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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혼술엔 위스키가 최고… 확실한 이유 5가지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64)

두어 달에 한 번쯤 위스키를 마시러 만나는 모임이 있다. 작년부터 가진 모임인데, 지난 2월부터 모이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정부 정책을 충실히 따르기 위해, 혹시 모를 감염으로 가족에게 옮지나 않을까 자제하고 있다. 자연스레 집에서 술을 마시는 횟수가 늘었다. 맥주, 소주, 막걸리, 와인 등등…. 모두 마셔봤는데, 역시 홈술과 혼술에는 위스키가 제일 나았다. 위스키 마니아라서 하는 말이 아니다.

우선 혼자 한 병을 비우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막걸리는 마시다가 남기면, 냉장고에 보관해도 맛이 금세 변한다. 맛이 식초처럼 변해버리면 버릴 수밖에 없다. 와인은 일주일 정도 두고 마실 수 있지만, 역시 비워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소주도 뚜껑을 열고 오래 방치하면 써지기만 한다. 하지만 위스키는 그럴 염려가 없다.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시다 아무렇게나 방치해도 맛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또 맛이 변하면 변하는 대로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위스키는 오픈 후 아무 곳에나 보관해도 맛의 변화가 크지 않다. [사진 박진영]

위스키는 오픈 후 아무 곳에나 보관해도 맛의 변화가 크지 않다. [사진 박진영]

위스키는 혼자 즐기기 좋은 술이다. 소주나 맥주처럼 누군가와의 건배로 흥을 돋울 필요가 없다. 안주거리를 고민할 것도 없다. 위스키를 즐기는데 최고 안주는 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위스키는 다른 술에 비해 향과 맛의 폭이 넓어 음미하다 보면 시간도 잘 간다. 어두운 방에 분위기 있는 조명과 함께 은은한 음악을 틀고, 위스키 향에 집중해보자. 한 잔의 위스키와 함께 몇 시간이 흘러있을지도 모른다.

전구 조명에 아름답게 빛나는 위스키. [사진 김대영]

전구 조명에 아름답게 빛나는 위스키. [사진 김대영]

다양한 변신도 위스키의 장점이다. 소주, 보드카 등 무색무취의 술을 제외하고, 무언가를 섞어서 마시기 곤란하다. 와인에 주스를 넣거나, 맥주에 얼음을 띄우면 술맛을 해친다. 제품화된 술을 그대로 즐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위스키는 얼마든지 변형해도 좋다. 소다를 넣거나 얼음을 띄우거나 맥주를 섞거나…. 어떻게 마시든 상관없다. 유튜브를 켜면 위스키를 활용한 여러 가지 칵테일 레시피가 있다. 이번 기회에 맛있는 위스키 칵테일을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난 일이다.

라이 위스키로 만든 bar 팩토리의 칵테일 '빠로레'. [사진 김대영]

라이 위스키로 만든 bar 팩토리의 칵테일 '빠로레'. [사진 김대영]

코로나19 때문에 가정용 주류 판매가 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작년 대비 올해 1분기 가정용 주류 판매량은 모든 주종(맥주 10.8%, 소주 6.7%, 양주 4.2%, 와인 1.0%)에서 늘었다. 그만큼 홈술과 혼술 하는 사람이 많아진 거다. ‘사회적 안전거리’ 확보를 위해 당분간은 혼자서 술을 즐기는 게 안전하다. 아직 위스키를 접해본 적 없다면, 오늘 밤 위스키를 한 병 따보자. 즐거운 홈술의 세계가 열릴 거라 믿는다.

위스키 인플루언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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