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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심복 박지원, 지역구 옮긴 이혜훈, 대권 넘본 김부겸의 패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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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출마” 박지원, 김원이에 져 5선 실패

박지원. [연합뉴스]

박지원. [연합뉴스]

전남 목포시민은 ‘변화’를 택했다. “이번이 마지막 출마”라던 박지원 민생당 후보는 끝내 고배를 마셨다. 4·15 총선에서 박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원이 당선인에 밀려 낙선했다. 15일 오후 11시 기준 박 후보는 1만2944표(39.3%)를 얻는 데 그쳤고 김 당선인은 1만4886표(45.2%)를 얻으며 승부를 갈랐다.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인 박 후보는 1992년 제14대 총선 때 전국구로 첫 ‘배지’를 달았고, 총 4선을 했다. 그의 30여년간 정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단연 김대중 전 대통령(DJ)이다.

1942년 6월 5일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에서 태어난 박 후보는 정계에 입문하기 전 성공한 재미사업가였다. 당시 미국 뉴욕 맨해튼에 건물이 5채 있었다고 알려질 정도로 ‘잘 나가던’ 그가 김 전 대통령을 만나 5·18 민주화운동 진압 과정에 대해 듣고 반성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2009년 김 전 대통령의 장례식 때 북한 측에서 조의 화환과 함께 공개적으로 편지를 보내며 두 명의 수신인을 적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박 후보였다. 나머지 한 명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다. 1942년생인 박 후보는 20대 국회의원 가운데 강길부 의원과 함께 최고령 의원이다. 둘은 주민등록상 생일도 6월 5일로 같다.

이태윤 기자

동대문을 이혜훈, 37세 신인 장경태에 밀려

이혜훈. [뉴시스]

이혜훈. [뉴시스]

미래통합당 이혜훈(57)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젊은 피’에 밀려 4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후보와 민주당 장경태(37) 후보가 맞붙은 서울 동대문을 민심은 정치신인 장 후보를 택했다.

대표적인 친(親)유승민계 인사로 꼽히는 이 후보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영입으로 정치에 처음 입문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 전 총재가 영입한 나경원 현 미래통합당 의원,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더불어 ‘여성 트로이카’로 불렸다. 17대 총선 당시 서울 서초갑에서 당선, 18대에 재선에 성공했지만 19대 총선에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20대 총선 당시 박근혜 정부 정무수석을 지낸 조윤선 후보를 꺾고 공천이 확정된 뒤 총선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3선 중진 반열에 올랐다.

동대문을은 과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6·17·18대에 걸쳐 내리 3선을 하며 보수세가 강한 곳이었다. 19대에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당선된 후 재선에 성공하며 보수세가 주춤했다. 당초 민주당이 민 의원을 컷오프하고 청년위원장인 장 후보를 동대문을에 전략공천한 데 반발해 민 의원이 무소속 출마하면서 표 분산이 점쳐졌다. 그러나 단일화가 이뤄진 후엔 판세가 장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 이 후보가 “문재인 정권 심판”과 “노련함”을 내세우며 견제에 나섰지만 역전극에는 실패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김부겸 대구 수성갑 수성 실패, 대권 안갯속

김부겸. [뉴스1]

김부겸. [뉴스1]

대구 수성갑에서 수성을 꿈꿨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결국 고배를 마셨다. 김 후보는 15일 오후 11시 기준 41.6%의 득표율을 보였으며,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는 57.6%를 기록해 당선이 확실시됐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9시 52분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캠프에 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농부는 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김 후보는 여당의 대권 주자였다. 김 후보는 15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마지막 호소’라는 글을 올리고 “지도적 인물을 못 키우면 대구는 앞으로 10년 이상 정치적 주변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며  ‘큰 인물론’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김 후보가 대권을 넘볼 수 있었던 것은 보수의 아성인 대구에 깃발을 꽂은 전력 덕분이다. 김 후보는 내리 3선을 했던 수도권(경기 군포) 지역구를 포기하고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대구에 내려가 국회의원, 시장 선거에서 두 번 고배를 마신 후에 배지를 달았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내며 대권 주자 반열에 들었다. 그러나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사실상 미래통합당의 싹쓸이에 밀렸다. TK에 불었던 ‘파란 바람’이 1회로 그치게 된 셈이다. 이번 패배로 그의 대권 도전 여부도 안갯속에 들게 됐다.

홍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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