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민주당·시민당 '더불어 행보'…이해찬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시민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시민당 비례후보자들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필모 전 KBS 부사장, 김경만 중기중앙회 본부장, 신현영 명지병원 교수, 이 대표, 권인숙 여성정책연구원장,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유정주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장. [연합뉴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시민당 비례후보자들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필모 전 KBS 부사장, 김경만 중기중앙회 본부장, 신현영 명지병원 교수, 이 대표, 권인숙 여성정책연구원장,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유정주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이하 시민당)의 공조 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4·15 총선을 20일 앞둔 26일 시민당과 형제정당 관계임을 앞세워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시민당'이란 선거구호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을 방문한 시민당 비례대표 후보자 10명을 만나 "민주당은 시민당을 두 지붕 한 가족의 형제 정당으로 생각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 시민당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시민당 비례후보 공천에) 최선을 다했듯이 여러분들도 '원팀'이라고 생각하고 더 많은 득표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자체 비례대표 후보자 20명을 시민당 비례 명부 11번 이하 뒷자리에 배치시켰다.

이 대표는 또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시민당' 이것이 단순한 선거구호와 슬로건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지층에게 '정당투표는 시민당에 몰아달라'고 요청하겠다는 의미다. 이 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 등 민주당 인사들은 이날 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들과 손을 맞잡고 기념 포즈를 취하면서 한껏 유대감을 과시했다. 이 대표는 전날 시민당 최배근·우희종 공동대표를 만나서는 "사돈을 만난 것 같다" "형제당"이라고 했다.

정봉주 전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민주당은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의원이 주도하는 비례 정당 열린민주당을 향해선 거듭 견제구를 날렸다. 이 대표는 이날 "일부 탈당하거나 공천 탈락한 분들이 민주당을 사칭해 비례 후보를 내는 바람에 혼선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전날엔 열린민주당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고 했었다.

비례 후보들은 이 대표 발언에 호응했다. 시민당 비례 후보 1번을 부여받은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례대표 순번을 양보해주신 민주당 후보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민주당원의 결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례 3번 권인숙 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민주당이 지역에서 앞장서 주시면 시민당이 힘을 합쳐 승리하겠다. 흩어지지 말자"고 했다.

시민당 지도부와 비례 후보들은 27일 서울 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연달아 참배한다. 시민당은 "비례 후보 전원이 처음으로 함께 하는 일정을 민주당 뿌리인 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로 시작하는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봉하마을 참배에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 등 민주당 핵심인사들이 동행한다.

비례대표 후보를 뽑는 정당투표용지에서 윗 순위를 차지하기 위한 '의원 꿔주기' 막바지 설득작업도 한창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원혜영·손금주·윤일규 의원 등 일부 지역구 의원과 접촉해 이적을 독려하고 있다. 이들 중 원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시민당으로 가게 되면 야당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소지가 있다. 당 지도부에도 가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손 의원도 통화에서 "시민당으로 가지 않겠다고 정리했고 지도부에도 입장을 전달했다"고 했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룡 기자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룡 기자

민주당 지역구 의원 1명이 더 옮겨가면 지역구 의석 총 5석이 되는 시민당은 기호 5번을 받고 정당투표용지에선 민생당·미래한국당에 이어 세번째에 위치하게 된다. 현재까지 의석수 7석(지역구 4석+비례 3석)대로라면 정의당에 이은 네번째 위치가 된다. 의석수로는 시민당이 정의당(6석)에 1석 앞서지만 '지역구 의원 5명' 기준이 충족되지 않아 전국 통일기호 부여 우선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날 이 대표는 시민당으로 이적한 의원 7명 가운데 이종걸 의원을 제외한 신창현·이규희·이훈 등 지역구 의원 3명, 심기준·정은혜·제윤경 등 비례 의원 3명 등 총 6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제 의원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총선 기간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고 (당적 이동에 대해) '고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총선 불출마 의원들 가운데 한두 분이 총대를 메고 시민당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