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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밀레니얼이 낡은 아파트를 만났을 때 터지는 시장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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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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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폴인트렌드는 '홈코노미'란 단어에 집중했습니다. 홈코노미는 집(home)과 경제(economy)가 결합한 말로, 주로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과 관련된 경제를 뜻합니다.

홈코노미 시대, 우리는 어디서 기회를 찾아야 할까요? 기업 컨설팅 전문가이기도 한 류민수 집닥 사업기획팀장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급성장하고 있는 홈인테리어 시장에 대해 들어봅니다.

이 이야기는 폴인 fol:in 의 스토리북 〈폴인트렌드2020 : 홈코노미〉 4화의 일부입니다. 폴인멤버십에 가입하면, 모든 스토리를 무제한 읽을 수 있습니다.

WHAT TO READ

MBC 주말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는 출연자들이 주어진 예산과 조건 안에서 의뢰인에게 가장 잘 맞는 집을 찾아서 꾸며주는 내용입니다. 2019년 3월 시작해 채 1년 만에 주말 예능 시청률 1위를 달성한 이 프로그램은 2020년 주택의 의미를 잘 보여주죠. 주택의 가격은 천정부지 치솟았지만, 주택의 품질을 가격에 타협할 수 없는 세대가, 시대가 온 것입니다.

이유는 우리의 24시간 중 집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제 집은 그저 잠만 자는 곳이 아닙니다. 모든 게 집으로 배달되는 시대입니다. 식당에 가지 않고 밀키트를 배달해 밥을 해 먹고, 헬스장에 가는 대신 유튜브를 켜놓고 ‘홈트(홈트레이닝)’하죠. 취미 활동도 이제 인강(인터넷 강의) 듣는 것처럼 집에서 합니다. 게다가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되면서 저녁 시간까지 생겼습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은 늘었고, 그러므로 우리의 집이 더 안락해져야 합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집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이러한 분위기는 인테리어 시장에 반영되는 추세다. ⓒ집닥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집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이러한 분위기는 인테리어 시장에 반영되는 추세다. ⓒ집닥

이런 변화는 인테리어 시장에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온라인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집닥'이 서비스를 론칭했던 2015년과 비교하면 인테리어 시장 변화가 괄목할 만합니다. '오늘의집'이나 '아파트멘터리' 같은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며 저마다 온라인 고객을 위한 특화 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인테리어 시장이야말로 정보 비대칭이 극에 달했습니다. 인테리어 시공업자의 추천 혹은 지인의 추천에 의존해 인테리어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죠. 정직하고 합리적인 업체를 찾기도 어렵거니와 그렇게 찾은 업체가 내놓는 추천과 견적을 검증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집닥은 바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집닥은 인테리어 업체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걸 넘어 시공 과정을 관리하는 집닥맨 감리 서비스와 시공 후 3년간 하자보수를 관리해주는 토탈 솔루션을 도입했습니다. 그 덕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요. 2019년 집닥의 거래액은 1500억 원 규모입니다. 창업 이후 누적 거래액은 3200억 원에 달하죠. 월평균 견적 건수는 8000건 수, 누적으론 20만 건입니다.

집닥 같은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이제 인테리어 자재 선택에서부터 공간 디자인까지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커스텀 인테리어’가 가능해졌습니다. 그 사이 시장 규모도 커졌습니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크죠. 주택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 시장은 2020년 현재 25조 원 규모로 추정하는데요, 2025년엔 32조 원, 2030년엔 46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인테리어 시장이 커졌고, 또 커지는 걸까요?

WHY TO READ

헌 집도 좋다, 고쳐 쓰자

 인테리어 시장이 커진 건 부동산 시장의 흐름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핵심은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든 겁니다. 현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 한편 재건축 규제 연한을 강화하는 등 신규 아파트 공급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물론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정책이긴 하지만,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2019년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0.98명으로, 197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아이 울음소리가 끊겼지만, 고령화로 인해 아직은 인구가 줄고 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인구가 늘어나는 속도는 줄고 있죠. 2000년만 해도 0.84이던 인구성장률은 2010년 0.5로 떨어졌고, 올해는 0.1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추세라면 2030년부터는 인구 감소가 시작되죠.

인구가 주는데, 주택 수요가 늘어날 리 만무합니다. 따라서 신규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죠. 시장에서 ‘새집’은 줄고, 점점 ‘헌 집’이 늘어나게 될 겁니다. 새집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죠. 헌 집을 고쳐 쓸 수밖에 없습니다.인테리어 시장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서울에 살고 있다면, 인구 감소로 인해 신규 주택 수요가 줄 거란 주장에 크게 동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서울엔 인테리어 수요가 없을까요? 아파트를 지을 땅이 없는 서울은 기존 아파트를 부수지 않는 한 신규 주택을 지을 수 없습니다. 서울에서 새집 구하기가 어려운 이유죠. 헌 집을 고쳐 쓸 수밖에 없는 이유고요.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거래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아파트는 지어진 지 11~20년 된 아파트였습니다. 이들 아파트의 비중이 전체 41.5%에 달하죠. 이들 대부분이 실거주용 거래였는데요.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청약 당첨은 어려운 상황에서 차선으로 오래된 아파트를 선택한 겁니다.

집닥의 데이터도 ‘헌 집 현상’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집닥을 통해 인테리어를 시공한 고객의 아파트의 연한은 평균 14년에 달했습니다. 아파트 거래량 데이터와 정확하게 일치하죠. 구축 아파트를 사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쁘지 않게 살고 싶은 1인 가구가 온다

 전통적으로 인테리어 시장의 주 고객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3~4인 가구였습니다. 그런데 이 시장에 새로운 고객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1인 가구입니다.

인테리어 시장에 1인 가구가 등장한 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558만 가구로 전체 약 29%를 차지했던 1인가구는 2047년에는 832만 가구로 전체 40%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말 그대로 1인 가구 전성시대가 오는 거죠.

1인 가구는 주로 원룸과 소형 주택에 거주하죠.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인테리어에 대한 이들 가구의 관심은 상당합니다. 이들을 겨냥한 인테리어 서비스까지 등장했습니다. ‘오늘의집’이죠. 집닥이 전체 인테리어 시공에 초점을 맞춘다면, 오늘의집은 가구 같은 인테리어 소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진 1인 가구가 등장하면서, 이들이 사는 원룸과 소형 주택에 대한 인테리어 시공 수요도 생겨났습니다. 1인 가구에 집을 빌려주는 베이비 부머 건물주들이 조금 더 높은 임대료를 받기 위해 인테리어 시공에 나선 것이죠.

건물주만 나선 게 아닙니다. 부동산개발업체와 공유주택업체 등 기업도 이들을 공략하고 나섰죠. SKD&D가 론칭한 소셜 아파트먼트 ‘테이블’이나 패스트파이브의 공유 주택 ‘라이프’가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개인 공간과 공용 공간을 분리해, 침실이 작아도 답답하게 느끼지 않도록 합니다. 공간 효율성을 높인 것이죠. 여기에 고급 자재를 사용한 세련된 공간 디자인, 스마트홈 시스템까지 갖췄습니다. 구매력 있는 1인 가구를 겨냥해 최신 공간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제력을 갖춘 독신주의자, 네오싱글족에게 이런 공간은 최적의 주거 솔루션이 되겠죠.

이 정도로 시장이 개발되면 이제 건설업체가 들어올 차례입니다. 전용면적 40㎡ 이하의 초소형 아파트와 프리미엄 오피스텔 같은 주거 공간도 건설될 겁니다.

그리하여, 밀레니얼이 왔다

인테리어 시장을 키운 세대는 단연 밀레니얼입니다. 사실 인테리어는 특정 계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소수의 시장이었죠. 하지만 1인 가구란 이름으로 밀레니얼이 등장했고, 디지털 네이티브인 이들에 맞춰 다양한 접근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밀레니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세대입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에서 다양한 콘텐츠들을 접한 이들에게 인테리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인테리어는 어렵고 귀찮은 일이 아닌 흥미로운 일, 나도 경험해보고 싶은 일이 되었죠.

밀레니얼은 집 안의 공간을 바꿔가고 있다. 특히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차를 마시거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알파룸 등을 꾸미는 게 대표적이다. 사진은 베란다를 카페처럼 꾸민 인테리어. ⓒ집닥

밀레니얼은 집 안의 공간을 바꿔가고 있다. 특히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차를 마시거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알파룸 등을 꾸미는 게 대표적이다. 사진은 베란다를 카페처럼 꾸민 인테리어. ⓒ집닥

디지털에 익숙한 밀레니얼은 모든 걸 집 안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밖에서 활동하지 않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홈루덴스 문화를 만든 거죠. 오프라인의 모든 것이 온라인화되어 집으로 배달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해진 문화입니다. 이에 따라 집 안의 공간도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집 안에 특화된 공간을 마련해 거기서 여가와 문화생활을 즐기는 거죠. 홈바(home bar)가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집닥을 통해 인테리어를 의뢰하는 고객 중엔 독특한 공간을 요구하거나 룸인룸 형태의 공간을 만들어달라는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룸인룸은 방 안에 또 다른 공간을 만드는 것인데요. 제한된 공간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죠. 창고 같은 자투리 공간을 차를 마시거나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꾸미는 알파룸 같은 게 예입니다. 이런 새로운 공간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겁니다. 집 안으로 더 다양한 활동이 들어올 테니 말이죠.

WHAT TO DO NEXT

이렇게 말하다 보니 인테리어 시장이 고질적인 문제를 모두 해결한 것 같지만, 사실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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