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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와중에 아프리카돼지열병도 확산…양구서 첫 발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강원도 양구에서 ASF 멧돼지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발견된 ASF 멧돼지 폐사체의 모습. [사진 환경부]

강원도 양구에서 ASF 멧돼지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발견된 ASF 멧돼지 폐사체의 모습. [사진 환경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는 와중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도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강원도 양구읍 수인리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멧돼지 1마리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금까지 강원도 내 화천과 철원에서만 ASF가 발견됐지만, 양구에서 바이러스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확진된 폐사체는 양구군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이 멧돼지 포획 작업을 위해 산을 오르던 중 발견한 것으로 양구군은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표준행동지침에 따라 시료를 채취하고, 현장 소독과 함께 매몰했다.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출현황. [환경부 제공]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출현황. [환경부 제공]

다행히 이번에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3단계 광역 울타리 안이다. 지난달 28일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화천군 간동면 방천리에서 직선거리로 7.7㎞가량 남쪽으로 떨어진 곳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이번에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양구이지만 기존에 폐사체가 발견된 지점과 하나의 산으로 돼 있어 멧돼지의 이동 영역 안에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화천군 184건, 연천군 178건, 파주시 85건, 철원군 23건에 이어 양구군 1건까지 총 471건의 멧돼지 ASF가 확진됐다.

ASF 확산세 빨라져…방역 당국 긴장

홍정기(오른쪽 두번째) 환경부 차관이 31일 오후 강원 화천읍 풍산리 일대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관련해 야생멧돼지 이동차단 울타리의 설치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환경부]

홍정기(오른쪽 두번째) 환경부 차관이 31일 오후 강원 화천읍 풍산리 일대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관련해 야생멧돼지 이동차단 울타리의 설치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환경부]

1921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처음 발견된 ASF는 멧돼지뿐만 아니라 사육 돼지에서도 거의 100%에 이르는 치사율을 보인다. ASF는 2018년 8월 이후 중국으로 확산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북한 압록강 인접 지역에서도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17일 경기도 파주의 한 돼지 농가에서 ASF 발병이 처음 확인됐다. 이어 10월 3일 경기도 연천군에서 첫 멧돼지 폐사체가 ASF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점점 퍼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ASF 확산세가 더 빨라지고 있다. 지금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471마리 멧돼지 중 40%가 넘는 190마리가 3월 한 달 동안 나왔다.

더욱이 지난달 7일에는 화천군 간동면 광역 울타리 밖에서 포획된 야생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방역 당국을 긴장시켰다. 방역망이 뚫리자 정부는 ASF가 양구 지역으로 동진(東進)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양구 지역을 종단하는 울타리를 추가로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ASF 청정지역이었던 양구에서까지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방역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홍정기 환경부 차관(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즉시 영상회의를 갖고 추가 확산 차단을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환경부는 발생지역 주변 폐사체를 일제히 수색하고, 인근 광역울타리를 보강하는 한편, 포획틀을 집중 배치하는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해당 지역을 대상으로 수렵을 유보하는 대신 포획 트랩을 통해 멧돼지 개체 수를 줄이고, 사체 수색과 울타리 점검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통해서 ASF가 동쪽으로 남쪽으로 가지 못하도록 막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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