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전히 엄마 심장 한가운데"…안산 세월호 6주기 기억식

중앙일보

입력 2020.04.16 17:21

"엄마는 잘 지내고 있어. 걱정 마. 너는 잘 지내지?"
"너는 여전히 엄마 심장 한가운데 있을 거야. 영원히 잊지 않을게"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6주기 기억식. 뉴스1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6주기 기억식. 뉴스1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 무대 양쪽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단원고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자녀들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가 나왔다.

붉어진,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담담하게 자녀의 이름을 부르며 "보고 싶다"고 말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에 곳곳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4·16 세월호 참사 6주기 기억식은 이렇게 시작됐다.

'추모식'이 아닌 '기억식'이다. 희생자 가족들은 "아이들을 영원히 잊지 말아달라"는 의미에서 '추모식이 아닌 '기억식'으로 부른다.

그래서인지 무대 곳곳엔 '기억'이라는 단어가 보였다. 무대 양쪽엔 '기억해 그리고 사랑해'라는 글귀와 쓰여 있었다. 한가운데엔 '기억', '책임', '약속'이라는 커다란 노란색 글씨가 적혔다.

무대는 300여 송이의 분홍·하얀색 봄꽃과 나비로 장식됐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304명의 희생자)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노란색 나비 5마리는 아직 찾지 못한 5명의 미수습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6주기 기억식 참석한 한 유가족. 뉴스1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6주기 기억식 참석한 한 유가족. 뉴스1

올해 기억식은 규모가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희생자 가족 위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대신 온라인 생중계로 기억식이 공개됐다.

유가족들도 1m씩 떨어져 앉아서 자리를 지켰다.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해 '별이 된 아이들'을 함께 추모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이재명 경기지사는 영상으로 추모사를 보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윤화섭 안산시장은 직접 참석해 추도했다.

정 총리는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날의 슬픔은 아직도 아픔으로 남아있다"며 "앞으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도 "대한민국이 세월호 참사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희생자 가족 대표로 나온 장훈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18살 앳된 얼굴로 수학여행을 떠난 아들·딸들이 이제 24살이 됐다"며 "6년 전 그날 '돌아오겠다'고 했던 아이들이 돌아오질 않는다. 국가와 학교를 믿고 보냈는데 돌아오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그는 "세월호는 국가 범죄다. 그날 아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모든 국민이 봤는데 아무도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며 "범인을 찾고 진실을 찾을 때까지 머물 수 없다. 국가가 책임을 보여달라. 전국 11곳으로 흩어진 우리 아이들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도록 안산 (화랑유원지에) 생명안전공원을 만드는 것도 국가가 해줘야 할 도리"라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또 "21대 국회에도 부탁한다"며 "2차 가해 금지법을 만들어 가짜 뉴스 등을 책임지도록 하고 피해자들의 인권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6주기 기억식. 뉴스1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6주기 기억식. 뉴스1

경기도 세월호기 한 달 걸어

오후 4시 16분. 화랑유원지에 '엥~'하는 민방위 경보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4월 16일 세월호 6주기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경기도는 세월호 6주기 추모를 위해 1일부터한 달간 경기도청 본청과 북부청사, 직속 기관, 사업소 등 15곳에 도정 슬로건기 대신 세월호기를 걸고 있다. 경기도교육청도 이날 오전 10시 희생 학생과 교원을 추모하는 사이렌을 1분간 울렸다.

또 산하 모든 기관에서 4월 한 달간 노란 리본 달기, 추모글 남기기, 안전교육 강화 등 추모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각각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한편 이날 기억식 행사장에는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납골당 건설을 반대하는 단체 사람 20여명이 나와 "생명안전공원 건설 반대"를 주장했다. 이로 인해 일부 유가족과 단체 사람 간에 욕설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도 만일을 대비해 2개 중대(230여명)이 출동해 현장을 지켰다.

안산=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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