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재개 요청해달라”… 네팔 실종교사 동료들, 정부에 호소

중앙일보

입력 2020.04.01 05:00

지난 1월 겨울 방학을 이용해 네팔로 교육 봉사활동을 떠났다가 눈사태를 만나 실종된 충남지역 교사 4명에 대해 동료 교사들이 정부에 수색 재개를 요청하고 나섰다.

지난 1 월 23일 네팔 안나푸르나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눈사태 실종 현장에서 엄홍길 대장이 이끄는 KT드론 수색팀이 구조견과 함께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 월 23일 네팔 안나푸르나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눈사태 실종 현장에서 엄홍길 대장이 이끄는 KT드론 수색팀이 구조견과 함께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교조 충남지부는 31일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이 눈사태를 만나 연락이 되지 않는지 70일을 넘겼다”며 “네분 선생님의 수색 재개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충남지역 소속 교사들 1월 네팔로 교육봉사
교사 4명, 현지 트래킹 중 눈사태 만나 실종
전교조 충남지부 "가족들 속은 까많게 변해"

이어 “안타깝게도 봉사단의 숭고한 봉사활동은 70여 일간 네분의 실종 선생님들과 함께 눈 속에 갇혀 있다”며 “속을 태우다 못해 이미 검게 타버린 실종교사 가족의 심정을 생각하면 정말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정부와 충남교육청에 조속한 수색 재개를 네팔 당국에 건의해줄 것도 요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가적 재난 상황을 맞았지만, 동료 교사들의 귀환을 바라는 취지에서다. 이들은 수색 재개를 바라며 ‘청와대 국민청원’도 이어가고 있다.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를 만나 실종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의 구조 작업에 나섰던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1월 2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를 만나 실종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의 구조 작업에 나섰던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1월 2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팔 현지(안나푸르나 인근 도시 포카라)에는 충남교육청 현지 지원단 4명과 실종교사 가족 3명이 머물고 있다. 사고 초기 파견됐던 외교부 신속대응팀은 철수한 상태다. 주네팔 한국대사관 직원이 카트만두와 현지를 오가며 네팔 당국에 수색을 독려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지는 날씨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네팔 당국이 국경을 폐쇄, 실종 교사 가족과 지원단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네팔 현지에서는 실질적인 수색이 4월 중순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 드론팀과 함께 현장 수색작업에 나섰던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귀국 후 “실종자는 10m 깊이의 얼음과 눈 아래에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눈이 녹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 월 23일 네팔 안나푸르나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눈사태 실종 현장에서 엄홍길 대장이 이끄는 KT드론 수색팀이 구조견과 함께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 월 23일 네팔 안나푸르나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눈사태 실종 현장에서 엄홍길 대장이 이끄는 KT드론 수색팀이 구조견과 함께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를 당한 교사들은 ‘충남교육청 해외교육봉사단’ 소속으로 지난달 13일부터 25일까지의 일정으로 네팔 카트만두와 안나푸르나 일원에서 봉사활동을 진행 중이었다. 봉사단은 모두 11명으로 현지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기간을 이용해 가이드(셰르파)와 함께 트래킹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실종된 교사 4명은 동료 교사 5명과 함께 지난 1월 17일 오전 10시30분~11시 사이(현지시각)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해발 2630m 지점인 시누아(숙소)를 출발, 3200m 지점인 데우랄리 인근 지역을 트래킹 중이었다. 이들은 2920m 지점인 히말라야롯지(대피소)를 지난 뒤 기상이 급격히 나빠지자 귀환을 결정했다.

이어 히말라야 롯지를 지나 하산하던 중 선발대이던 교사 4명과 셰르파 2명 등 6명이 갑자기 쏟아진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뒤따르던 나머지 교사 5명과 셰르파 1명은 사고를 목격하고 대피소로 돌아가 화를 면했다.

네팔 안나푸르나 눈사태 실종자 4명과 함께 트레킹에 나섰던 충남교육청 해외교육봉사단 3팀 교사가 1월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팔 안나푸르나 눈사태 실종자 4명과 함께 트레킹에 나섰던 충남교육청 해외교육봉사단 3팀 교사가 1월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가 발생하자 외교부 신속대응팀과 충남교육청 현지지원단, 가족 등이 현지에 머물며 네팔 당국과 실종 교사 수색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폭설이 쏟아진 데다 기상이 나빠 수색작업에 난항이 계속됐다. 엄홍길 대장과 함께 귀국한 KT 드론팀은 수색이 재개되면 현지로 출국해 합류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동료 교사들이 눈 속에 갇혀 돌아오지 않는 고통을 감내하기 쉽지 않다”며 “교육가족 모두가 한마음으로 정부와 충남교육청에 간절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n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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