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정치권·장관까지 “수수료 폭탄” 강력 반발…배민 결국 닷새만에 백기

중앙일보

입력 2020.04.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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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배민

배민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인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준 대표가 6일 수수료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김 대표는 사과문에서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날 수 있는 영세 업소와 신규 사업자의 입장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배달수수료 개편 논란 왜
“업주 52.8% 비용부담 줄어들고
깃발꽂기 부작용 해소” 주장했지만
비용 급증한 자영업 47%는 불만
지자체들도 공동배달앱 개발 반격

배민이 지난 1일 수수료 체계를 바꾼 뒤 자영업자와 정치권 등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배민은 ‘울트라콜’이란 이름의 정액제(월 8만8000원) 광고료 방식을 정률제(수수료 5.8%)로 변경했다. 배민은 “입점 업주의 52.8%에서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다”며 “개업 1년 미만이나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업주 약 58%가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민은 수수료율 5.8%가 국내외 전자상거래 업계 평균(13.1%)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배민의 설명을 뒤집어 보면 입점 업주의 약 47%는 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배민이 이번 수수료 개편에서 강조한 것은 ‘깃발꽂기’ 부작용의 해소다. 깃발꽂기는 울트라콜을 여러 개 등록해 앱에 중복으로 노출되게 하고 인근 지역 주문까지 차지하면서 논란이 됐다. 배민은 “울트라콜은 3개 이내로 제한되고 하단에 배치된다”며 “깃발 효과를 독식하던 대형 프랜차이즈에 밀리던 영세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범준

김범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입장에선 정액제를 폐지한 게 가장 큰 불만이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배민이) 수수료를 사상 유례없이 폭등시킨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기존에는 울트라콜 3~4건을 이용하면서 26만~35만원을 내면 됐다. 이제는 수십만~수백만원의 추가 비용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예컨대 월 매출 1000만원인 업소는 58만원, 월 매출 3000만원이면 174만원으로 수수료 부담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배달 앱 수수료 논란은 예견됐던 일이란 반응도 있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배민(시장 점유율 55.7%) 인수로 국내 배달 앱 시장 99%를 장악하게 됐다. DH는 배달 앱 시장 점유율 2위 요기요(33.5%)와 3위 배달통(10.8%)을 운영 중이다.

정치권도 논란에 가세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독과점의 횡포가 시작되는가 보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공공 배달 앱을 개발하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전북 군산시는 ‘배달의명수’라는 공공 배달 앱을 운영 중이다. 경북도는 군산시의 사례를 참고해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공공 배달 앱을 개발하고 있다. 사업자는 ‘3무’(가입비·수수료·광고료 없음)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고 소비자는 가입 축하 포인트와 10% 할인(지역사랑상품권 결제 시) 등을 받을 수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6일 “배민에게 데이터를 뽑아달라고 요청했고 팩트체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배민은) 종전 요금제는 큰 식당에 혜택이 돌아갔지만 변경 후에는 영세 사업자에게 혜택이 간다고 한다”며 “(중기부 차원에선) 데이터를 받아보고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배달 앱을 개발해달라는 요구에 대해선 “우리가 그것까지 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해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우아한형제들은 이달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영업자·각계의 의견을 경청해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사업자 보호 대책을 포함해 다방면의 보완책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희철·추인영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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