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의 시간' 공방 끝, 넷플릭스 "신속히 공개 일정 잡겠다"

중앙일보

입력 2020.04.16 18:38

업데이트 2020.04.16 19:22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독일 제70회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한 '사냥의 시간' 팀. [사진 리틀빅픽쳐스]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독일 제70회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한 '사냥의 시간' 팀. [사진 리틀빅픽쳐스]

영화 ‘사냥의 시간’이 법정 공방을 마무리 짓고 다시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190여 개국 시청자를 만나게 됐다. 이 영화의 해외 세일즈사 콘텐츠판다가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처스를 상대로 낸 해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면서다. 16일 콘텐츠판다와 리틀빅픽처스는 “합의에 이르렀다”고 각각 입장문을 냈다.

해외 상영금지가처분 취하·합의
넷플릭스 190여개국 동시 공개

넷플릭스측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공개 일정을 다시 잡고 있다”면서 “최대한 조속히 보여드리려 한다”고 전했다.

총제작비 100억원대의 이 영화는 독립영화 ‘파수꾼’(2011)의 윤성현 감독과 배우 이제훈·박정민이 다시 뭉친 작품. 새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에 뛰어든 청년들이 정체불명 추격자의 사냥에 쫓기는 스릴러다. 안재홍·최우식도 합류해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같은 달 국내 개봉하려 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차례 연기했고,  결국 지난달 극장 개봉 없이 온라인 스트리밍(OTT) 직행을 택했다. 지난달 23일 리틀빅픽처스는 영화를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190여개국에 단독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박정민이 장편 데뷔작 '파수꾼'(2011)의 윤성현 감독, 이제훈과 다시 뭉친 신작 영화 '사냥의 시간'. [사진 리틀빅픽처스]

박정민이 장편 데뷔작 '파수꾼'(2011)의 윤성현 감독, 이제훈과 다시 뭉친 신작 영화 '사냥의 시간'. [사진 리틀빅픽처스]

이에 콘텐츠판다가 “이미 1년 이상 해외 배급 및 영화제 출품 등을 진행해왔고 해외 30여개국에 선판매한 상황에서 당황스럽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공방은 시작됐다. 리틀빅픽처스는 “콘텐츠판다의 이중계약 주장은 허위”라며 “충분한 사전 협상을 거친 뒤 천재지변 등에 의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계약서 조항에 따라 적법하게 해지했다”고 맞대응했다.

지난달 말 콘텐츠판다가 리틀빅픽처스에 대해 영화 ‘사냥의 시간’ 해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넷플릭스 공개를 이틀 앞둔 8일 법원은 콘텐츠판다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이승련 부장판사)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영화 제작이 이미 완료돼 콘텐츠판다가 해외배급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지 코로나19로 인해 향후 만족할만한 수익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사정이 그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지난 9일 영화 '사냥의 시간' 공개 보류를 알린 넷플릭스 측 온라인 입장문. 사진 넷플릭스

지난 9일 영화 '사냥의 시간' 공개 보류를 알린 넷플릭스 측 온라인 입장문. 사진 넷플릭스

공방을 마무리지은 16일 리틀빅픽처스는 입장문에서 “‘사냥의 시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 먼저 깊은 사과”부터 했다. “배급과정의 혼선과 혼란에 대해 배급사로서 전하기 힘든 죄송함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또 콘텐츠판다에 사과했다. “1년여 간 해외 판매에 크게 기여한 콘텐츠판다의 공로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해지통보를 하였고, 그 결과 해외 상영 금지라는 법원판결을 받았다”면서 “이에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콘텐츠판다에 사과를 구한다”고 했다.

그간 공방에서 “보도자료 및 인터뷰 등을 통하여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여, 콘텐츠판다는 물론 모회사인 NEW의 기업 가치를 훼손한 점에 대하여 콘텐츠판다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사과한다”면서 “다수의 피해만큼은 막아야겠다는 취지에서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협상은 매끄럽지 못했고 과정은 서툴렀다”고 인정했다.

이에 콘텐츠판다는 이날 입장문에서 “상영금지 가처분을 취하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공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리틀빅픽처스와 합의에 이르게 되었다”면서 “콘텐츠판다는 영화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한 사례를 방지하고, 국제영화계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또 “‘사냥의 시간’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 해외 30여 개국 영화사들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를 끌어냈으며, 이 모든 과정에서 콘텐츠판다에 대한 합당한 보상보다는 국제 분쟁을 예방하고 해외시장에 한국영화계가 합법적이고 상식적인 절차를 존중한다는 점을 알리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해결 과정에서 원만한 합의를 위해 협조해 준 해외 30여 개국 담당 영화사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라며 “영화 ‘사냥의 시간’이 전 세계 관객 여러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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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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