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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무기 사상 첫 미국 수출길 열렸다...한국산 유도 로켓 '비궁'

중앙일보

입력

국산 무기가 사상 처음 미국 시장으로 수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미 국방부 주관 해외비교시험 성공적 통과

미국 국방부의 해외비교시험(FCT)을 성공적으로 통과한ㄴ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 방위사업청]

미국 국방부의 해외비교시험(FCT)을 성공적으로 통과한ㄴ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 방위사업청]

방위사업청은 7일 국산 2.75인치(지름 6.99㎝) 유도로켓 ‘비궁’이 미국 국방부가 주관한 해외비교시험(FCT)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고 밝혔다.

FCT는 지난해 10월 안흥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미국 국방부 평가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졌다. 국산 무기의 FCT 테스트는 당시가 처음이라는 게 방사청의 설명이다. 이날 시험에서 비궁은 미국 측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한 상태에서 10발의 목표물을 모두 명중했다. ADD 관계자는 “당시 미국 평가단이 ‘완벽하다(perfect)’고 감탄했다”고 전했다.

FCT는 미국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동맹국의 우수 장비ㆍ기술을 시험ㆍ평가하는 미 국방부의 프로그램이다. 미국에 무기를 수출하려면 제일 먼저 FCT를 통과해야 한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번 FCT 통과 덕분에 비궁은 미국에 수출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FCT는 미 국방부가 수입을 고려하는 무기를 대상으로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2.75인치 유도 로켓 비궁이 미 국방부의 해외비교시험 프로그램(FCT)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사진 방위사업청]

2.75인치 유도 로켓 비궁이 미 국방부의 해외비교시험 프로그램(FCT)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사진 방위사업청]

비궁은 국방과학연구소가 2016년에 개발한 뒤 방산기업인 LIG 넥스원이 생산하고 있는 유도 로켓이다. 일반적 로켓은 유도기능이 없지만, 비궁은 유도조정 장치 때문에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특히 발사 후 계속 로켓을 유도하지 않고, 자리를 옮기거나 다른 목표물을 찾을 수 있다(발사 후 망각(fire-and-forget)). 또 차량에 탑재해 기동성이 우수하다.

해병대가 보유하고 있는 비궁은 북한의 공기부양정에 맞서는 무기다. 전시 북한은 공기부양정에 병력을 싣고 서해5도를 노릴 것으로 예상한다. 비궁은 북한 공기부양정을 격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이 구매에 관심을 가진 이유이기도 하다.

ADD 관계자는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과 맞서고 있는데, 이란 해군은 소형 고속정으로 미 해군의 전투함을 치고 빠지는 작전을 펼 것”이라며 “미 해군이 비궁을 갖추면 이란의 소형 고속정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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