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투표길 열리나···선관위 "15일 전용투표소 외출 검토"

중앙일보

입력 2020.04.07 16:49

업데이트 2020.04.07 20:37

21대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로 격리된 사람들 중 일부는 투표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 용지를 검수하고 있다. 뉴스1

21대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로 격리된 사람들 중 일부는 투표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 용지를 검수하고 있다. 뉴스1

4만명에 달하는 코로나 자가격리자들의 참정권 행사가 가능할까.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코로나19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인 유권자들의 투표권 행사를 위해 임시 투표소 설치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이동허용' 결정만 있으면 가능"

자가격리자들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자가격리 일시 해제’를 위해서는 질병관리본부‧복지부 등 방역 당국의 동의와 행정안전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퍼진 지난 2월 말부터 내부적으로 자가격리자 투표 방법을 준비해 정부에 제안했다”며 “자가격리자들이 투표소를 방문할 수 있도록 정부의 ‘이동 허용’ 결정만 있으면 바로 진행할 수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6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331명, 6일 오후 6시 기준 자가격리자는 4만6566명이다. 확진자와 격리해제자 숫자가 매일 변하고 있어, ‘자가격리 일시해제’ 대상 인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선관위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자가격리 중이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운영시간과 투표소 설치 수를 조절할 계획이다. 보통의 선거 당일 한 투표소에 배정되는 유권자는 약 5000명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7일 오전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방역대책본부·행안부와 함께 영상회의를 한 끝에, 시도 단위마다 자가격리자를 위한 1~2개소 임시 투표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시간상 사전투표일(10~11일)은 어렵고, 한다면 15일 투표 당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투표소 마련안은 자가격리자 분포에 따라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정부 차원의 '자가격리 임시 해제' 논의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재외유권자 투표율 23.8%, 역대 최저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가 늘어나면서 선거권 제한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됐다. 확진자에 한해 우편으로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할 수 있는 ‘거소투표’가 가능하지만, 지난달 28일 신청이 마감돼 이후 확진자는 투표가 불가능했다. 확진자가 아닌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중인 사람은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또한 1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재외국민 투표도 55개국에서 중단되거나 단축됐다. 재외국민 유권자의 50.7%가 투표를 하지 못했다. 올해 재외유권자 투표율은 23.8%로,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된 2012년 19대 총선 이후 가장 낮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SNS를 통해 "자가격리는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공동체의 안전을 위한 희생"이라며 "자가격리를 이유로 선거권을 침해하는 건 행정편의적이고 관료적 발상"이라고 했다.

한편 일부 확진자는 격리시설 안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됐다. 선관위는 7일 서울‧경기와 대구‧경북 등 전국 14개 생활치료센터 중 8곳에서 10~11일 중 하루 5~8시간 임시 투표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의료진 등을 합해 투표 인원은 약 900여명으로 예상된다. 선관위는 확진자의 동선을 분리하고, 투표 종료 후 사전투표 장비·투표함·회송용 봉투 등은 해당 시설에서 소독 또는 멸균처리 후 이송할 계획이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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