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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치과 치료, 여러 병원 발품 팔아야 하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14)

태어나서 처음 겪는 판데믹 코로나19 상황에서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생각이 현대 의학으로도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는 질병이 있구나 하는 거였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감기에 걸리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열 좀 오르고, 목 좀 붓고, 기침 좀 하다가 괜찮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감기 바이러스와 같은 부류인 이 코로나바이러스는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사라지지 않고 벌써 수개월째 전 인류를 대상으로 막강한 힘을 드러내고 있으며 수많은 의료진이 힘쓰고 있지만, 아직도 언제 종식될지 모릅니다. 또 확진이 되면 치료약이 있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전파하지 않도록 격리하고 그 사람의 신체 상태에 따라 대증요법으로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전부인 것 같으니, 인간의 무기력과 현대 의학의 한계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각 개인이 몸 상태를 잘 알고, 스스로 공부하고 면역을 키우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합니다.

저는 10여년 전 암을 겪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나 자신이 현대 의학을 공부했고,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하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당연히 암은 치료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혹시 암이 오진이 아닐까 하는 기대로 여러 병원에 다녔을 때 그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치료법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갈림길에 서게 되었습니다.

어떤 병원에서는 선 방사선 치료를 한 후 수술을, 또 다른 병원에서는 항암 치료를 먼저 해 종양의 사이즈를 줄인 후에 수술을, 인지도 있는 또 다른 병원에서는 개복수술이 아닌 복강경 수술을 권했습니다. 많은 경우의 수가 생긴 것이었습니다. 가뜩이나 암 선고를 받아 무너지는 마음에 더욱 혼란을 더했습니다. 결국 지인의 도움으로 나를 돌아보고 그 다양한 치료법 중 내 상황에 맞다고 판단된 치료법을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다행히 그것이 맞았는지 현재 이전보다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충치와 외상으로 부러진 치아를 치료 할 때는 다양한 시술법과 재료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pexels]

충치와 외상으로 부러진 치아를 치료 할 때는 다양한 시술법과 재료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pexels]

그렇다면 치아에 문제가 생겨 치과를 방문해 치료받을 때는 그 증상과 상태에 한 가지 치료법만 존재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치료술식이라고 하더라도 사용하는 재료가 다양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전 글에서 어떤 치과에서 관리받는 것이 좋은가라는 주제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론은 결국 본인에게 가장 좋은 치과는 인터넷에 많이 검색되는 치과도, 지인이 좋다고 권하는 치과도, 길 가다가 간판이 눈에 들어오는 치과도 아니고, 본인이 치과 관리에서 바라는 것(친절도, 청결도, 의료진의 스펙, 치료비 등)에 맞는 치과라는 것입니다. 치과 치료에 사용되는 재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치과의 3대 질병은 치아우식증(충치), 치주질환(풍치), 부정교합(덧니 등)입니다. 그중 치아 치료를 하는 경우는 충치이며, 그 외에도 외상에 의해 치아가 부러진 경우가 있겠습니다. 충치와 외상으로 부러진 치아를 치료할 때는 다양한 시술법이 있고 재료를 다르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상 정도가 경미한 경우 술식도 간단하고 치료시간도 짧지만, 범위가 넓은 경우 치과의사가 직접 시술하는 과정도 길어지고, 재료도 내구성이 더 강한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치료가 잘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치료부위의 색이 환자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계속 마음에 걸릴 것이므로 치료 전에 자세히 설명을 환자에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개 환자는 ‘내 상태는 치과에서 가장 잘 알 것이므로 알아서 가장 좋은 방법으로 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맡깁니다. 그렇게 치료 후 모든 부분이 만족스럽다면 다행이지만, 많은 경우 치료 후에 처음 환자가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아 분쟁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치아우식증에 적용되는 치료법은 충전(충치를 긁어내고 생긴 구멍에 재료를 채움), 인레이(구멍에 채우는 재료를 인상채득으로 음형을 만들어 기공소에서 형태를 만들어 접착), 크라운(이상이 심해 충전이나 인레이등으로 회복이 힘들거나 신경치료로 치아가 약해진 경우 튼튼하게 씌움) 등입니다. 외상으로 부러진 치아를 회복하는 술식은 빌드업(재료를 접착시켜 형태회복), 라미네이트(파절이 중증도정도일 때 바깥쪽만 얇게 붙이는 방법), 크라운 등이 있습니다.

치과의료진도 각자의 개인취향과 추구하는 치료의 방향성이 모두 다르고, 한가지를 중점적으로 권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한 치과에서 제시받은 치료계획을 전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진 pxhere]

치과의료진도 각자의 개인취향과 추구하는 치료의 방향성이 모두 다르고, 한가지를 중점적으로 권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한 치과에서 제시받은 치료계획을 전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진 pxhere]

사용되는 재료는 아말감, 레진, 글라스아이오노머, 포셀린, 지르코니아 등이 있습니다. 이들 치료법과 재료가 환자 상태에 맞게 조합돼 치료가 진행되는데, 많은 경우 두 가지 이상의 치료법이 있을 수 있어 환자의 선택이 필요합니다. 치과 의료진도 각자의 개인 취향과 추구하는 치료의 방향성이 모두 다르고, 한 가지를 중점적으로 권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한 치과에서 제시받은 치료계획을 전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간단하고 경미한 치료는 어느 치과에서도 차이가 없겠지만 광범위하고도 많은 치아에 파급되는 치료는 일단 치료를 시작하면 기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환자 본인이 원하는 대로 치료받으려면 몇 군데의 치과 치료계획을 비교·분석한 다음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치과를 정했다면 치료 방법, 재료 중 환자 스스로 정해야 하는 부분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를 미리 연구하기를 권합니다.

다음 회에서는 각각의 치료법과 재료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분당예치과병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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