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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CEO "가짜정보 지우는 것도 SNS 역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덮친 지금 소셜미디어의 역할은 무엇일까. 매일 5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의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가)고립된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서 안전을 보장하고 외로움을 해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오후 11시 화상회의 플랫폼(블루진스)에서 7개국 7개국 매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아담 모세리(37) 인스타그램 CEO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집 차고에서, 기자들은 자택에서 화면 너머로 만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중앙일보가,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브라질에서 각국 대표 매체가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의 화두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빠르게 퍼지는 거짓 정보를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였다. 사진·영상 중심의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은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의 자회사다. 한 달에 한번이라도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이용자는 10억명, 매일 쓰는 사람은 5억명이 넘는다.

24일 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가 인스타그램의 코로나19 관련 대책, 신규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온라인 화상 간담회에는 중앙일보를 비롯한 세계 7개국 기자들이 참여했다. [인스타그램]

24일 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가 인스타그램의 코로나19 관련 대책, 신규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온라인 화상 간담회에는 중앙일보를 비롯한 세계 7개국 기자들이 참여했다. [인스타그램]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이 언제 어디에 있든 간에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모세리 CEO는 "감염 상황이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에서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모두 사용량이 두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거짓 정보도 그만큼 빠른 속도로 확산된다는 것. 모세리 CEO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표백제를 먹으면 빨리 나을 수 있다'는 거짓 정보를 봤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영국 BBC의 로리 셀렌 존스 기자는 '5G(5세대) 이동통신이 코로나19를 유발했다'는 가짜 뉴스를 언급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중국에서 처음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결국은 그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한 5G 이동통신의 전파와 관련이 있다는 가짜뉴스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돌았다.

이에 대해 모세리CEO는 "우리는 잘못된 사진과 영상들을 찾으면 즉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삭제하고 있다"며 "잘못된 정보를 삭제하고 정확한 정보와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 소셜미디어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선 거짓 정보가 사람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정신 건강을 해롭게 한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한 검색어를 입력하면 국가별 보건당국 메시지, 보건기구 공식 계정이 가장 먼저 뜬다. 신뢰도 높은 정보만 공유하자는 차원에서다.

코로나19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는 이용자에게 WHO 및 국가별 보건당국의 안내 메시지가 우선 노출된다. [인스타그램]

코로나19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는 이용자에게 WHO 및 국가별 보건당국의 안내 메시지가 우선 노출된다. [인스타그램]

유력 정치인이나 유명 연예인이 가짜뉴스의 확산 통로가 된다면, 이마저도 인스타그램이 통제할 수 있을까. 브라질 유력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의 브루노 로마니 기자는 "인스타그램에서 엄청난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들도 거짓 정보를 서슴없이 내뱉는다"며 "브라질 극우주의 정치인들은 코로나19를 '차이니즈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등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고 전했다. 모세리 CEO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는 사람들은 (사회에)해롭다"며 "유명인의 계정이든 아니든 간에 잘못된 정보는 다 삭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모세리 CEO는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가 락다운(lockdown·이동 통제)이 되면 사용자들이 DM(메시지)과 라이브 기능을 더 활발하게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봉쇄 기간동안 400만명 이상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andrà tutto bene)’, ‘나는 집콕 중 (io resto a casa)’ 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글을 올리고 서로를 위로했다.

인스타그램 같이보기(코워칭) 기능. 인스타그램 앱으로 영상 통화 시 ‘Co-watching(같이 보기)’ 기능을 사용해 친구와 동시에 게시글을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같이보기(코워칭) 기능. 인스타그램 앱으로 영상 통화 시 ‘Co-watching(같이 보기)’ 기능을 사용해 친구와 동시에 게시글을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고립된 사람들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인스타그램은 이번 주부터 '다같이 함께'할 수 있는 기능을 늘리고 있다. 영상통화 기능을 이용해서 연결된 친구들과 함께 인스타그램 포스트를 보는 '코워칭(co-watching·같이 보기)' 기능이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연결돼 있다는 안도감을 주자는 취지다. 최대 6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은 '집콕 중' 스티커를 짧은 영상(스토리 기능)에 붙여 근황을 전할 수 있다. 내가 팔로우하는 사람들 중 누가 '집콕' 중인지 한 데 모아서 볼 수도 있다.

글로벌 매체 기자들은 한국의 방역 노하우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 기자는 한국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한 사례를 언급하며 "인스타그램이 이런 기능을 개발할 생각은 없냐"고 물었다. 그러나 모세리CEO는 "사람들의 동선을 파악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은 또다른 공포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며 부정적으로 답했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 [인스타그램]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 [인스타그램]

아담 모세리는 2018년 10월부터 마이크 크리거와 케빈 시스트롬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를 뒤이어 인스타그램을 이끌고 있다. 모세리는 CEO로 선임되기 전 인스타그램 제품 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바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모바일 앱 디자인 부서, 뉴스피드와 엔지니어링 팀을 관리하는 제품 관리 부서를 거쳐 뉴스피드 부문의 대표를 역임했다. 뉴욕대에서 정보 디자인과 미디어를 전공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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