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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여 편히 쉬시라” 코로나19 의료진 사망에 대구·경북의사회 애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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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회원들이 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사무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망한 의료진을 위해 묵념을 하고 있다. 뉴스1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회원들이 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사무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망한 의료진을 위해 묵념을 하고 있다. 뉴스1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내과의사와 관련해 대구시의사회와 경북도의사회는 “전 회원의 뜻을 모아 고인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동료여,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라”고 애도했다.

4일 이들 단체는 애도문을 통해 “우리는 코로나19 최일선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던 동료 한 사람을 잃었다”며 “고인은 뛰어난 내과의사로서 감염 직전까지 수십년간 지역 의료의 최일선에서 주민들의 건강을 돌봐왔던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19일 감염이 확인된 후 경북대병원에서 2주간 병마와 사투를 벌였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며 “아직 60대 초반으로 사회적으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할 연배였음을 생각하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료로서 참담한 마음을 가눌 길 없다”고 애통해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초기에 비해 비교적 안정화돼 가고 있는 시기에 전해진 죽음이기에 더욱 더 안타깝고 애석하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예상치 못한 가장의 죽음에 망연자실하고 있을 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고 전했다.

두 단체는 “코로나19 전쟁의 최일선에서 싸우는 여건상 의료진의 감염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동료가 운명을 달리했다는 비보에 황망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코로나19의 감염력과 치명력 앞에는 누구도 예외가 아니고, 오히려 의료진들이 이 바이러스의 감염에 더 취약하게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러나 우리 의사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병실에는 수많은 환자들이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환자가 병실 문을 나설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대한민국 첫 의료인의 사망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의연히 다시 일어나 바이러스 전쟁의 최전선에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근무 교대를 위해 격리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근무 교대를 위해 격리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지난 3일 오전 9시 52분쯤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내과의사 A(60) 원장이 숨졌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국내 의료진 첫 사망이다.

개원의인 그는 지난 2월 26일 외래진료 중 확진 환자와 접촉한 뒤 폐렴 증상이 발생했다. 이어 3월 19일 코로나19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원장은 중환자로 분류돼 신대체요법(CRRT) 치료까지 받다가 지난 1일 심근경색으로 스탠트 삽입 치료까지 받았지만 끝내 호전되지 못했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사망 원인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이라며 “확진자에게 노출된 이후 폐렴이 상당히 악화된 상태였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으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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