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때리자 결국 고개숙인 배민 "수수료 절반 돌려주겠다"

중앙일보

입력 2020.04.06 14:43

업데이트 2020.04.06 15:18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배달의 민족 라이더 센터 모습. 장진영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배달의 민족 라이더 센터 모습. 장진영 기자

수수료 인상 논란 과열되자 “지적 겸허히 수용”

국내 최대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6일 오픈서비스 수수료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오픈서비스는 우아한형제들이 신규 도입한 요금 체계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날 발표한 김범준 대표 명의의 사과문에서 “코로나19로 외식업주가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 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기존 요금 체제의 허점을 이용해 일부 업소가 광고 노출과 주문을 독식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새로운 요금 체계를 도입했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서 확산한 이후 국내 자영업자는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김 대표는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날 수 있는 영세 업소와 신규 사업자의 입장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오픈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각계에서 쏟아져나왔다. 일부 자영업자는 “과거에 비해 배민에 내는 요금이 과중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4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서 “독과점의 횡포가 시작됐다”며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정치권과 소비자 단체가 가세해 논란이 잦아들지 않았다.

배달의민족 매출추이. 중앙포토

배달의민족 매출추이. 중앙포토

“4월 수수료 절반 상한 없이 환급”

우아한형제들은 앞으로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자영업자·각계의 의견을 경청해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사업자를 보호하는 대책을 포함해 다방면의 보완책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또 업소별 주문량의 변화와 비용 부담 변화 등 데이터를 공개한다. 면밀히 데이터를 검토하면 신규 요금 체계에서 갑자기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소상공인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경영난에 처한 소상공인을 위해서 3월·4월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주는 정책을 확대 시행한다. 원래 이 정책은 월 최대 15만원까지 한도가 있었지만, 4월의 경우에는 상한선을 두지 않고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준다는 것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배달의민족을 비판하는 글을 지난 4일 올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배달의민족을 비판하는 글을 지난 4일 올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캡처

우아한형제들은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업소에 무척 죄송한 마음”이라며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배민은 지난 1일 주문별로 수수료 5.8%를 부과하는 ‘오픈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정액제(월 8만8000원) 광고료 방식의 ‘울트라콜’에서 ‘정률제’로 변경한 것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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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입장문
우아한형제들은 코로나19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일부 업소가 광고 노출과 주문을 독식하는 '깃발꽂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습니다만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진 상황 변화를 두루 살피지 못했습니다.
영세 업소와 신규 사업자일수록 주문이 늘고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개편 효과에만 주목하다보니,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분들의 입장은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즉각 오픈서비스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습니다.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포함하여 여러 측면으로 보완할 방안을 찾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장님들의 마음 속 깊은 말씀을 경청하고, 각계의 의견에도 귀 기울이겠습니다.
오픈서비스 도입 후 업소별 주문량의 변화와 비용 부담 변화같은 데이터도 면밀히 검토하겠습니다. 오픈서비스 도입 후 5일간의 데이터를 전주 동기와 비교 분석해 보면, 오픈서비스 요금제에서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업주님과 줄어드는 업주님의 비율은 거의 같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축적되면 향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겠습니다.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업소가 생겨난데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무척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상공인 경영난 극복에 도움을 드리고자 월 최대 15만원 한도 내에서 3, 4월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드리는 정책을 지난달 이미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장의 부담을 줄여드리기 위하여 이 정책을 확대해 4월 오픈서비스 비용은 상한을 두지 않고 내신 금액의 절반을 돌려 드리겠습니다.
새로운 요금 체계를 도입하며 큰 혼란과 부담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영세한 사장님들일수록 부담이 증가하는 불공정한 깃발꽂기 문제를 해결하고, 사장님들에게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는 외식업소의 매출은 늘고, 이용자들의 업소 선택권은 최대한 보장되는 앱이 되도록 배달의민족을 가꾸어나갈 것을 약속 드립니다.
다시 한번 모든 외식업주 분들과 저희에게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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