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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계단 내려가기 겁나 승강기 찾나요? 무릎관절 손상 신호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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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 건강관리법 건강한 무릎은 전신 건강을 좌우하는 필수 요소다. 나이가 들면 퇴행성 변화로 무릎의 관절이 광범위하게 닳아 걸을 때마다 아프고 쑤시다. 두 다리로 잘 걷지 못하다 보니 신체 활동량이 줄고, 하체 근육이 사라지면서 면역력도 약해진다. 덩달아 신체 노화도 빨라진다. 백세시대에 노년기 건강 수명을 늘리려면 관절부터 챙겨야 한다. 적절한 운동과 함께 관절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꾸준히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퇴행성 관절염은 65세 이상 고령층의 80%가 겪을 정도로 흔하다. 뼈와 뼈를 연결하는 관절 속에 위치한 연골이 손상돼 생긴 염증으로 통증이 심하다. 체중을 많이 받는 무릎관절부터 닳는다. 외부의 충격을 완화하는 연골의 탄력성이 떨어져 관절을 보호하는 능력이 약해진다. 연골의 표면은 거칠어지고 매끈해야 할 관절이 울퉁불퉁하게 변한다. 처음엔 뻐근한 정도지만 증상이 심해지면서 보행이 어려운 말기로 악화한다. 결국 손상된 무릎관절을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해야 한다.

여성이 퇴행성 관절염에 더 취약 #양반다리 피하고, 스트레칭 해야 #강황·식이유황 같은 영양소 섭취

좀 쉬니 통증 사라졌다고 방심하면 악화

 중년 여성은 무릎 통증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폐경으로 뼈·연골의 생성을 촉진하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면서 남성보다 퇴행성 관절염에 취약하다. 여성이 남성보다 퇴행성 관절염 유병률이 약 세 배 높다. 의자에 앉았다 일어날 때 시큰거리거나 계단을 오르기보다 내려갈 때 힘들다면 무릎의 연골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다.

 초기엔 무릎이 시큰거리고 뻐근한 정도다. 잠깐 쉬면 괜찮아진다. 하지만 한 번 손상된 관절은 자연히 회복되지 않는다. 통증을 참고 견뎌도 손상 범위만 커질 뿐이다. 점차 무릎을 굽혔다 펴는 것이 잘 안 되고, 절뚝거리면서 걷는다. 결국 극심한 통증에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근육이 빠르게 소실돼 무릎 통증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덜 움직이다 보니 신체 활동량 부족으로 비만·골다공증 발생 위험도 커진다. 만성적인 통증으로 우울·불안·무력감으로 정신 건강까지 좀먹는다.

 내 다리로 오래 걸으려면 무릎의 미세한 통증도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우선 무릎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고친다.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다리 꼬기처럼 지속·반복적으로 무릎을 과도하게 굽히면 연골이 강하게 눌려 퇴행성 관절염 진행을 재촉한다. 바닥 생활보다는 입식 생활로 바꾸는 것이 좋다.

 관절의 가동성을 늘려주는 스트레칭도 필요하다. 다리를 쭉 뻗은 상태에서 부드럽게 당기고 늘려준다. 관절의 움직임을 잡아주는 속 근육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수영·걷기 등으로 다리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 3~4회, 하루 30분씩 꾸준히 운동하면 무릎의 불안정성이 개선돼 통증이 완화된다. 무릎관절이 변형되는 속도도 늦출 수 있다.

 평소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 섭취도 중요하다. 식이유황(MSM)이 대표적이다. MSM은 몸에서 아미노산의 구성 성분으로 우리 몸에서 연골·콜라겐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식품에도 들어 있지만 조리 과정에서 손실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 형태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MSM의 관절 통증 개선 효과는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2006년 국제학술지 ‘골관절염 및 연골조직’에 실린 연구가 대표적이다. 무릎관절염을 앓는 40~76세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MSM을 1일 2회(총 6g), 총 12주간 먹게 한 뒤 관절염 증상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관절염 증상 지수(WOMAC·점수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각)에 따른 통증 정도는 MSM 섭취 전 58점에서 섭취 후 43.4점으로 14.6점 감소했다. 관절의 불편함을 나타내는 신체 기능 지수 역시 51.5점에서 35.8점으로 MSM 섭취 후 15.7점 줄었다. 통증이 줄면서 관절 기능이 개선됐고 일상생활에서 활동 능력 역시 눈에 띄게 상승했다.

식이유황은 통증 개선, 강황은 연골 보호

 전통적으로 약용으로 활용하는 생강과 식물인 강황도 관절 건강에 긍정적이다. 강황의 강력한 항염증 효과는 관절 통증과 불편감을 줄여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데 기여한다. 실제 강황 추출물을 연골 세포에 적용한 실험실 연구에서 TNF-α, MMP-1 등 다양한 염증 매개물질의 반응을 억제해 연골을 보호했다.

 이를 확인한 연구도 존재한다. 관절염 경계에 있는 평균 57세 성인 120명을 대상으로 강황 추출물(터마신)을 하루 1000㎎씩 섭취하도록 한 결과 관절 통증, 불편함이 개선됐다. 섭취 직전에 65점이었던 관절 통증 지수(VAS)는 3주 후 40점, 6주 후 20점으로 낮아졌다. 골관절염 지수(WOMAC)는 54점에서 3주 후 37점, 6주 후 25점로 떨어졌다. 점수가 낮을수록 기능과 통증이 개선된 것을 뜻한다. 지난해 미국 하버드의대 베스 이스라엘 디커니스병원의 로버트 시머링 교수팀 역시 강황 속 커큐민이 제한적이지만 무릎관절염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관절의 근본적인 토대인 뼈 건강을 위해 칼슘·비타민D도 챙겨야 한다. 신체 골격을 이루는 뼈는 반복해서 만들어지고 파괴된다. 오래된 뼈 조직은 분해돼 몸속으로 흡수되고 그 자리를 새로 만들어진 뼈가 대체한다. 만일 칼슘이 부족하면 속 빈 수수깡처럼 뼈가 약해진다. 칼슘을 섭취할 땐 비타민D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칼슘이 뼈에 최대한 많이 저장하도록 생체 이용률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똑같이 칼슘을 섭취하더라도 비타민D가 있어야 체내 흡수가 더 잘 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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