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출신 신학철 부회장 “일하는 방식 싹 바꿔라” LG화학 디지털 업무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2020.04.01 14:54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 LG화학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 LG화학

LG화학이 일하는 방식을 대대적으로 바꾼다. 지난해부터 LG화학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신학철 부회장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1만8500명 디지털 공간서 업무

신학철 부회장은 1일 “오늘부터 전 세계 사업장 사무기술직 임직원 약 1만8500명을 대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메신저 기반 업무 솔루션인 ‘팀즈(Teams)’를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팀즈는 채팅과 화상회의, 문서 공동작업 등이 가능한 업무용 소통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한국·미국·중국·폴란드 등 전 세계 LG화학 사업장에서 일하는 일반 사무직과 엔지니어, 연구소 연구개발(R&D) 인력이 사용하게 된다.

MS사의 업무 애플리케이션 '팀즈'를 통해 화상회의하는 모습. 사진 MS

MS사의 업무 애플리케이션 '팀즈'를 통해 화상회의하는 모습. 사진 MS

신 부회장은 “2차전지 사업처럼 전 세계에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도 획기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업무 제도와 업무 시스템을 모두 혁신해 글로벌 인재들이 선망하는 수준의 ‘스마트 워크(Smart Work)’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사장단이 ‘보고·회의 가이드’ 제작

신학철 부회장은 구광모 ㈜LG대표가 외부에서 영입한 ‘파격 인사’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신 부회장은 1984년 미국 3M의 한국지사 평사원으로 입사해 한국인 최초로 3M 국외사업 총괄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전문경영인이다. 구광모 대표는 신 부회장을 LG화학 대표로 내정하며 신소재·배터리 등 신성장 사업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보수적인 조직문화와 체질을 혁신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LG화학이 외부에서 대표를 들인 것은 1947년 창립 이후 처음이라 업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번 업무 디지털화 역시 신 부회장 취임 이후 약 1년에 걸쳐 준비한 결과물이다.

LG화학 임직원이 여러 장소에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일하는 모습. 사진 LG화학

LG화학 임직원이 여러 장소에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일하는 모습. 사진 LG화학

신 부회장은 특히 보고·회의 문화를 바꾸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기업에서 매일 수시로 이뤄지는 보고와 회의 방식이야말로 ‘스마트 워크’를 결정짓는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 부회장은 모든 사장급 경영진들을 참여시켜 직접 ‘보고·회의 가이드’를 만들고 배포했다. 가이드에는 ▶리더는 구체적으로 구성원이 할 일,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구분하여 정해준다 ▶반복·정량적인 보고는 e메일 및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여 불필요한 보고서 작성을 예방한다 ▶보고서의 양은 회의시간 30분당 2장으로 제한한다 ▶단순 질문 대응을 위한 실무자를 참석시키지 않는다 등 효율적인 업무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들을 포함시켰다.

코로나 사태로 ‘디지털 전환’가속

LG화학은 업무 효율화를 위해 챗봇(Chatbot·채팅로봇)과 다국어 번역 시스템도 도입했다. 임직원 검색, 일정 조회·등록, 회의실 예약, 근무시간 관리 등의 단순 업무는 채팅창에 관련 키워드를 입력해 처리하는데, 조만간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제품 양산 진척률, 예산 현황 등 기업의 중요 정보까지 채팅하듯 묻고 확인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또 e메일·메신저·전자결재와 첨부파일 등 사내 문서와 정보를 한 번에 영어·중국어·폴란드어 등 22개 국어로 번역해 글로벌 업무에 있어 언어 장벽을 낮췄다.

LG화학 관계자는 “CEO의 혁신 의지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원격근무 기조가 더해져 기업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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