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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뛰어들어 인공호흡기 개발···한국엔 이미 그 기술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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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강성웅 교수팀이 2016년 개발한 앰부백(ambu bag)을 이용한 간단한 간이 인공호흡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강성웅 교수팀이 2016년 개발한 앰부백(ambu bag)을 이용한 간단한 간이 인공호흡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부족 현상을 겪는 것은 마스크만이 아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공호흡기 부족 현상도 심각한 수준이다.

 인공호흡기는 폐렴을 비롯한 중증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의료장비다. 그러나 부족한 수량과 개당 3000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 때문에 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국이 인공호흡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전쟁 때 만든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제너럴모터스(GM)에 인공호흡기 생산을 명령한 데 이어 미국 MIT는 의료기기 설계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간단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인공호흡기의 설계 디자인을 온라인상에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은 "이 디자인을 사용해 자동차 업체 등 대기업에서 생산해 준다면 “400~500달러(약 61만원) 정도에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공호흡기 부족 상황에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한국에서 개발된 간이 인공호흡기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강성웅 교수팀은 2016년에 개발된 ‘간이 인공호흡기’에 대해 관심이 있는 기관이나 국가가 있으면 도움을 주고 싶다고 3일 밝혔다

 강 교수팀이 만든 이 장비는 심폐소생술에 사용되는 간단한 공기 주입 기구인 ‘앰부백(ambu bag)’에 기계장치로 압력을 가해 공기를 지속해서 주입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모터와 타이머 등 간단한 기계 장치만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제작할 수 있다. 제작비용도 10~20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간이 인공호흡기 개발자인 강성웅 교수는 “앰부백에 간단한 기계 장치를 연결해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도 호흡을 장기간 보조해 줄 수 있다”며 “저렴한 비용과 간단한 제조시설만으로도 최소한의 인공호흡기 기능을 대신할 수 있어 임시방편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본 개념을 공개한다”고 말했다.

 해당 장치는 원래 스스로 숨쉬기 힘든 신경근육계 희귀질환(근육병) 환자 등이 경제적인 문제로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강 교수는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면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음에도 경제적인 문제로 포기하는 환자가 많아, 이들을 돕기 위해 ‘간이 인공호흡기’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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