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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실적 발표 임박…1분기보다 2분기가 더 걱정

중앙일보

입력

국내 전자산업의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르면 7일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실적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전망은 밝지 않다. 두 회사 모두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권가와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1분기보다 2분기 이후 실적이 더 나쁠 것이라는 우려도 팽배하다.

지난 2월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 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2월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 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삼성전자, '어닝쇼크' 기록한 지난해 1분기 수준 전망 

삼성전자는 7일 1분기 성적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3일 기준 매출 55조4930억원, 영업이익 6조1232억원이다. 1개월 전 컨센서스보다 각각 2%, 7.3% 줄어든 수치다. 1~2월보다 3월 실적이 더 나쁠 것으로 봤다는 얘기다.

증권사의 전망대로라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를 기록한 지난해 1분기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매출 52조3855억원, 영업이익 6조23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3.5%, 60.2% 감소한 수치였다.

증권가 "삼성전자, 스마트폰·TV 수요 급감 시작" 

한화투자증권은 3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약 5조8000억원으로 기대보다 부진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됨에 따라 스마트폰, TV 등 주요 세트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했고, 2분기까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서버용 반도체, 스마트폰, PC의 대중국 수출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LG전자, 스마트폰 부진 속 가전 선방 예상  

LG전자 역시 7일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일 기준 LG전자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5조5393억원, 영업이익 8557억원이다. 1개월 전 전망치보다 매출은 0.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8% 증가했다. 증권사 전망이 맞다면 LG전자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14조9150억원) 대비 4.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9%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가전 부문은 선전했지만, 스마트폰과 자동차 전장부품 부문에서 영업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익명을 원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월 들어 본격적인 코로나19의 영향권에 들었을 것"이라며 "시장 전망보다 1분기 실적이 더 나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LG전자

증권가, 삼성·LG전자 실적과 목표 주가 줄줄이 하향  

더 큰 걱정은 2분기 이후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요 매출처인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2분기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두 회사를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시각도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다. 3월 중순 이후 삼성전자의 주당순이익(EPS·연간 순이익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값)을 하향 조정한 증권사 보고서는 16건이었다. EPS를 상향 조정한 곳은 없었다. 또한 이달 15일 이후 9곳의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내렸다. LG전자 역시 3월 중순 이후 8개 증권사가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연간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45조6206억원, 영업이익 36조8245억원이다. 3개월 전 전망치보다 각각 4%, 3.9% 줄었다. LG전자의 연간 컨센서스는 매출 64조7225원, 영업이익 2조6146억원이다. 3개월 전보다 각각 1.2%, 10.2% 감소했다.

"코로나 19 영향 2분기부터 본격화"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2분기 IM(모바일)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 CE(가전) 부문은 70% 감소가 예상된다”며 "3월 중반 이후부터 선진 시장의 코로나19 영향이 심화되고 인도 등 해외 모바일폰 생산량이 위축되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1분기 IT 수요 부진은 중국에 한정됐고 LG전자의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은 5% 미만이어서 타격이 크지 않았지만, 3월 말부터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모든 지역에서의 IT 수요 감소가 확인되고 있다”며 “LG전자의 북미와 유럽 지역 매출 비중은 사업부문별로 각각 30~50%에 달하는 상황이어서 세트 판매 둔화가 우려되는 2분기는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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