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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변호사 "'박사방' 4명이 공동운영, 분란에 사이 틀어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중앙포토]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중앙포토]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만들어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 조주빈(25·구속)이 변호사를 통해 “박사방을 4명이서 운영했다. 텔레그램으로 만난 사이고, 나중에는 서로 안 좋아져 분란이 생겼다”고 밝혔다.

조씨의 변호를 맡은 김호제(38·사법연수원 39기) 변호사는 1일 자정 무렵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이디 ‘이기아’ ‘사마귀’ ‘붓다’와 조씨 등 4명이 공동 범햄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씨가 이들과 본격적으로 수익을 낸 건 지난해 9월부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처음 n번방을 만든 아이디 ‘갓갓’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윗선이 있을 거라는 의심은 들지만 실제로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31일에는 취재진과 만나 “조씨가 n번방 유료회원에게서 받은 암호화폐 수익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처럼 32억원은 아니다”라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압수당한 1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조씨는 이 돈을 쓰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차도 없고 임대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수익을 낸 게 얼마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온라인에서는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조씨로 추정되는 네티즌의 활동 기록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점에 대해서 “(조씨가) 정치적 성향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며 “정권이 바뀐 이후에는 정치에 관심을 안 두고 게임만 하고 살았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서울구치소 민원 접견실에서 조씨로부터 이같은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조씨 변호사 “오유를 좋아했었다고 해”

“일베 회원은 확실히 아닌가”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오유(오늘의 유머)를 좋아했었다고 했다. 일베에 안 들어간 건 아닌데 오유를 많이 봤다고 했다”고 전했다. 오유는 진보 성향 네티즌이 주로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일베와는 대척점에 있는 사이트다. 그러면서 “일베가 오유를 좋아할 수는 없다”며 “유머 콘텐트를 즐기기 위해 여러 커뮤니티를 돌아다닌 것 같다”고 말했다.

텔레그램 ‘n번방’에서 ‘박사방’까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텔레그램 ‘n번방’에서 ‘박사방’까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조씨가 키를 7cm 자라게 하는 다리 수술을 한 뒤 자택에 종일 누워 있으면서 게임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몰두한 것도 스스로 범죄를 저지른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조씨의 변호사는 “잘못에 대한 대가를 받아들이고 있다”며 “피해자에 대한 진술도 2차 피해를 끼칠 수 있어서 말을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조씨가 윤장현 전 광주시장 등 유명인에 대해서 사기를 친 사건에 대해서는 “현재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만든 혐의에 대한 변론에 집중하고 있다”며 “유명인 명예도 걸려 있는 문제라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 단계에서 조씨를 변호했던 법무법인 오현 소속 변호사는 조씨 변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지난 25일 사임했다. 조씨는 전날까지 진행된 3차례의 피의자 조사에서는 변호인 없이 조사를 받았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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