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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돈이 떨어진 옐로모바일, 사람을 잃기 시작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0.04.0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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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라면 누구나 유니콘을 꿈꿉니다. 하지만 모든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되는 건 아니죠. 어떤 스타트업은 유니콘이 되고, 또 어떤 스타트업은 유니콘이 되지 못하는 걸까요?

옐로모바일은 대한민국 2호 유니콘 스타트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흔적을 찾기 어려워졌죠. 유니콘으로 칭송 받던 옐로모바일은 왜 실패했을까요? 옐로모바일, 극사실주의 흥망성쇠 4년의 기록을 오직 폴인에서만 단독공개합니다.

“우리는 많이 실패할 것이고, 또 많이 배울 것이다. 내 배움의 기록이 당신의 성공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_ 저자 최정우 (전 옐로트래블 대표)

스타트업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는가 : 극사실주의 스타트업 흥망성쇠

스타트업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는가 : 극사실주의 스타트업 흥망성쇠

※ 이 스토리는 폴인멤버십에서만 〈스타트업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는가 : 극사실주의 스타트업 흥망성쇠〉 9화 중 일부입니다. 옐로모바일에서의 자세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폴인에서만 단독공개됩니다.

9화 : 돈이 떨어진 옐로모바일, 사람을 잃기 시작했다

옐로모바일을 움직인 실제적 힘은 무엇이었을까? 다수의 투자자가 충분할 정도로 공급해주는 돈? 아니면 옐로모바일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수많은 대표들? 미안할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 이 중 가장 중요한 하나를 고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당장 없으면 회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를 정도로 중요한 것 하나는 확실하다. 그건 바로 돈이다.

옐로모바일의 장점이자, 한계를 만들어 냈던 건 바로 돈이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2000년대 초의 인터넷 버블은 10년 후 모바일 버블로 돌아왔다. 하지만 인터넷 버블은 잊혀진 지 오래였다. 시장을 떠났던 투자자들은 조금씩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고, 이상혁 대표는 특유의 IR(Investor Relations, 투자자 대상 기업 홍보) 능력으로 그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다. 그 돈이 옐로모바일을 만들었다. 그렇다. 옐로모바일을 만들어낸 건 이상혁 대표였다. 지금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것도, 오늘의 우리를 만든 것도 모두 그였다.

나처럼 의심 많은 사람마저 끊임없는 투자 유치 실적 앞에서는 의심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내 생각과 달리 우리는 휘청대며 나아가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꾸준히 나아가고 있었다. 자금 유치를 통해서 말이다.

만약 내가 직접 겪지 않았다면, 옐로모바일의 지표를 훑어 보곤 ‘이 회사는 곧 망한다’고 결론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옐로모바일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았다. 흔들릴지언정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상혁 대표 때문이었다.

옐로모바일의 미래를 낙관하진 못해도 옐로모바일이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바로 이상혁 대표였다. 그가 저질러온 수많은 실책에도 그는 반드시 펀딩을 해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는 실제로 지속적인 투자 유치로 내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다. 이상혁 대표를 떠올리면 나는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만감이 교차한다는 말이 맞을까? 그러나 내가 그를 어떻게 평가하든 그가 수차례 자본 조달에 성공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아주 견고하고 확실한 사실이다.

사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아이디어와 비전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은 돈이다. 혈관을 돌아다니는 피 같은 돈, 그게 없다면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다. 직원들은 매달 월급을 받아야 하고, 거래처는 어음과 채권만 받으면서 거래를 유지하지 않는다. 돈, 이건 현실이었다.

힘들 때 나는 창업가들이 자신의 창업기를 정리한 책을 보며 위안을 얻었다. 그들의 눈물겨운 분투기는 결국 성공으로 끝나지만, 그 과정은 찌질했고 비극적이었다. 창업이란 게 그런 거였다. 물론 과거를 잊고 자신의 창업 스토리를 자화자찬하는 분들도 드물지 않지만 진심을 담은 스토리라면 지옥 같은 고생이 빠질 수 없다.

그 중 가장 고통스러운 건 자본조달이다. 이건 다른 고통과 비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이키의 성장을 쓴 〈슈독〉이나 내가 항상 곁에 두고 탐독했던 〈하드씽〉을 읽다 보면 주인공이 진절머리나게 고통 받는 것도 항상 돈 때문이었었다.

실제로 자금 조달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기 때문에, 내가 추천하는 창업기는 대부분 돈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자신의 창업기를 책으로 쓴 이가 진정한 창업가인지 궁금하다고? 그럼 그 책에 이 문장이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라.

“이제 돈이 없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이상혁 대표의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 지속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능력 말이다. 80여개 회사의 이해관계가 엮인 상황에서도 꾸준히 자본을 조달해오는 그를 보면서 일종의 애증을 갖게 된 건 그래서다. 그의 수많은 실책에도 나는 그의 투자 유치 능력을 높이 샀다.

처음 만난 저녁 자리에서 매운 낙지를 후후 불어 가며 회사의 비전을 설명하던 그의 모습은 확실히 설익어 보였다. 하지만 계속되는 어려움에도 끊임없이 자본을 조달해오는 그의 모습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사업가와 같았다.

3000억원짜리 거대한 공룡을 경영하기엔 미숙했지만 자본 조달에서 만큼은 탁월했다. 비록 모든 투자 조건이 우리에게 유리하진 못했을지라도 옐로모바일이 이렇게 피를 흘려가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건 역시 이상혁 대표 덕분이었다. 피를 흘리게 하는 의사결정과 부족한 피를 수혈하는 능력. 이 2가지 모두 옐로모바일이 가진 능력이었다.

2015년, 반복된 실책으로 우리는 어려운 2016년을 맞이할 게 분명했다. 모든 어려움의 가장 중심엔 물론 돈이 있었다. 여전히 돈이 부족했다. 게다가 우리는 유니콘이었다. 이제 우리를 1조원 이상의 가치로 평가해주는 투자자만이 자금을 공급해줄 수 있었다. 우리의 덩치가 커질수록 추가 자금 조달은 어려울 것으로 보였지만, 놀랍게도 펀딩은 계속 되었다.

2015년 말의 얘기다. 당시 추가 투자는 전환사채, 즉 CB(Convertible Bond, 만기 때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채권) 방식이었다. 투자 받는 스타트업 입장에선 가장 불리한 방식이다. 보통은 상환전환우선주, 즉 RCPS(Redeemable Convertible Preference Shares, 상환전환우선주) 형태로 투자를 받는다. RCPS는 기본적으로 채권이 아니라 주식이다. 특정조건에서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지만, 전환사채같이 채권은 아니었다. CB 형태로 투자를 받았다는 건 상황이 나빠지면 그것이 우리가 갚아야 하는 채무가 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제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유치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회사가 죽지 않도록 자금이 수혈된다는 사실 그 자체였다. 유니콘이 된 후 처음으로 받는 대규모 투자였다. 이번에도 충분한 금액은 아니었지만, 급한 상황은 정리할 수 있으리라.

역시 세상은 넓고 투자자는 많았다. 아직 옐로모바일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있었던 건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계약 조건이 있었던 건지 알 수 없었다. 나와 직원들에게 중요한 건 당장 죽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다만 나는 궁금했다. 옐로모바일의 기업가치를 1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하고 투자한 그들은, 과연 얼마의 수익을 기대했을까? 우리는 과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서 10배, 20배가 넘는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까? 이상혁 대표가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했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조금 더 주어졌다.

성장이 아니라 수익이다, 옐로모바일 2.0

집에 불이 나면 어떻게든 물을 끌어올 것이다. “소방관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한가한 소리는 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우리가 그랬다. 불씨가 떨어졌고, 불은 조금씩 번지고 있었다. 그리고 불길은 또다른 발화점을 향해 가고 있었다. 집은 아직 괜찮았지만, 헛간은 매캐한 냄새를 내며 타들어 가고 있었다.

지속적으로 물을 퍼온다면 연기 정도는 잡을 수 있었지만 그 방식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다. 모두가 알았다. 문제가 있다는 걸. 문제는 성장이 아니라 수익이었다. 옐로모바일은 그간의 확장일로 정책을 버리고 수익화로의 전환을 선포했다.

'옐로모바일 2.0'을 선언하고 내부 설명회를 하고 있는 이상혁 대표의 모습. ⓒ최정우

'옐로모바일 2.0'을 선언하고 내부 설명회를 하고 있는 이상혁 대표의 모습. ⓒ최정우


어느날 갑자기 이런 변화가 일어난 건 아니다. 각 사업부가 매월 집계하던 월별 보고서에 적힌 수치는 이미 우리가 당초 예상한 바와 같이 수익성 있는 회사들의 집합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합류 당시 이익을 내겠다고 약속한 회사도 실적악화를 겪고 있었다. 투자자에게 약속했던 지표를 지키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인수한 모든 회사를 안고 가는 건 불가능할 정도로 수익성은 악화되었다. 그건 옐로트래블도 마찬가지였다. 여행 부분은 꽤 좋은 조건으로 지분을 인수했음에도 당초 예상했던 시너지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시너지는 커녕 이익조차 나지 않았다. 믿었던 여행박사의 실적마저 기대를 밑돌았는데, 이건 2015년 무리하게 집행했던 광고비 탓이었다.

2015년, 옐로모바일은 주요 계열사 서비스에 대한 대대적인 광고를 실시했다. TV 채널을 돌리다 신동엽이 나오는 쿠차, 우주인이 등장하는 피키캐스트 광고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없지만 광고를 제작하고 띄우는 데 각각 몇백억원이 들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투자금의 상당 부분이 광고비로 사용되었고, 각 서비스의 트래픽은 말그대로 ‘떡상’했다.

옐로트래블에 대한 광고 집행도 결정됐다. 5억 원의 모델료를 주고 차승원을 고용했다.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이 뜨면서 차승원의 몸값도 치솟아 있었다. 그래, 좋다. 몸값이 비싼만큼 효과도 클 테니. 최종 광고가 나오고 숙대 앞에 있던 여행박사 지하 강당에서 직원 시사회까지 했다. 다들 “이게 얼마짜리냐”고 수군댔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옐로모바일은 광고 집행비를 전혀 준비하지 않은 상태였다!

옐로모바일이 광고를 하는데 필요한 제작비와 집행비를 모두 지급하되, 사전에 필요한 자금만 옐로트래블의 자체 자금으로 선지급하기로 한 프로젝트였는데 말이다. 결국 광고는 전파를 타지 못했다. 집 한 채에 육박하는 피 같은 돈을 광고 제작자와 모델의 광고 촬영 연습에 모두 날린 셈이다. 뼈 아픈 실수는 우리의 손익계산서에서 각인되어 먼 훗날까지 우리의 과오를 널리 알려줄 것이다.

결국 집행하지 못한 광고 제작과 피인수 기업의 실적 부진에 메르스까지 덮쳐 옐로트래블의 실적은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월별 회의와 점검 등을 통해 수익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쉽지 않았다. 인수 자금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인수 기업의 직원들을 끌고 이런 저런 프로젝트를 벌이고, 수익 개선으로까지 이어가는 건 상당히 어려웠다. 이대로 간다면 옐로트래블 전체가 침몰할 수 있었다. 수익이 나지 않는 회사를 정리하고,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었다.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옐로모바일 아래 모든 계열사가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자회사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옐로모바일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 밖에 없는 정도였다. 각종 광고를 하나 둘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모든 계열사에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이상혁 대표는 옐로모바일 아래 각 사업부 대표를 모아 간담회를 열고 ‘옐로모바일 2.0 시대’를 선포했다. 기존의 확장 중심 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수익 중심으로 간다는 게 골자였다.

유니콘이 되고 1년. 우리는 기꺼이 리스크를 안아가며 다양한 실험을 벌였다. ‘남의 돈’으로 말이다. 트래픽을 늘리려 대규모 광고를 급하게 실행했다 몇 달도 못가 중단하기도 했고, 전사 자원관리 시스템인 SAP을 깔겠다고 컨설턴트를 고용했다 돈만 날리기도 했다. 인수하지 말아야 할 회사를 인수한다는 기사가 언론에 나면서 ‘아무 생각 없는 회사’로 낙인찍힌 적도 있다. “투자금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다면 그런 일을 벌였을까”라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었다.

피인수된 회사 경영진은 투자 없이 자기 돈으로 십수년 간 사업을 일궈온 잔뼈 굵은 사업가들이었다. 그들이 보기에 2015년의 옐로모바일은 어땠을까? 신용카드를 쥔 어린 아이를 보는 심정 아니었을까?

어쨌든 VIP 신용카드를 쥐고 흔들던 어린 아이는 시장에서 구박받고 매도 맞으며 어느 정도 성장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진 못했다. 덩치는 커졌지만 여전히 아이 티를 완전히 벗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도 멋모르던 아이는 아니었다. 비록 너무 많은 대가를 치루긴 했지만 말이다.

2014년 옐로페스티발 당시 옐로모바일에 합류한 기업들을 모아 만든 세움판. 이렇게 많은 회사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늘 발생했다. ⓒ최정우

2014년 옐로페스티발 당시 옐로모바일에 합류한 기업들을 모아 만든 세움판. 이렇게 많은 회사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늘 발생했다. ⓒ최정우

이별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

스타트업이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이 세 가지가 있어야 한다.

사업을 실현시켜 줄 인력, 그리고 그들에게 월급을 주고 사업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탱해줄 자금, 마지막으로 운.

이 중 인력은 사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데, 누군가를 고용하고 같이 일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좋은 사람을 구하는 것도 어렵고, 그 사람으로 하여금 성과를 내게 하는 것도 어렵지만, 무엇보다 어려운 건 좋게 헤어지는 것이다.

수많은 스타트업 대표가 말한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이다. 하지만 젊은 창업가 대부분은 사람을 다루는 데 능숙하지 못하다. 특히 사람을 고용하는 데 얼마나 많은, 그리고 무서운 책임이 따르는지 모른다. 그런 이들은 큰 실수를 저지르는데, 스타트업계에선 이런 이들이 앓고 있는 병을 ‘루피병’이라고 부른다.

일본의 만화 〈원피스〉 주인공 루피는 누굴 만나든 동료가 되어 달라고 말한다. 사진은 만화책 〈원피스〉의 표지 ⓒ중앙포토

일본의 만화 〈원피스〉 주인공 루피는 누굴 만나든 동료가 되어 달라고 말한다. 사진은 만화책 〈원피스〉의 표지 ⓒ중앙포토

루피는 일본의 만화가 오다 에이치로가 그리는 만화 〈원피스〉의 주인공이다. 1997년 시작해 아직까지 완결이 나지 않아 지금은 육다, 칠다가 그린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기도 하는 전설적인 만화다. 루피의 취미는 동료를 모으는 일이다. 누굴 만드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나의 동료가 되어줘!”라고 말한다. 그리고 몇 번의 주먹을 교환한 뒤 함께 모험을 떠난다. 만화 속 루피에겐 경제 관념 따위는 없어 보이지만, 만화 속에서 루피와 동료들은 매일 큰 ‘만화고기(큰 뼈에 달린 고기. 만화 속에서만 등장한다고 만화고기라고 부른다)’를 먹으니, 루피에게 동료를 먹여살릴 능력은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현실의 루피는 어떨까? 안타깝게도 그들은 대체로 자신이 고기를 사줄 능력이 안된다는 걸 망각한 채 “동료가 되어줘!”라고 외친다. 한 사람을 고용하기 위해선 월급만 필요한 게 아니다. 4대 보험료와 퇴직금도 있어야 한다. 만약 동료가 될 바로 그 사람에게 가정이 있다면, 현실의 루피는 한 가족을 굶길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계의 수많은 루피는 대책 없이 외치고 다닌다.

“내 동료가 되어줘!"

옐로트래블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는 개발자 100명을 모은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며 사람을 모았다. 사람 하나 하나가 숫자이자 돈으로 보이는 나는 엑셀로 인건비를 계산하며 손을 떨었다. 결국 우리는 무리하게 뽑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게 됐다.

옐로모바일은 우리보다 심각했다. 옐로모바일이 저지른 수많은 실수 중 가장 큰 실수는 힘들게 얻은 투자금을 쓸 데 없는 곳에 사용한 것이었지만 그보다 더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실수는 잘못된 인사로 사람을 잃었던 것이었다. 쓸 데 없는 일로 적을 만들었고, 헤어질 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만나는 것보다 헤어지는 게 더 어려운 법이다. 위기의 순간 잘못 던진 말 한 마디는 상대의 가슴에 지뢰가 되어 박히고, 그 사람은 평생의 적이 된다. 지뢰는 그걸 안고 사는 사람의 분노 정도에 따라 언젠가 터진다. 그리고 그때의 파편은 나에게도 상처를 남긴다. 그만큼 사람은 어렵다. 누군가와 이별할 때는 이렇게 지독한 이별의 상황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반성과 죄책감을 가져야 한다.

어느 날, 옐로모바일 백오피스 중 몇 개 부서 직원들이 증발해 버린 사건이 벌어졌다. 잘못 쏘아진 구조조정의 신호탄 때문이었다. 잘못 쏘아진 그 신호탄은 직원들 마음에 증오의 불을 당겼고, 그 중 일부는 회사와 인연을 끊었다. 어제까지 우리와 치열하게 회사의 미래를 걱정하던 사람들이 입에 욕설을 가득 담고 회사를 등졌다. 가슴 아팠지만, 대책은 없었다. 서로의 미래를 위해서 최선으로 합의된 상황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준비하지 않은 이별은 분노만을 남겼다. 떠나는 이에게도, 남은 이에게도 말이다.

어떻게 이별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회사를 온전히 성장시킬 수 있다. 욕을 먹으면 오래 산다고 하지만, 인재가 떠나는 회사는 내일이라도 망할 수 있다. 사람을 고용한다는 게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창업가는, 경영자는 알아야 한다. 누군가를 함부로 고용해서도 안되지만, 고용했다면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

반복되는 갈등의 결말

스타트업계에 발을 들인 건 사람 때문이었다. 나를 옐로모바일로 소개한 바로 그 친구 말이다. 전혀 관심도, 경험도 없는 여행업계에 발을 담근 것도 친구 때문이었다. 사람을 보고 미래를 선택한 셈이다. 물론 내 이런 결정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내 눈을 믿었다. 사람 보는 눈 말이다.

하지만 옐로모바일에서 2년 동안 나는 내가 얼마나 좁은 분야의 사람만 만나왔는지 깨달았다. (후략)

※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폴인멤버십에서만 단독공개된 〈스타트업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는가 : 극사실주의 스타트업 흥망성쇠〉 9화 중 일부입니다. 옐로모바일의 성장, 그리고 몰락 4년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폴인에서 직접 만나보세요. 

■ 옐로모바일의 몰락, 그 4년의 기록을 지금, 폴인멤버십에서만 단독 공개합니다!

“우리는 많이 실패할 것이고, 또 많이 배울 것이다. 내 배움의 기록이 당신의 성공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저성장 시대,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자금은 스타트업 시장에 몰렸고 수많은 유니콘이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죠. 유니콘이 태어나기 더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지금 폴인멤버십에 가입하고, 옐로모바일을 통해 힘든 시기를 견디고 살아남을 노하우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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