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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58% 황교안 30% 더 벌어졌다…고민정·오세훈 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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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민주당 후보(왼쪽)와 황교안 통합당 후보가 각각 9일 종로구 창신동과 교남동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민주당 후보(왼쪽)와 황교안 통합당 후보가 각각 9일 종로구 창신동과 교남동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4ㆍ15 총선을 5일 앞둔 격전지는 후보들의 막판 스퍼트가 치열하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7, 8일 조사한 서울 지역 주요 격전지 4곳의 여론조사 결과는 이전 두 차례와 비교했을 때 격전의 양상을 잘 보여준다. 지지율 우세인 후보는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장점을 살리고, 추격하는 후보는 막판 뒤집기를 노리며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고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서울 종로(501명), 광진을(500명), 동작을(501명), 강남을(500명) 4개 지역의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유ㆍ무선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는 ‘깜깜이’ 기간(선거 6일 전부터 투표 마감까지)에 돌입하기 직전 조사한 막바지 표심인 셈이다.

[서울]이낙연, 황교안에 28%P 앞서…고민정·오세훈 '접전'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8.4%의 지지율을 기록해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30.1%)를 28.3%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0, 11일 중앙일보와 입소스의 1차 조사(50.5% 대 30.2%) 때의 격차(20.3%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이 후보는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전국을 돌고, 황 후보는 종로에 전념하는 가운데 나온 추이다.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와 통합당의 말실수 등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이 지역 조사에서 코로나19가 총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여당에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38.7%로 1차(16.9%), 2차(36.3%, 3월 27~ 28일) 조사 때보다 늘었다.

총선 여론조사 서울 격전지 4곳. 그래픽=신재민 기자

총선 여론조사 서울 격전지 4곳. 그래픽=신재민 기자

서울 광진을은 3차 조사에서도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어갔다. 고민정 민주당 후보(48.1%)와 오세훈 통합당 후보(41.3%)가 오차범위(±4.4%포인트) 내인 6.8%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지역구에서 발품을 판 오 후보는 자영업자의 지지도가 1, 2, 3차 조사에서 각각 38.6%→45.4%→51%로 상승세를 보였다. 당선 가능성 전망은 고 후보가 48.3%로 오 후보(32.7%)를 15.6%포인트 앞섰다.

서울 동작을에서는 이수진 민주당 후보가 53.6%로 나경원 통합당 후보(37.9%)를 15.7%포인트 앞섰다. 판사 출신인 두 후보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을 놓고 격하게 대립하고 있다. 나 후보는 8일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적이 없는데 사법농단 피해자 행세를 한다”는 취지로 이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 후보는 “벌써 국회의원 당선증을 받은 느낌”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21대 총선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민주당 후보(왼쪽)와 오세훈 통합당 후보가 각각 9일 광진구 구의동 일대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총선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민주당 후보(왼쪽)와 오세훈 통합당 후보가 각각 9일 광진구 구의동 일대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40대 응답자의 지지도가 꾸준히 상승해 67.9%로 나 후보(24.6%)를 크게 앞섰다. 동작을에서는 ‘조국 이슈’를 전면에 내세운 열린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12.3%로 상대적으로 높아 이 후보 지지도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에서 보수 텃밭을 차지한 민주당이 수성할 수 있을지가 관심인 강남을에서는 현역 의원인 민주당 전현희 후보가 44.8%의 지지도로 통합당 박진 후보(40.7%)를 4.1%포인트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40대(54.4%)에선 전 후보가, 50대(53.1%)에선 박 후보가 앞섰다.

비례대표 어느 정당에 투표할까 물어보니. 그래픽=신재민 기자

비례대표 어느 정당에 투표할까 물어보니.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번 조사에서도 진보 성향의 응답자가 적극적으로 설문에 답변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특히 강남을 조사에서 지난 총선에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물었을 때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라고 답한 비율은 17.1%였는데 유권자 대비 득표율(27.3%)에 비해 낮았다.

[중부권]고양갑 심상정·원주갑 이광재 1위, 세종을 김병준 '고전'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출마한 지역의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는 엇갈렸다. 경기 고양갑에서 4선에 도전하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여당 후보와의 표 분산에도 1위를 달렸다. 10년 만에 국회 재입성을 노리는 이광재 민주당 후보는 강원 원주갑에서 안정적인 지지율을 거두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비대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통합당 후보는 세종을에서 고전하고 있다.

고양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문명순, 미래통합당 이경환, 정의당 심상정 후보(사진 왼쪽부터). [연합뉴스]

고양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문명순, 미래통합당 이경환, 정의당 심상정 후보(사진 왼쪽부터). [연합뉴스]

중앙일보 의뢰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는 40.1%를 얻어 문명순 민주당 후보(24.1%), 이경환 통합당 후보(22.7%)보다 앞섰다. 심 후보는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40%대 지지를 받았다. 문 후보는 ‘여당 프리미엄’을, 이 후보는 ‘젊은 정치’를 내세우면서 반격에 나서고 있다. 비례정당 지지율은 정의당이 20.6%로 더불어시민당(21.6%), 미래한국당(19.4%)과 오차범위(±4.4%포인트) 내에서 엇비슷했다.

원주갑에서는 지난해 12월 사면·복권된 이광재 후보가 박정하 통합당 후보를 앞섰다. 이 후보는 47.6%의 지지율을 얻었는데 박 후보(26.6%)와는 21.0%포인트 차이다. 이 후보가 강원지사를 지내는 등 지역에서 높은 인지도를 지녔다는 점이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응답자들 중 40.1%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권성중)를 찍었다고 답한 데 비해 21.1%만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김기선)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했다. 실제 당선자는 새누리당 후보였다.

비례대표 어느 정당에 투표할까 물어보니. 그래픽=신재민 기자

비례대표 어느 정당에 투표할까 물어보니. 그래픽=신재민 기자

김병준 후보는 세종을에서 29.5%를 얻어 50.2%를 얻은 강준현 민주당 후보에게 20.7%포인트 차로 뒤졌다. 김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 세종시 기획에 참여했던 점을 들어 ‘세종시 설계자’임을 내세운다. 세종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강 후보는 ‘세종 토박이’임을 내세우고 있다. 직업별로는 사무직 종사자 65.6%가 강 후보를 지지했다. 김 후보는 농·임·어업 종사자(42.1%), 자영업자(41.8%)의 지지를 주로 받았다.

[영남권]홍준표 vs 이인선, 박재호 vs 이언주 '초접전'

보수의 아성이라는 영남권도 격전지는 여론조사상 박빙이었다.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홍준표 무소속 후보(32.6%)는 이인선 통합당 후보(30.5%)와 초접전이었다. 이상식 민주당 후보 역시 24.5%로 오차범위 내 3위였다. 조사 결과만 보면 보수 후보 분열로 이 후보에게도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총선 여론조사 지방 격전지 6곳. 그래픽=신재민 기자

총선 여론조사 지방 격전지 6곳. 그래픽=신재민 기자

당초 홍 후보는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출마하려다 김두관 후보와 대결하겠다며 경남 양산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하지만 ‘김형오 공천위’로부터 컷오프된 후 탈당해 이 지역에 출마했다. 이인선 후보는 지난 20대에서도 공천을 받아 이 지역에 출마했지만, 당시 무소속 주호영 의원에게 패한 ‘재수생’이다. 경찰대 출신의 이상식 후보는 이낙연 국무총리 비서실 민정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50대(37.5%)에서는 홍 후보, 30대(38.3%)에선 이상식 후보, 60세 이상(51.2%)에선 이인선 후보가 앞서간다.

부산 남을은 박재호 민주당 후보가 46.9%로 이언주 통합당 후보(43.1%)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박 후보는 17대 총선부터 도전, 3수 끝에 당선된 이 지역의 현역 의원이다. 광명을에서 고향으로 옮긴 ‘보수의 여전사’로 불리는 이 후보는 문재인 정권 심판을 외치며 보수 텃밭 탈환을 노리고 있다. 30대(59.4%), 40대(61.6%)에선 박 후보가 앞서며 50대(47.7%)와 60세 이상(60.8%)에서는 이 후보가 앞선다.

2일 대구시 수성구 범어 오거리에서 수성을에 출마한 이상식 민주당 후보(왼쪽부터)와 이인선 통합당 후보, 홍준표 무소속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대구시 수성구 범어 오거리에서 수성을에 출마한 이상식 민주당 후보(왼쪽부터)와 이인선 통합당 후보, 홍준표 무소속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노 안방’이라는 경남 김해을에서는 김정호 민주당 후보가 46.8%로 장기표 통합당 후보(27.8%)를 앞서고 있다. 김 후보는 노무현 정부 기록관리비서관을 지냈고, 2018년 보궐선거 때 당선됐다. 장 후보는 유년 시절을 김해시 한림면에서 보냈고 ‘영원한 재야’로 불리는 원로다. 지역 내 명망이 있어 장 후보가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부산 남을과 김해을에선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는 응답이 실제 득표율보다 20%포인트 정도 더 나온다.

"지난 총선 민주당 찍었다" 응답비율, 실제 득표보다 높아

한편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실시한 3차 여론조사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응답 비율이 실제 민주당 후보의 득표 비율을 상회했다.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 후보가 당선된 지역(원주갑)도 예외는 아니어서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는 이가 더 많았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서울 광진을, 부산 남을, 김해을의 경우엔 그 격차가 더 컸다. 예를 들어 김해을의 경우 김경수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는 답변은 58.5%였는데 전체 유권자 대비 득표율은 38%였다.

응답자의 이념 성향도 진보가 많았다.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원주갑에서도 응답자의 37%가 진보 성향이라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 때문에 자신의 투표 이력에 대해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하는 ‘편승’ 현상일 수도, 또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하는 데 비해 통합당 지지자들은 기피하는 데서 기인한 이른바 ‘샤이 보수’ 현상일 수도 있다.

고정애ㆍ김승현 정치에디터, 박해리·김효성·홍지유 기자 ockham@joongang.co.kr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서울 종로 등 10곳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무선 가상번호(79.6~81.2% 비율)에 유선 임의 전화걸기(RDD, 18.8~20.4%) )를 결합한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서울 종로·광진을·동작을·강남을은 7~8일 각각 500~501명, 부산 남을과 대구 수성을, 원주갑은 6~7일에 각각 502~503명, 세종을·고양갑·김해을은 5~6일에 500~502명을 조사했다.

유·무선 평균 응답률은 지역별로 9.2(서울 동작을)~16.8%(대구 수성을)이다.

2020년 3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가중값(셀 가중)을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염미애 정치기획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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