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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여론에 놀란 검찰…뒤늦게 추가기소·보완수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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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중앙포토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중앙포토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진이었다가 ‘태평양 원정대’라는 또 다른 성착취물 공유방을 만들어 성착취물을 공유한 16살 이 모 군(대화명 ‘태평양’)이 이달 말 첫 재판을 받는다.

다만 검찰이 ‘추가 기소’를 염두에 두고 있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1년을 받은 n번방 피의자 ‘켈리’에 대해서도 뒤늦게 변론 신청을 하고 보완 수사 방침을 밝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오는 30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군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통상 소년 재판부에 배당되지만 아동·청소년 성범죄인 점을 고려해 일반 형사재판에 재판됐다. 그러나 검찰이 이날 법원에 기일 연기 신청서를 제출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기소에 따른 사건 병합을 위해 기일 연기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박사방’ 유료회원이던 이 군은 운영진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텔레그램 안에서 ‘태평양 원정대’라는 성착취물 공유방을 만들어 운영했다.

이 방에 참여한 관전자들은 최대 2만명에 달했고, 다수의 성착취물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군은 피해자들을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성적으로 희화하거나 모욕을 줬다. 또 자신이 마음에 드는 피해자들을 골라 지속적으로 채팅방에 공유하며 괴롭혀왔다. 그는 취재가 시작된 지난 2월 돌연 잠적했다.

이 군은 경찰에 덜미를 잡혀 지난달 20일 검찰에 송치됐고 이달 5일 구속기소 됐다.

‘n번방’ 운영자인 대화명 ‘갓갓’의 계승자 신 모(대화명 켈리)씨의 항소심 공판도 검찰의 요구로 이날 연기됐다. 당초 27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었지만 내달 22일 오후 2시 40분으로 미뤄진 것이다.

신씨는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자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신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n번방’ 사건 관련 성범죄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일자 뒤늦게 25일 변론 재개를 신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 기소 당시 ‘n번방’ 관련성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었다”며 “n번방 사건의 관련성 및 공범 여부 등을 보완 수사해 죄질에 부합하는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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