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활절인데 수도원 문 닫자…그레고리오 성가 음원 공개한 수녀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폴란드 남부 티니에의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미사를 진행 중인 모습. EPA=연합뉴스

폴란드 남부 티니에의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미사를 진행 중인 모습. EPA=연합뉴스

프랑스 베네딕트 수도회 소속 수녀들이 부활절을 앞두고 성가를 노래한 음원을 한 사이트에 공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부활절에도 수도원이 문을 닫자 신자들을 위해 이같은 방안을 고안한 것이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은 프랑스 남부에 있는 수도원 수녀들이 녹음한 그레고리오 성가 일부를 웹사이트(www.neumz.com)를 통해 공개했다고 전했다. 음원 공개는 미국 음악가 존 앤더슨이 3년 동안 진행한 프로젝트의 일부다. 코로나19로 부활절 미사가 사실상 금지되자 1주일 치 분량의 그레고리오 성가를 사이트를 통해 선공개 한 것이다. 공개 기간은 부활절 당일을 제외한 부활절 주간 6일간이다. 나머지는 다음 달에 공개할 예정이다.

프로젝트를 위해 앤더슨은 프랑스 남부 노트르담 드 피델리테 드 주크 수도원에 마이크를 설치해 매일 8시간 이상 성가를 부르는 수녀들의 음성을 담았다. 수녀들은 수도원에 들어갈 때마다 '녹음' 버튼을 누르고 미사가 끝난 후 '정지' 버튼을 눌렀다. 합창을 포함해 기도하는 소리, 종소리 등도 함께 녹음됐다.

그레고리오 성가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전통으로 8세기부터 시작됐다. 앤더슨은 "원격 업무와 온라인 활동이 많은 시대에 성가를 들으며 평화로운 마음을 공유하고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프로젝트의 취지를 밝혔다.

세계 각국은 부활절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활절 기간에 사람들의 모임을 막기 위해 야간통행금지, 도로 차단, 여행 금지 등의 방안을 마련 중이다. 부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로,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예수가 다시 살아난 것을 찬양하는 날이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