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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만우절도 자숙 모드...호주 지역신문 "만우절 거짓말은 트럼프 당선이죠?"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세계인들이 어려움에 부닥친 가운데, 매년 4월 1일 돌아오는 만우절도 '자숙 모드'에 들어갔다. 만우절 농담이라고 해도 "만우절이 연기됐다"는 정도의 가벼운 장난 수준이다.

구글 "내년은 더 좋은 해, 그 때까지 농담 재료는 넣어두자"

1일 모닝톤 페닌술라라는 호주의 한 지역신문은 만우절 기사를 쓰면서 "만우절이 코로나 19 때문에 미뤄졌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438년 만에 만우절이 4월 1일에서 9월 1일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물론 '가짜 뉴스'다.

호주의 한 지역언론이 4월 1일 "만우절이 코로나로 연기됐다"는 만우절 조크를 하면서 "악명높은 만우절 장난으로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 있다"고 전했다. [페닌술라]

호주의 한 지역언론이 4월 1일 "만우절이 코로나로 연기됐다"는 만우절 조크를 하면서 "악명높은 만우절 장난으로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 있다"고 전했다. [페닌술라]

이 기사가 가짜라는 걸 알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신문은 만우절 거짓말의 대표적인 예를 들면서 "악명높은 가짜 뉴스로는 'UFO 런던에 출현'(1989), '네스 호 괴물 시체 발견'(1972),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2016)이 있다"고 소개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만우절 장난'이 아니냐고 능청스럽게 전한 호주의 한 외신 [페닌술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만우절 장난'이 아니냐고 능청스럽게 전한 호주의 한 외신 [페닌술라]

원래 4월 1일 만우절은 가벼운 장난, 거짓말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날이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해 '인포데믹(잘못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번져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는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세계 각국은 만우절 농담조차도 자숙하는 분위기다.

일본에서는 "벌레를 삶은 물이 코로나에 특효라고 한다" 등의 정확하지 않은 뉴스가 돌고 있어 골치를 앓고 있다고 저팬 타임스가 보도했다. 앞서 인도의 마하라슈트라 주 장관도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만우절 가짜 메시지를 퍼뜨리지 말라고 주민들에게 경고했다.

원래 만우절 장난으로 유명했던 구글은 일찌감치 "올해는 만우절 이벤트를 하지 않고 코로나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28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구글은 사내 이메일을 통해 "코로나 19와 싸우는 모든 사람을 존중해 만우절 전통을 1년 거르겠다"면서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내 이메일에는 "내년은 지금보다 훨씬 밝은 날이 올 것이기 때문에, 농담의 재료는 내년까지 보관해두자"라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구글은 매년 만우절마다 이벤트를 기획했다. 2017년에는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을 패러디한 가상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땅속 요정을 의미하는 용어인 '놈(gnome)'을 이용한 것으로, 요정이 정원 일을 도와준다는 기획이다.

2018년에는 캐릭터 찾기 게임인 ‘윌리를 찾아라’를 구글 맵스에 넣어 이 게임을 좋아했던 사람들이 과거를 추억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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