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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그 영화 이 장면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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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김형석 영화평론가

김형석 영화평론가

지난 3일 기준으로 100만 명을 넘어선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현재 150만 명을 돌파했다. 놀라운 속도이며, 앞으로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나올지 알 수 없다. 이러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몇 편의 영화를 소환한다. 특히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2011)의 엔딩 크레디트는 팬데믹, 즉 ‘세계적인 대유행병’을 간결한 방식으로 각인시켜 준다.

과학자 로드먼(제임스 프랭코)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ALZ-113를 실험한다. 하지만 작은 사고가 있었고, 동료인 프랭클린(타일러 라빈)이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증세가 나타나자 프랭클린은 로드먼의 집을 찾아오는데, 이때 우연히 로드먼의 이웃인 헌지커(데이비드 휴렛)를 만나 그에게 전염시킨다. 헌지커의 직업은 비행기 조종사.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출발한 그의 비행기는 프랑스의 드골 공항에 도착하며, 이후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전 세계 항공망을 타고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바로 ‘시미안 플루’의 창궐이다.

그영화이장면용 사진

그영화이장면용 사진

이후 엔딩 크레디트에서 전 세계로 퍼지는 바이러스를 노란 선으로 보여주는 부분은 현재 팬데믹 상황에선 악몽 같은 그래픽이다. 지금은 국가 간 왕래를 대부분 막은 상태지만, 우린 이 영화의 그래픽 같은 과정을 거쳐 지금의 상황을 맞이한 셈이며, 여전히 여러 국가 내에선 빠른 속도로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과연 우린 언제 이 ‘노란 선’을 막아낼 수 있을까? 벌써 코로나19 발발 100일째다.

김형석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