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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금 '방구석 클럽' 대흥행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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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문 열었던 韓클럽, 역대급 호황

정부 지차제 휴업 권고에도 유명 클럽은 성황리에 영업 중이다. 클럽거리에선 젊은이들이 여전히 입장을 대기하고 있다. 심지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담배를 피우거나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한다. 한국 클럽거리의 실태이다. 하지만 중국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에서 춤을 춘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디제잉 라이브 방송을 키고 클럽 분위기를 즐긴다. 이른바 '방구석 클럽'인 셈이다.

모바일로 즐기는 클럽 흥행

 사람들이 디제잉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 [사진 치루완보(齐鲁晚报)]

사람들이 디제잉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 [사진 치루완보(齐鲁晚报)]

모바일 화면에 여러 사람들이 미친듯이(?) 몸을 흔드는 모습이 보인다. 화면만 보면 광란의 댄스파티를 방불케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 유행하고 있는 게임일까. 아니다. 디제잉 한 번에 수백위안의 팁이 쏟아지는 ‘온라인 클럽’의 모습이다.

베이징 클럽 ONE THIRD의 라이브방송 화면 [사진 소후닷컴]

베이징 클럽 ONE THIRD의 라이브방송 화면 [사진 소후닷컴]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ONE THIRD라는 클럽도 모바일 어플에서 디제잉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클럽 관계자는 화하시보(华夏时报)와 인터뷰에서 우한 봉쇄 보도를 들은 후, 이후 사태를 예견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준비한 게 바로 ‘온라인 댄스파티’이다.

이들은 곧장 온라인 기업 왕이(网易) 산하의 생방송 플랫폼에 계정을 개설했다. DJ가 아무도 없는 클럽에서 디제잉 하는 모습을 라이브방송으로 보여준다. 마치 바로 앞에 클러버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디제잉 한다. 라이브 참여자들은 클럽에 가지 않고 '집'에서 춤을 춘다. 카메라를 켜서 디제잉에 맞춰 춤추는 자신의 모습을 인증하기도 한다.

[사진 화하시보(华夏时报)]

[사진 화하시보(华夏时报)]

첫 방송이 성공하자 더우인(抖音; 틱톡)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한다. 하루 5시간 라이브 방송 한 날, 참여자수는 121만3천여명을 돌파했다. 온라인 팁(다샹; 打赏)을 인민폐로 환산하면 193만위안(약 3억3천만원)을 넘는다. 해당 수익은 플랫폼과 나누는데 인기가 많은 라이브주보는 최대 50%를 갖는다. 당일 수익이 못해도 한화 1억7천만원정도 된다는 소리다.

하루에 억대 수익을 벌어들였지만, 오프라인 영업일 기준 최소 1000명의 손님을 받는 클럽 입장에선 적은 액수이다. 그럼에도 많은 클럽들이 점점 생방송을 늘리는 추세다. 장기화 된 코로나 사태에 제로 수익보단 낫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윈벙디(云蹦迪; 클라우드 클럽)’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서도 공유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상하이의 유명 클럽 TAXX도 더우인에서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4시간동안 더우인 라이브방송 차트 1위를 재패하며 70만위안(약1억2천만원)을 벌었다.

상하이에 위치한 클럽 TAXX의 라이브 화면 [사진 THE PAPER 〈 赶走焦虑,年轻人发明了’云蹦迪“〉 방송화면 캡처]

상하이에 위치한 클럽 TAXX의 라이브 화면 [사진 THE PAPER 〈 赶走焦虑,年轻人发明了’云蹦迪“〉 방송화면 캡처]

온라인 클럽의 인기는 라이브 플랫폼의 성장을 시사한다.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의 생활 반경이 '집 안'으로 축소된 게 주요 원인이다. 넘치는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집 안에서 디스코를 추는 클러버들의 열정은 온라인 클럽의 흥행 시기를 앞당겼다. 피트니스 센터에 가지 못해 집 안에서 운동하는 온라인 피트니스 프로그램이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 외에도 온라인 라이브방송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가 대거 등장했다.

콘서트 열기 그대로 옮긴 온라인 콘서트

〈스트로베리 콘서트〉를 대체한 이번 콘서트는 온라인으로 뮤지션들이 각자 집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을 생중계 한다. [사진 시과스핀(西瓜视频)]

〈스트로베리 콘서트〉를 대체한 이번 콘서트는 온라인으로 뮤지션들이 각자 집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을 생중계 한다. [사진 시과스핀(西瓜视频)]

20여개 도시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봄맞이 콘서트 〈스트로베리 콘서트〉는 전면 취소되었다. 코로나의 장기화가 주요 원인이다. 팬들의 아쉬움에 운영진들은 콘서트 현장을 ‘온라인’으로 옮겼다. 콘서트는 7일동안 82팀의 뮤지션이 각자 ‘집’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방송 첫날 40분만에 100만명이 라이브방송에 참여했다. 진르터우탸오(今日头条), 시과스핀(西瓜视频) 등 라이브방송이 가능한 대표 플랫폼과 협업한 결과이다.

집에서 자유롭게 진행하는 공연도 의미 있지만, 무엇보다 거리감 느껴지던 뮤지션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환영 받았다.

평소 '중국판 킴 카다시안'이라 불리는 뮤지션 완니다(万妮达)는 이번 온라인 콘서트를 통해 평소 털털한 모습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 텅쉰왕(腾讯网)]

평소 '중국판 킴 카다시안'이라 불리는 뮤지션 완니다(万妮达)는 이번 온라인 콘서트를 통해 평소 털털한 모습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 텅쉰왕(腾讯网)]

TV 방송들도 클라우드 환경을 이용해 방송을 진행한다. 현장이나 세트장 촬영이 필수인 드라마보단 주로 예능에서 클라우드 방송을 활용한다. MC만 세트장에 등장해 온라인으로 출연진들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다른 출연진들은 각자 생활하는 곳에서 자유로운 모습으로 방송 한다. 음악방송은 현장 녹화를 취소하고, 여러 스튜디오에서 소수 인원으로 나누어 촬영 후 차례로 송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코로나가 바꿔놓은 새로운 방식의 방송진행이다.

후난위성(湖南卫视)의 예능프로그램 〈톈톈샹상(天天向上;천천향상)〉에서는 클라우드방식을 활용해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진행자만 스튜디오에 나와서 전반적인 방송 진행을 이끌고, 다른 출연진들과 온라인으로 연결해 방송하는 식이다. [사진 치루완보(齐鲁晚报)]

후난위성(湖南卫视)의 예능프로그램 〈톈톈샹상(天天向上;천천향상)〉에서는 클라우드방식을 활용해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진행자만 스튜디오에 나와서 전반적인 방송 진행을 이끌고, 다른 출연진들과 온라인으로 연결해 방송하는 식이다. [사진 치루완보(齐鲁晚报)]

이 외에도 온라인 상에서 관람 가능한 박물관이나 미술관 전시, 온라인 재판, 온라인 부동산, 온라인 모터쇼 등 라이브방송 플랫폼을 활용한 방송이 인기다. 버퍼링 같은 기술적 문제나 호응하는 방청객이 없어 진행이 지루할 수 있는 점 등 시각적 문제도 존재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라이브방송 붐을 촉진한 것은 틀림없다.

한국도 라이브방송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V라이브나 유튜브를 기반으로 슬슬 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언론을 의식한 한국의 유명 클럽도 유튜브에 발을 내딛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국은 아직 중국만큼 라이브방송이 활발하지 않지만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비즈니스모델 변경은 예견된 수순이다. 각 업계가 어떻게 '한국식모델'로 현재 상황을 극복할지 궁금하다.

글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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