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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다양한 질문 던지는 온라인 독서 모임 생각 키우기에 그만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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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윤 학생기자와 솜쌤, 김가은 학생기자, 해선쌤, 김윤하 학생기자(왼쪽부터)가 각기 활동지와 그림책을 들고 카메라를 향해 웃어 보였다.

유소윤 학생기자와 솜쌤, 김가은 학생기자, 해선쌤, 김윤하 학생기자(왼쪽부터)가 각기 활동지와 그림책을 들고 카메라를 향해 웃어 보였다.

초등성평등연구회(이하 초성연) 소속 솜, 해선 선생님(이하 '쌤')이 소중 학생기자단을 위해 책을 들고 모였습니다. 코로나19 개학 연기로 학생들이 집에서 홀로 책을 읽는 등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걸 돕기 위해서죠. 쌤들은 독자들이 따라할 수 있게 학생기자단 대상으로 그림책 수업을 선뵀죠. '뭔가 특별한 아저씨'(천개의바람), '산타 할머니'(봄개울), '세상의 많고 많은 파랑'(다산기획), '산딸기 크림봉봉'(씨드북), '작은 벽돌: 나를 찾는 위대한 여행'(그레이트북스), 그림책 독서토론 활동지, 포스트잇, 네임펜 등을 준비했습니다. 평소 책 읽기에 관심 많다는 가은, 소윤, 윤하가 서울 강남구 소재 스튜디오에서 쌤들과 그림책 놀이에 빠졌습니다. 수연쌤은 책 한 권을 오롯이 읽는 '온책읽기'를 소개합니다. "책을 혼자 읽고 마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은 어떤지 교류까지 하면서 책 전체를 읽는 걸 온책읽기라고 불러요. 목표는 주체적 독자로 홀로 서는 거예요." 개학 연기로 친구를 만나지 못한 채 실내서 심심했다면요. 쌤들의 책 읽기 방법을 들으면서 새 독서법을 찾길 바라요.

[쌤교실] ‘집에서 만나요, 쌤’ 교실 안팎에서 존재감 드러내는 현직 교사 ‘릴레이 인터뷰’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수연쌤, 동행취재=김윤하(경기도 매봉초 6)·김가은(경기도 용인신봉초 4)·유소윤(경기도 배양초 6) 학생기자

# 생생·곰곰·라면 질문으로 그림책 해석

해선쌤이 학생기자단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다. 학생기자단은 해선쌤의 낭독 실력에 흠뻑 빠졌다.

해선쌤이 학생기자단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다. 학생기자단은 해선쌤의 낭독 실력에 흠뻑 빠졌다.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가치 관련 책을 선정해요. 민주시민의 요소 관련 주제의 책, 성차별 요소 없는 책을 고릅니다." (해선) 학생기자단을 마주한 해선쌤이 말했어요. 각자 그림책에 관한 소감을 하나씩 공유한 학생기자단은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의견을 공평하게 나눈 후 책을 한 권 골랐습니다. '뭔가 특별한 아저씨'를 선택했죠. "쌤이 좋아하는 뭔가 특별한 아저씨라는 책이야. 표지 재미있어. 앞모습은 이렇고 뒷모습은 이래. 이래서 사람들이 다 보고 있는 거거든." 해선쌤이 책을 펼쳐 들고 학생기자단에게 읽어주기 시작했죠. 쌤의 목소리로 들은 아저씨의 모습은요. "평범한 키, 평범한 얼굴이죠. 평범한 신발을 신었지만요. 딱 한 가지 특별한 점은 아저씨 머리카락이 꽤 길다는 거죠." 장발 남성이 일터, 길에서 겪은 사회적 차별, 장발을 잘라 기부한다는 기부 이야기까지 담은 책이죠. "드디어 다 길렀군! 아저씨는 가장 잘 드는 가위를 골라 긴 머리를 싹뚝 잘랐어요. 다정 아저씨는 긴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상자에 담았어요. 다음 날부터 다정 아저씨의 아침 시간은 훨씬 편해졌어요. 전철에서도 아무도 아저씨를 쳐다보지 않았어요. 다정 아저씨의 짧아진 머리에 누군가는 실망했어요. 누군가는 알아보지 못했고요. 누군가는 기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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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다 들은 학생기자단은 쌤들의 지도에 따라 활동지를 펼쳤어요. 활동지에는 '내가 만든 질문' 항목과 동그라미 모양 빈 칸이 있죠. 생생질문, 곰곰질문, 라면질문으로 나눠 세 분류 질문을 그림책 토대로 각자 작성해야 합니다. 예시도 있죠. "앞으로 수지의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수지는 위에서 사람들이 지나가는 걸 볼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사람들이 누워서 위를 볼 때 수지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길을 지나가던 사람들은 왜 누워서 위를 보았을까?" 등이죠. 학생기자단은 동그라미 가운데 칸에 책 이름을 적어 넣었어요. 그를 둘러싼 세 칸에 생생질문, 곰곰질문, 라면질문을 적었고요. 그를 둘러싼 원에 궁금한 걸 적었습니다. "질문을 스스로 적기 쉽게 세 가지로 나눈 거야." 솜쌤에 따르면, 생생질문은 책 안에서 정답을 찾을 수 있죠. 주인공의 이름이 뭔지, 어떤 말을 들었는지 등 답이 딱 한 가지로 정해진 질문이에요. 곰곰질문은요. 생각해봐야 하는 질문이죠. "'다정 아저씨는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 '그 때 기분이 어땠을까?', '사장님이 다정 아저씨의 긴 머리를 왜 싫어했을까?' 등 사람마다 다양하게 답할 수 있는 걸 곰곰질문이라고 불러." 라면질문은요. 상황을 가정하는 거예요. '내가 다정 아저씨라면', '내가 사장님이라면' 등이죠. 해선쌤이 거들었어요."생생질문은 답이 정해져 있으니 토의, 토론과 어울리진 않지? 쌤네 학급 아이들은 다정 아저씨가 머리 길렀을 때 사람들이 다정 아저씨를 볼 때 다정 아저씨의 기분, 왜 그랬을지 등을 많이 이야기하더라." 솜쌤도 첨언했죠. "보통은 곰곰질문을 권하긴 해. 하지만 떠오르는 걸 먼저 적는 걸로 시작해도 좋지. 머리 기른 경험, 기부, 나눔 등을 생각해도 좋아."

학생기자단이 적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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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하
생생질문: 다정 아저씨는 기른 머리카락을 어떻게 했나요?
곰곰질문: 왜 사람들은 머리 긴 다정 아저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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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은
생생질문: 다정 아저씨가 머리카락을 길렀을 때 사장님은 좋아했나요?
곰곰질문: 다정 아저씨의 머리카락을 받은 아이는 기분이 어땠을까요?
라면질문: 내가 사장님이라면 다정 아저씨가 머리카락을 기부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무슨 기분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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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윤
곰곰질문: 아저씨는 왜 자가용이 없을까요?
라면질문: 내가 지하철 승객이라면 아저씨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 "교사인 우리도 고정관념을 깰 때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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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들은 학생기자단이 각자의 질문을 돌려 읽은 후 마음에 드는 질문에 별 표시를 하게 했죠. 비슷한 질문은 합치고 마음에 드는 질문 하나를 최종적으로 골라 함께 논의하려는 거예요. 학급 혹은 친구와 있을 때 할 수 있는 활동이죠. "처음에는 질문 뽑는 것도 어려워 할 수 있어요." (해선) "어떻게 보면 질문을 뽑는다기보다 주제를 뽑는 거니까요." (솜) 쌤들은 대개 학급에서 세 시간에 여섯 개 주제를 다뤄요. 모둠별로 질문 하나씩을 꼽아 학급서 질문을 하나로 합치죠. 감정, 기분, 이유, 인물에 대한 이야기, 작가의 생각 등에 관한 질문이 나오죠. "우리 반 애들은 '나라면 어떤 머리 스타일을 했을까'도 물었지." (해선) "그림책 표지를 보면 사람들의 시선이 다정 아저씨에게 향해 있지. 그림에서도 주제 혹은 질문을 찾을 수 있지. 스스로 질문을 적으며 생각할 땐 어려운 걸 생각하지 말고 내가 궁금한 것, 내가 대답할 수 있는 부분 등을 생각하면 돼." (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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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단은 각자의 질문을 나눠 읽은 후 하나의 주제를 꼽아 새 질문으로 정리했어요. '왜 사람들은 머리 긴 다정 아저씨를 특별하다고 생각할까?'죠. "너희들이 해석한 책의 내용에 따르면, 사람들은 머리 긴 다정 아저씨를 봤을 때 평범하다고 생각하지 않지. 제목에서도 특별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말야. '왜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걸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면 어떨까." 학생기자단은 각자의 생각을 포스트잇에 적어 새 활동지에 적었죠. '내 생각을 적을 때는 이렇게! 나는 (   )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   )이기 때문이다' 형식에 맞게 여러분도 스스로 적으면 됩니다. 학생기자단은 뭐라고 적었을까요. "대부분의 남자는 머리카락이 짧아서다. 다정 아저씨의 머리카락은 길어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은) 사람들이 머리 긴 다정 아저씨를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머리 긴 남자의 수가 머리 짧은 남자의 수보다 적기 때문이다." (윤하) "시대에 따른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조선 시대에는 남자의 머리 길이도 길었다. 시대가 바뀌어 서양 문물이 들어 오면서 사람들에게 고정관념이 생겼을 거다." (소윤)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니 편하게 생각하라는 게 쌤들의 조언입니다. "왜 사람들은 머리 긴 다정 아저씨를 특별하다고 할까. 특별하다는 것 자체가 남과 다르거나 이상하다고 보는 거잖아." (해선) "여자 머리 스타일을 두고는 ‘긴 게 여성스러워’, ‘긴 게 잘 어울려’ 등의 말을 하지.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서 생각을 적을 땐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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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마친 쌤들은 그림책의 장점을 설명했죠. "그림책은 내용을 파악하기 쉬우니 간단한 주제를 깊이 알아볼 수 있어 독서교육을 많이 하고 있죠." (솜) "수업 시간에 의견을 공유하려면 모두가 이해하는 내용이어야 했죠. 긴 책은 사람마다 이해하는 속도, 읽는 속도 다르죠. 그림책은 모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림책을 선호하게 됐습니다." (해선) 쌤들이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뭘까요. "좋아하는 책을 나누는 게 중요해요. 이상한 책도 많으니까요. 성차별 요소 있는지 없는지 중점적으로 보죠. 여기서 말하는 성차별 요소는요. 우리가 교과서를 보면 어떤 가족의 이야기가 나올 때 엄마는 집안을 하고 아빠는 직장생활 하죠." (솜) "우리 쌤들이 생각할 땐 그런 내용이 성차별 요소죠. 어린 학생들에게 그런 고정관념 심는 건 피하죠." (해선) "네, 서로 존중하고 다양하게 이야기 나올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거예요." (솜) 쌤들은 아이들에게 다양성, 인권 등 가르치고 싶은 다양한 가치를 일방적으로 주입하기보다 학생 스스로 그림책을 읽으면서 깨달을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고 입을 모았죠. "과정을 통해 교사인 우리도 고정관념을 깰 때가 있죠. 많이 배웁니다." (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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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대상화 문제, 공감능력 길러 해결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대상화하는 'N번방 사건'등의 문제는요. 사람을 사람으로 보게 하고 감정을 이해, 공감하는 것에서 해결을 시도할 수 있겠죠." 수연쌤은 책 한 권을 전부 읽는 온책읽기를 지난 2016년부터 학급에 공유해요. 그는 책 한 권을 읽되 다른 이의 생각도 들으면서 읽는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했어요.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돼 다른 친구와 함께 읽을 수 없다면요. 보호자의 지도에 따라 게시글 하나를 작성해 댓글을 다는 형태로 각자의 의견을 공유하는 거예요." 수연쌤은 SNS나 카카오톡, 보호자님들이 관리하는 게시판, 아이들이 댓글로 활용하는 게시글, 구글 문서 등을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 기간 학생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상태로 꼽았죠. "다루기 어려워 하는 친구들이 있을 수 있으니 보호자의 지도로 시작해 서로 참여하며 나아가는 방법도 있겠죠. 스마트기기 활용 자체를 어려워 하는 친구들이 있을 수 있으니 가족 구성원과라도 대화를 하며 책을 읽은 소감 등을 공유하는 일이 필요하죠."

수연쌤이 학급서 진행했던 온책읽기 흔적이다. 집에서 혼자 낱말 찾기 등의 자기주도 독서를 하면서 기록하는 것도 책을 적극적으로 읽는 방법이다. [수연쌤]

수연쌤이 학급서 진행했던 온책읽기 흔적이다. 집에서 혼자 낱말 찾기 등의 자기주도 독서를 하면서 기록하는 것도 책을 적극적으로 읽는 방법이다. [수연쌤]

쌤은 책을 기억에 남을 수 있게 공유해야 한다고 말해요. "책을 혼자 많이 읽어도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으니 그걸 방지하려고 학급서 읽고 이야기했던 거죠." 수연쌤은 지난 2017년 성평등한 관점서 정확한 성지식을 학생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다 초성연에 합류했어요. "교실에서 사용 가능한 자료를 혼자 만들기 부담스러웠죠. 현장서 함께 이런 주제로 논의할 동료 교사가 많지 않기도 해서 가입했죠." 온책읽기는 그보다 앞서서 이미 진행하고 있었고요. 초성연에 들어간 후 감수성, 성평등 관련 책을 연구하기 시작했죠. 수연쌤에 따르면, 지난 2019년 5학년을 대상으로 온책읽기 수업했던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창비)은 성평등관점을 고려해서 온책읽기를 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선정한 책입니다. "여성 작가 책이죠. 책 속 주인공은 주인공 '비읍이'는 편모 가정의 여자 아이고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선생님의 팬입니다. 서사에 등장하는 이들이 전부 여자예요. 주인공 소녀가 성장해 가는 얘기죠."

수연쌤이 학급서 진행했던 수업 흔적 일부다. 수연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학급서 다같이 책을 공유하지 못할 때, 온라인 등을 이용해 자신의 간단한 감상이라도 공유하라고 조언한다. [수연쌤]

수연쌤이 학급서 진행했던 수업 흔적 일부다. 수연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학급서 다같이 책을 공유하지 못할 때, 온라인 등을 이용해 자신의 간단한 감상이라도 공유하라고 조언한다. [수연쌤]

온책읽기서 했던 자기주도학습을 상세하게 살필까요. 학생들은 등장인물 인터뷰를 하거나 인물이 되어 대답을 해봅니다. 다른 이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는 훈련입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나눠 각각 쓰고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는 일에 동그라미 표시도 했고요. 낱말공부를 하면서 모르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 기록도 했죠. "등장인물에게 질문해보고요. '인물 인터뷰'라고 제가 지었는데요. 애들이 질문을 만들면 한 명이 나와 등장인물이 돼 답을 해주거나 하는 거죠. 가정에서 혼자 한다면 자문자답이죠. '내가 비읍이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비읍이는 이렇게 대답할 거야' 등이요." 또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했던 행동을 따라하는 거예요. 시간 이동을 못하니 시간 이동 대상의 장소를 가거나 박물관을 가는 거죠. 책 속 등장인물이 한 일 중 자극받은 것을, 실현 가능한 선에서 해보는 거예요. 혼자하기 어렵다면 보호자, 교사의 자극을 받아야 하죠. 자극을 받다보면 아이들이 나름대로 일도 하거든요." 줄거리를 요약하는 훈련도 필요한데요. "장편동화는 사건 파악이 어려우니 챕터별로 요약을 해요. 인물, 사건, 배경, 느낌 등을요. 챕터별 요약을 하고 책을 다 읽은 후 모으면 한 편의 독서감상문이죠. 어렵다면 등장인물과의 대담으로 시작하는 거예요. 어휘력 신장을 위해 사전 찾기도 좋죠. 종이사전을 이용해 낱말을 찾거나 하는 건 가정에서 할 수 있겠죠."

[수연쌤]

[수연쌤]

쌤은 온책읽기는 독서 교육 측면서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기본을 함양하는 목적으로도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같이 읽는 것에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작품 매개로 나와 친구들도 교류를 하죠. 관점이 나뉘잖아요. 해석이 다르다는 걸 아이들이 직접 느끼죠.” 온라인 개학 등으로 친구들을 직접 볼 수 없는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함께 생각을 공유할 수 있을까요. “온라인으로라도요. 독서 모임 유행하듯 친구들끼리 책 한 권을 가지고 온라인서 대화하며 '나는 이렇더라' 등의 단순한 의견을 교환하는 모임이라도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들이 자신들만의 다른 문화를 또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수연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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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쌤이 추천하는 그림책

- 줄무늬가 생겼어요 (비룡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당당히 표현하라는 주제를 담았죠. 삽화, 뒷표지의 줄무늬가 6색이라는 것도 의미심장해요. 이야기 속 할머니처럼 우리의 역할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건 아닐까요. 이야기 바꿔 쓰기 등 자기주도학습을 하기에도 좋아요."

- 빨강 크레용의 이야기 (봄봄출판사)

"빨강 이름표를 단 파랑 크레용의 이야기예요.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죠. 읽고나서는 진짜 '나의 색'을 생각하고 당당해질 수 있어요. 다양한 색을 존중하는 법도 익힐 수 있죠."

- 공주는 없다 (내인생의책)

4학년 사회, 도덕 교과목 시간 등에서 다문화, 편견, 차별, 존중 내용을 공부하면서 읽기 좋아요. 저는 두 과목을 통합해 재구성한 후 단원을 마무리할 때 읽었죠. 다양한 나이, 인종, 직업 등의 인물이 나와 관련 주제로 글쓰기도 좋아요. 자신만의 경험, 관심있는 분야 등을 반영해 그림책 바꿔쓰기 활동을 해도 좋죠."

- 잠자는 미녀와 마법의 물렛가락 (주니어김영사)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구하러 가는 백설여왕 이야기예요. 결혼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고요. 모험, 용기 등을 주제로 책의 이후 이야기를 스스로 상상하며 꾸며 쓸 수 있어 좋죠."

- 고 녀석 맛있겠다 (달리)

가정의 달 5월을 생각하며 보기 좋죠. 등장인물을 파악하고 마음을 짐작할 때 쓰기 좋죠. 여러 형태 가족이 나와 '저들은 왜 가족일까'를 물으며 가족의 형태, 의미를 생각할 수 있어요.

- 쫌 이상한 사람들 (문학동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이에요. 읽으면 눈물이 나죠. 도덕 시간에 공동체, 아름다움의 정의, 사랑 이야기 등을 나눌 때 읽으면 좋죠. 다른 사람의 눈에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내막, 작지만 선한 마음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는 걸 알리는 책이죠.

학생기자 취재후기

김윤하(경기도 매봉초 6) 학생기자

어렸을 때는 그림책을 많이 읽었었는데 지금은 잘 안 읽어서 그림책독서토론을 하는 방법도 조금 까먹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막상 해보고 나니까 어렸을 때 했던 기억이 조금씩 되살아나기 시작했어요. 요즘하는 토론은 주제도 어렵고 토론하는 그 책의 내용도 어려워서 힘들었는데 그림책독서토론은 더 쉽고 재밌게 다 같이 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이 되 달라고 하신 것처럼 그림책을 더 많이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랜만에 그림책도 읽고 좋은 말씀도 해주셔서 재밌었던 취재였습니다.

김가은(경기도 용인신봉초 4) 학생기자

그림책 독서토론에 대한 취재를 간다고 해서 정말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림책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요즘은 그림책을 거의 안보지만, 저는 작년 초까지는 논술학원을 다녔었습니다. 그림책은 짧지만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저는 이번 취재 덕분에 오랜만에 그림책도 읽고 독서토론활동도 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있는 그림책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유소윤(경기도 배양초 6) 학생기자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이후로 그림책을 접해볼 기회가 별로 없었고 요즘은 줄글로 된 책만 읽어왔어요. 저는 ‘뭔가 특별한 아저씨’라는 그림책으로 독서토론을 해봤는데, 그림책은 유치하고 뻔할거라는 편견과 달리 남녀에 대한 고정관념, 나눔이나 기부에 대한 내용들을 잘 알게 해주었어요. 현실에 존재하는 고정관념들을 알기 쉽게 그림책으로 풀어서 나타낸 게 매우 흥미로웠답니다. 앞으로 독서토론에 흥미를 가지고 성실하게 해볼 생각입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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