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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자가격리'한다고 해도 해외 입국자 600명 이상 늘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을 요청했던 루마니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소속 수송기를 동원해 한국산 진단키트 수송에 나섰다. 뉴스1

한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을 요청했던 루마니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소속 수송기를 동원해 한국산 진단키트 수송에 나섰다. 뉴스1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해외 유입을 차단하려 1일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의무화 조치에 들어갔지만, 되려 해외 입국자는 600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역 현장에서는 ‘번아웃’(Burn out·극도의 피로감으로 인한 무기력 현상)을 호소하고 있다.

1일부터 모든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일 하루 입국자는 모두 7558명에 달한다. 이날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14일간 의무적 자가격리가 시행됐다. 중대본은 이날 정례 브리핑 때 정확한 내·외국인 통계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입국자는 내국인 5102명·외국인 2456명으로 추산된다. 같은 날 오후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에서 밝힌 수치(내국인 67.5%·외국인 32.5%)를 대입한 결과다.

지난달 31일 전체 해외 입국자는 6948명(내국인 5129명·외국인 1637명)이었다. 강화한 입국조치 시행 이후 오히려 1일 입국자가 610명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28일(8682명) 이후 최대 입국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중대본은 이번 강화한 입국조치를 설명하면서 “거의 입국제한에 가까운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크스루)에서 영국 런던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무증상 외국인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뒤 진료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크스루)에서 영국 런던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무증상 외국인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뒤 진료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다만 코로나19 유증상자 입국은 줄어   

현재 입국 목적별로 분류한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순수한 관광 목적의 해외 입국자에게 이번 강화한 입국조치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코로나19 유증상자의 입국은 줄었다. 1일 하루 동안 공항입국 검역과정서 확인한 유증상자는 235명이다. 지난달 31일(249명), 같은 달 30일(320명), 같은 달 29일(344명)보다 감소했다.

대륙뱔코로나19확진자한달간증가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대륙뱔코로나19확진자한달간증가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입국자 7000명 검역인력 턱없이 부족  

하지만 여전히 하루 입국자가 6000~8000명 이상 쏟아지면서 의료·검역 현장에서는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모든 해외 입국자가 코로나19 검역 대상이지만 검역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 땅을 밟으면 발열에서 진단검사까지 유·무증상자를 걸러내는 관리가 이뤄지지만, 인천공항 검역 인력은 165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적정 인력보다 80명이나 적다.

이런 사정에 인천공항 국립검역소 측은 지난달 19일 인천공항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인력 부족 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은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27일 외국인의 국내 입국을 전면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국자로 인한 코로나19 추가 확산 가능성이 있는 데다 의료진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충남 부여군이 초비상에 걸린 가운데 2일 부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주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충남 부여군이 초비상에 걸린 가운데 2일 부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주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방역당국 "인력 교체 지원계획 마련" 

대한의사협회는 긴급권고문을 통해 “한시적 입국제한은 감염 확산 감소뿐 아니라 의료진을 포함한 많은 인력의 ‘번아웃’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국의사총연합도 같은 날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현재 국방부나 국토교통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서 인력지원을 받아 검역을 수행 중”이라며 “최대한 번아웃되지 않게 인력에 대한 교체·지원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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