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배 민생당 의원이 25일 21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생당 후보로 수도권에 출마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당을 옮겨가면서까지 (재선 도전) 하는 것은 소신에 맞지 않는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불출마 선언은 별도의 입장문이나 공식 발표 없이 후원자 1000여명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로 대신했다. 채 의원은 이날 오후 “저는 이번 4·15총선에 불출마한다”며 “지금 제가 몸담고 있는 당의 상황과 여야 모든 정당의 공천 난맥상은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라는 메시지를 발송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이번 총선에는 나서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것이 더 크게 책임지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채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가 이끌던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그는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등 시민사회단체를 거쳐 국민의당 공정경제 태스크포스(TF)팀장으로 활동하며 2016년 당시 비례 6번을 받았다. 이후 국민의당이 분열하면서 바른미래당, 민생당으로 당적이 바뀌었다. 지난 1월에는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모두에게 실망했다”며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직을 자진 사퇴했다.
그는 이날도 현 민생당 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통화에서 “셀프제명과 그에 따른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한국 정치사에 남기지 말아야 할 큰 오점이었다. (해당 의원들이) 진즉 과감하게 탈당하고 다른 당에서 지역구 출마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원직을 버리지 않고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은 욕심”이라고도 했다. 이어 비례대표 재선을 하려는 제3지대 일부 의원들에 대해 “정치 신인, 또 다른 전문성 가진 사람들의 진출 통로를 기득권 현역이 막는 것”이라며 "자신의 재선을 위해 비례대표를 활용하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20대 국회의원 임기는 5월 29일 끝난다. 채 의원은 “임기 만료 전에 남은 후원금을 보다 의미 있게 취약계층(장애인·노인·아동·여성) 지원에 쓰기로 했다”고 후원자들에게 밝혔다. 3월 초 단체 두 곳에 마스크 구매 비용 등을 기부한 데 이어 오는 5월 학대피해 아동 보호사업, 저소득가정 여학생 위생용품 지원사업 등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한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