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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공천 힘겨루기, 민경욱 두 번 죽었다 살아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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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왼쪽 셋째)가 25일 관훈토론회에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그는 토론 뒤 김종인 카드에 대해 ’무산된 바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왼쪽 셋째)가 25일 관훈토론회에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그는 토론 뒤 김종인 카드에 대해 ’무산된 바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

25일 민경욱 통합당 의원(인천 연수을)이 또 죽었다 살아났다. 컷오프됐다가 당 최고위의 재의 요구에 따라 치러진 경선에서 민현주 전 의원을 꺾고 전날 승리, “사지(死地)에서 돌아왔다”던 그의 공천이 이날 공천관리위에 의해 무효가 됐다. 하지만 심야 최고위에서 다시 ‘공천 무효’ 결정을 무효화했다. 26일부터 후보 등록인 만큼 최종 확정이다. 민 의원으로선 두 차례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되살아온 셈이다.

최고위 경주 등 4곳 공천 취소하자 #공관위, 반발하다 결국 교체 수용 #대신 “홍보물 허위” 민경욱 낙천 #한밤 최고위서 민경욱 다시 부활

통합당 지도부가 이날 오전 6시 30분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공천관리위가 결정한 네 곳(부산 금정, 경주, 화성을, 의왕-과천)의 공천을 취소한 여파였다. 이석연 공관위원장 대행은 최고위 결정 직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최고위가 당헌·당규에 어긋나는 초법적 권한을 행사했다.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결정이다. 원칙이 무너졌다”고 반발했다.

공관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부산 금정(김종천 영파의료재단 병원장→원정희 전 금정구청장)과 경주(박병훈 전 경북도의회 운영위원장→김원길 통합당 중앙위원회 서민경제분과위원장)의 후보를 교체했다. 각각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하고 김석기 의원이 컷오프된 지역구다. 당 관계자는 “금정은 김세연 의원의 사천(私薦) 논란, 경주는 후보자 신상 문제가 있었다. 나머지 지역은 경쟁력 면에서 주변에서 불만이 많았던 곳”이라고 주장했다.

공관위는 대신 최고위가 요구하지 않았던 인천 연수을 공천을 무효로 하고 다시 민현주 전 의원을 공천했다. 인천시 선관위가 전날 민경욱 의원의 선거 홍보물에 허위사실이 포함됐다고 인정한 게 공관위가 밝힌 결정 번복 사유다. 당 안팎에선 황 대표에 대한 공관위의 ‘무언의 반격’이란 말이 나온다.

최고위에선 그러나 민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최고위가 의결한 걸 공관위가 번복한 건 권한을 넘은 것”이라고 했다. 부산 금정과 경주에 대해선 26일 여론조사 경선을 하기로 했다. 화성을엔 임명배 전 당협위원장, 의왕-과천엔 신계용 전 과천시장을 공천했다.

이런 가운데 황교안 대표는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총선 목표 의석을 “과반”이라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수처법 등 잘못된 입법에 대해 고쳐야 한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을 합쳐서 과반은 얻어야 한다”면서다. 전체 300석 중 150석을 염두에 둔다는 의미다. 미래한국당의 목표치는 20석(전체 47석)이라고 한다.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와 갈등을 빚은 뒤, 새로 비례대표 명단이 작성된 데 대해 “‘바지사장’(한 전 대표)이 말을 안 들어서 바꾼 것이냐”는 질문에는 “바지사장이라면 자매정당 간 협력이 원활하게 돼야 했는데 그렇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바지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선대위 합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토론회 후 관련 질문을 받곤 “무산된 바 없다. 논의 과정에 있었던 것”이라며 “우리가 문재인 정권과 싸워 이기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인력이 함께 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김 전 대표는 이날 “내가 통합당 선대위에 합류할 가능성은 100분의 1”이라고 했다.

한영익·김기정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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