서 5선에 도전했던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당선인 자리를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넘겼다. 개표 결과 4.4%포인트 차이로 졌다. 단 최 후보는 민주당 열세 지역인 송파을에서 종합부동산세와 드라이브스루 진료소 설치 등의 겹악재 속에서도 막판까지 선전해 재기의 불씨는 남겨놨다는 평가다. 최 후보는 이번 총선을 앞두곤 당 전략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아 이수진(서울 동작을)·이용우(고양정) 당선인 등 새 인물 영입을 챙겼다. 최 후보가 4년 전 영입을 주도한 양향자(광주 서을) 당선인 등 ‘더벤져스’라 불리던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대거 승리했다. 민주당 승리엔 최 후보 공이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그의 당내 입지는 여전하다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최재성 졌지만 영입인재들 승리 #민주당 PK 좌장 김영춘 4선 실패 #‘세종시 설계’ 김병준 세종서 패배 #보수 여전사 전희경 인천서 쓴잔

기대를 모았던 여야 후보들이 총선에서 모두 고배를 들었다. 사진은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 [연합뉴스]

기대를 모았던 여야 후보들이 총선에서 모두 고배를 들었다. 사진은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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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부여·청양에 나섰던 박수현 민주당 후보는 정진석 통합당 당선인에게 석패했다. 2.2%포인트 차이다. 문재인 정부의 첫 청와대 대변인과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웠지만 정진석 당선인을 막지는 못했다. 선거인 수가 가장 많은 공주에선 우세했는데 부여·청양에선 뒤진 탓이 컸다. 그는 문희상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하던 시절에도 왕복 4시간이 걸리는 공주와 서울을 고속버스를 타고 매일 출퇴근하며 지역을 챙겨 지역민들의 호응이 적지 않았다. 박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패배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제가 부족했다”며 “선비가 붓을 탓하겠습니까”라고 했다. 총선에서 졌지만 향후 당 안팎에서 역할을 맡으리란 전망이 있다.

기대를 모았던 여야 후보들이 총선에서 모두 고배를 들었다. 사진은 김영춘(부산진구갑). [연합뉴스]

기대를 모았던 여야 후보들이 총선에서 모두 고배를 들었다. 사진은 김영춘(부산진구갑). [연합뉴스]

민주당 내에서 PK(부산·울산·경남) 좌장격인 김영춘 민주당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고배를 마시며 4선 달성에 실패했다. 대권 가도에서도 주춤하게 됐다. 김 후보는 부산진갑에 출마해 45.0%를 얻었지만, 서병수 통합당 당선인(48.5%)에 3.5%포인트 차이로 졌다. 김 후보는 민주당 부산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전체 18석 중 3석 만을 얻었다. 현지에선 동서 진영 결집이 부산 지역 민주당으로선 중과부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는 등 정치적 중량감을 키워왔던 만큼 여전히 여권 내 PK 대표 주자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기대를 모았던 여야 후보들이 총선에서 모두 고배를 들었다. 사진은 미래통합당 나경원(서울 동작을). [뉴스1]

기대를 모았던 여야 후보들이 총선에서 모두 고배를 들었다. 사진은 미래통합당 나경원(서울 동작을). [뉴스1]

서울 동작을에서 이수진 민주당 당선인에게 패한 나경원 통합당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짧은 소회를 밝혔다. 나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5선을 노렸지만 같은 여성 판사 출신인 이 당선인에게 밀렸다. 여야가 핵심 선거구로 여기고 전력투구했던 이곳에서의 패배는 수도권을 휩쓴 민주당 바람을 보여준다. 이번 패배로 그간 보수 진영의 여성 정치인으로는 선두에 서 있었던 나 후보는 정치적 타격을 입고 당내 리더십 경쟁에서도 밀리게 됐다. 하지만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패한 뒤 정치 2선에 물러나 있다가 다시 여의도로 복귀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권토중래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를 모았던 여야 후보들이 총선에서 모두 고배를 들었다. 사진은 주광덕(경기 남양주병). [뉴스1]

기대를 모았던 여야 후보들이 총선에서 모두 고배를 들었다. 사진은 주광덕(경기 남양주병). [뉴스1]

경기 남양주병에선 주광덕 통합당 후보가 김용민 민주당 당선인과의 ‘조국 대전’에서 밀려 3선에 실패했다. 검사(사법연수원 23기) 출신인 주 후보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장관 의혹을 수차례 제기했다. 조 전 장관 딸의 입시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 공세의 최전선에 있었다. 민주당은 그를 겨냥해 변호사 출신의 신인 김용민 당선인을 공천했다. 김 당선인은 조 전 장관 때 ‘제2기 법무감찰개혁위원’으로 활동했다. 주 후보는 개표 초반 선전했지만 후반에 역전당했다. 김용민 50.0% 대 주광덕 47.0%로 4286표 차이였다.

김병준. [뉴스1]

김병준. [뉴스1]

김병준 통합당 후보는 결국 세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총선에서 지역구 분구로 새로 생긴 세종을의 선택은 ‘57년 토박이’를 내건 강준현 민주당 당선인이었다. 김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겸 부총리 등을 역임했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낼 당시 세종시 설계에 관여했다. 이후 노선을 바꿔 2018년 7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김 후보는 페이스북에 “2년 뒤의 지방선거 승리와 대선 승리를 준비하며 그 승리의 맨 앞줄에 저와 세종시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종에서 다시 도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수 여전사’였던 전희경 통합당 후보는 인천 동미추홀갑에서 5만 4883표를 얻으며 8597표 차로 허종식 민주당 당선인에 패했다. 전 후보는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 이미 높은 인지도를 쌓았던 인사다. 한국경제연구원 정책팀장,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등 보수 성향의 단체를 거쳤다.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9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입성 후에는 보수층 지지자들에게 ‘전다르크’로 불리기도 했다.

박해리·김효성·홍지유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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