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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달 봤나요”슈퍼문은 7일이었지만, 가장 둥근달은 8일

중앙일보

입력

올 들어 가장 크고 둥근달이 음력 16일인 8일 밤 대전 상공 벚꽃사이로 휘영청 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올 들어 가장 크고 둥근달이 음력 16일인 8일 밤 대전 상공 벚꽃사이로 휘영청 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눈밝은 사람은 구별할 수 있었을까. 연중 가장 큰 ‘슈퍼문’(super moon) 보름달은 7일 떠올랐지만, 정작 가장 큰 둥근달은 음력 16일인 8일 밤에 떠올랐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슈퍼문 즉, 가장 큰 달은 4월7일 저녁(월출)부터 4월 8일 새벽(월몰) 사이에 볼 수 있었고, 가장 둥근 달은 4월8일 월출(서울 기준 오후 7시14분) 직후에 볼 수 있었다. 즉, 8일 밤에 본 달이 가장 둥글면서 큰 달인 셈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름달과 둥근달ㆍ슈퍼문이 꼭 일치하진 않는다. 가장 큰 달이란 뜻의 슈퍼문은 달과 지구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근지점에 이르렀을 때 해당한다. 지구와 달의 거리가 변화하는 이유는 달이 지구 주위를 타원 궤도로 돌기 때문이다.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달이 커 보인다.

 올 들어 가장 크고 둥근달이 8일 밤 대전 상공 벚꽃사이로 휘영청 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올 들어 가장 크고 둥근달이 8일 밤 대전 상공 벚꽃사이로 휘영청 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근지점을 지난 시각은 8일 오전 3시9분이다. 이 때 지구와 달의 거리는 약 35만6907㎞. 지구와 달의 평균 거리인 38만4400㎞보다 2만7500㎞ 정도 가깝다. 하지만 이 때 달은 아직 완전히 둥근 모습이 아니다. 달이 태양의 반대쪽에 위치해 완전히 둥근달(망ㆍ望)이 되는 시각은 4월8일 오전 11시35분이다. 그러나 이때는 달이 우리 반대편에 있고 낮이라 달을 볼 수가 없다. 따라서 가장 크고 동시에 가장 둥근달은 8일 밤에 본 달인 셈이다.

보름달은 음력 보름에 나타나는 달이다. 이때가 가장 둥근달일수도, 아닐 수도 있다.‘둥근달’이라는 개념은 태양ㆍ지구ㆍ달이 순서대로 일직선상에 있을 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만약 지구가 제자리에 있다면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공전주기(27.3일)를 계산하면 보름달을 그 절반의 시간에 볼 수 있다.

올들어 가장 크게 가장 둥근달이 8일 밤 떠올랐다. 프리랜서 김성태

올들어 가장 크게 가장 둥근달이 8일 밤 떠올랐다. 프리랜서 김성태

문제는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고, 지구 또한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점이다.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지구도 1년의 약 한 달만큼 공전궤도를 달리게 된다. 따라서 태양ㆍ지구ㆍ달이 순서대로 일직선상에 놓이려면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조금 더 돌아야 한다.

이번 달의 또다른 별명, ‘핑크문’(pink moon)은 또 뭘까. ‘핑크문’이라 불리는 이번 보름달은 북아메리카 동부 지역 꽃잔디(Phlox subulata, Moss pink)가 개화하는 4월에 뜨는 달이라는 의미에서 ‘핑크’가 이름에 붙었을 뿐이다. 달의 색깔이 분홍색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보름달ㆍ슈퍼문ㆍ둥근달이 유독 크고 아름답게 보였다면,  그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의 역설 때문이기도 하다. 전세계 공장이 문을 닫고, 차량 통행이 적어지면서 대기오염 물질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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