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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이젠 달라졌다” 통합 “표밭 되찾겠다” 강남벨트 대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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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서울 송파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사진 왼쪽)와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가 3일 서울 송파구에서 각각 지지를 호소하며 유세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 서울 송파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사진 왼쪽)와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가 3일 서울 송파구에서 각각 지지를 호소하며 유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8개 지역구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하다. 19대 총선만 해도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이 7석을 가져갔다. 그런데 4년 전 '균열'이 생겼다. 20대 총선에서 8석중 새누리당이 5석, 민주당이 3석을 나눠가졌다. "강남도 정치색이 변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4년 전이 한 때의 이변인지, 추세가 될 지가 4·15 총선에서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은 약진을, 통합당은 탈환을 주장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공동선대위원장)는 7일 서울 서초을에 출마한 박경미 후보 지원 유세에서 "서초구는 미래통합당, 그전에 자유한국당 이름만 달면 무조건 당선되는 역사가 있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고 말했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강남 유권자들의 마음은 이미 어떻게 총선에서 심판해야 할지 결정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욱 배재대 교수는 "강남권 인구 구성이 젊어지면서 과거처럼 보수 일색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부를 평가하는 성격이 있는 터라 민주당도 안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성곤 vs 태영호

압구정·청담·신사동 등 대한민국 최고 부유층이 산다는 강남갑은 16대부터 20대까지 내리 통합당 계열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선 '탈북민 출신 첫 국회의원'이 배출될 지가 관전 포인트다. 주영 북한공사 출신의 태 후보는 "목숨을 걸고 자유시장경제를 지킬 것"이라고 했다. 맞수는 4선 의원 출신 김성곤 민주당 후보다. 그는 안정감을 내세우며 "태 후보는 이력을 알기 힘든 깜깜이 인사"라고 공격하고 있다.

서울 강남갑 여론조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서울 강남갑 여론조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중앙일보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지난달 26~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태 후보가 42.6%로 김 후보(33.7%)보다 앞섰다. 통합당은 "인물도 인물이지만, 높은 정당 지지도가 판세를 가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민주당은 "실제 투표 때는 다를 것"이라고 받아친다.

'종부세 강화' 여당 악재인가

최근 강남권 이슈 중 하나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다. 특히, 공시가격이 9억원 넘는 부동산에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 영향이 크다. 강남권 주민 상당수가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됐기때문이다.

서울 송파을 여론조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서울 송파을 여론조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재성-배현진 후보가 맞붙는 송파을에서도 종부세가 쟁점이다. 이 지역의 엘스·리센츠·트리지움 등 총 1만5000여가구의 아파트 보유자 대다수가 종부세 대상이다. 최 후보가 주축인 민주당 수도권 험지 출마자 모임인 '험지쓰'는 최근 종부세 완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서초에선 '재선 전쟁'

박성중 통합당 후보가 수성에 나서는 서초을에선 박경미 민주당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민주당 비례의원인 박경미 후보는 2018년 후반기부터 지역위원장으로 이 지역을 다져왔다. 박경미 후보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공약을 내거는 등 집권당 후보로서의 강점을 내세운다. 도시행정학 박사 학위가 있는 박성중 후보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전면폐지 등 '서초구 맞춤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왼쪽 두번째) 등 민주당 수도권 출마자들이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부동산 대책 합동 기자회견에서 1가구 1주택 종부세 감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성 민주당 의원(왼쪽 두번째) 등 민주당 수도권 출마자들이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부동산 대책 합동 기자회견에서 1가구 1주택 종부세 감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정국에서 지난해 10월 열린 '서초동 집회'가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서 작년 '서초동 집회'는 지역 주민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강남을 '세곡동', 송파병 '문정동' 변수

민주당 재선 의원인 전현희 후보가 출마한 강남을은 부촌으로 꼽히는 개포동과 임대주택이 들어선 세곡동이 공존한다. 지난 총선에서 전 후보는 개포·일원·수서동에서 당시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와 접전을 벌였지만, 세곡동에서 4000표 이상 차이를 벌리면서 이겼다. 여권에선 "이번에도 젊은 표심이 전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상대인 박진 통합당 후보의 '스펙'이 만만찮다는 분석도 나온다. 3선 의원을 지낸 박 후보는 경기고·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옥스퍼드대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남인순 민주당 후보가 수성을 노리는 송파병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 총선에서 가락·문정·장지동을 중심으로 젊은 부부가 유입돼 남 후보에게 표를 주면서 오금·거여동의 경합세를 뒤집었다. 상대는 경남대 교수 출신인 김근식 통합당 후보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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