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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올림픽 연기로 한숨 돌리나 했더니...2021년엔 WBC에 올림픽

중앙일보

입력

마스크를 쓰고 청백전 경기에 나선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연합뉴스]

마스크를 쓰고 청백전 경기에 나선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연기됐다. 개막이 늦춰져 고민하던 프로야구도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2021년엔 WBC와 올림픽, 두 개의 국제대회를 치르는 과제도 생겼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4일 2020 도쿄올림픽을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연내 개최는 어려워졌다. KBO리그 입장에선 나쁠 것 없는 소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늦춰진 상황에서 정규시즌 일정을 치를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올림픽 휴식기(7월 24일~8월 10일)가 사라져서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시즌 일정을 소화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KBO와 10개 구단이 정규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르길 원한다. 이유는 역시 '돈'이다. 경기수가 줄어들면 입장수입, 중계권료 등 수입이 줄어든다. 반면 지출은 크게 줄지 않는다. 구단 운영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선수 연봉을 포함한 인건비다. 경기수가 줄어도 이 비용은 줄지 않는다.

여전히 144경기를 모두 치르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KBO는 24일 이사회를 통해 정규시즌 개막을 4월20일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KBO가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시즌 종료일은 11월 중순이다. 류대환 총장은 "11월 평균기온을 확인해보니 20일 이후엔 영하로 내려간다. 선수와 관중을 위해서도 그 전에 시즌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역산해보면 늦어도 10월 중순까지 정규시즌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정규시즌을 마치는 데는 193일(3월 23일~10월 1일)이 소요됐다. KBO는 더블헤더 및 우천취소시 월요일 경기를 치러 이 기간을 줄일 계획이다. 류대환 총장은 "올시즌부터 등록엔트리를 확장(27명→28명)했기 때문에 더블헤더도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했다. 올스타전을 열지 않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다. 지금까지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지만, 비상사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조치가 아니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도쿄올림픽 티켓을 따낸 야구 대표팀. [연합뉴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도쿄올림픽 티켓을 따낸 야구 대표팀. [연합뉴스]

물론 올림픽 연기가 호재인 것만은 아니다. 2021 WBC와 도쿄올림픽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메이저리그가 주최하는 WBC는 내년 3월 개최될 계획이다. 올림픽은 여름 이전에 열린다. WBC는 메이저리그 선수 출전도 가능하지만 올림픽은 아니다. 두 대회 모두 정예 멤버로 내보내기는 쉽지 않다.

김경문 국가대표팀 감독의 임기도 결정해야 한다. 김 감독의 계약기간은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인 올해 10월까지였다. 그러나 올림픽 연기로 자연스럽게 계약기간 조정이 필요해졌다. 류대환 총장은 "아직까지는 KBO리그 정규시즌 일정이 우선과제다. 국제대회들은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천천히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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