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코로나19 지원은 국책은행 소명…노조는 같은 배 탄 파트너"

중앙일보

입력 2020.04.12 17:00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내세운 건 ‘국책은행의 소명’이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1월 29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뉴시스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1월 29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뉴시스

윤 행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기업과 사람(일자리)를 보호하는 것이 기업은행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9일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서면간담회를 통해서다.

윤 행장은 “많은 업종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절박한 상황”이라며 “코로나 사태의 충격이 어느 정도 지속될 지 불확실한 상황이나 지금으로서는 유동성 애로 때문에 기업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기업은행 동대문지점의 기업영업 담당 창구를 찾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정용환 기자

지난달 20일 기업은행 동대문지점의 기업영업 담당 창구를 찾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정용환 기자

기업은행은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공급 목표를 49조원에서 59조원으로, 소상공인 초저금리 특별대출 지원 한도를 1조2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늘렸다. 소상공인 초저금리 특별대출은 신용등급 1~3등급만 가능한 시중은행과 달리 신용등급 1~6등급인 소상공인에게 최대 3000만원(가계형) 한도의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 4월9일 기준으로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로 4만4486건 총 1조3955억원이 실행됐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증가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선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의 경우 정부가 신용위험을 100% 보증하고 있어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향후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중소기업 등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자금지원을 통해 현재의 어려움이 신용위기로 증폭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금융시스템 보호를 위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갈등 빚는 노조에 "같은 배를 타고 가는 파트너"

임명 첫날부터 갈등을 빚고 있는 노조에 대해선 “같은 배를 타고 가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면서도 더 많이 소통하며 건설적인 노사관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1월3일 임명됐지만, 노조 측이 ‘낙하산 인사’라 반발하며 출근 저지투쟁을 벌여 1월 29일에서야 취임을 할 수 있었다. 노조는 지난달 18일 윤 행장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노조는 “상반기 경영평가(KPI)를 유보하지 않는 한 고발을 취하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왼쪽)이 1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노조원들의 출근 저지 농성에 막혀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종원 기업은행장(왼쪽)이 1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노조원들의 출근 저지 농성에 막혀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 행장은 취임 전 노조와 합의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사안으로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노조가 전문성을 갖춘 훌륭한 분을 추천하고 그 분이 은행발전에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사례를 축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윤 행장은 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에 대해선 “투자상품의 판매사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지난해 1800억원 규모의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했는데, 기업은행은 이중 695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현재 투자자들은 기업은행의 불완전 판매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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