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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역설…미ㆍ중ㆍ유럽의 대기질은 좋아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23일 프랑스 파리의 관광명소인 개선문 앞이 텅 비어있다. 하늘은 유난히 파랗다. [AFP=연합뉴스]

지난 23일 프랑스 파리의 관광명소인 개선문 앞이 텅 비어있다. 하늘은 유난히 파랗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역설일까. 신종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지역일수록 공기 질은 좋아졌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데이터분석업체에 의뢰해 위성사진을 비교·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뉴욕ㆍ시애틀ㆍ시카고ㆍ로스앤젤레스(LA) 등 대도시권에서 이산화질소량이 50% 이상 감소하면서 대기 질이 상승했다고 한다. 격리 조치로 승용차와 트럭 등의 교통량이 줄어들면서 생긴 결과라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중국의 공기 역시 더 깨끗해졌다. 영국 가디언은 유럽우주기구(ESA)의 측정 결과라면서 유럽 산업단지의 이산화질소의 농도가 최근 6주간 격감했으며,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상당히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의 타격이 유독 심각한 이탈리아 북부의 경우는 이산화질소 농도가 40% 이상 크게 줄었다고 한다. 가디언은 “전 지구가 의도하지 않은 ‘저탄소 경제’ 실험을 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지난달 출근길의 대구 지하철. 내부가 한산하다. [뉴스1]

지난달 출근길의 대구 지하철. 내부가 한산하다. [뉴스1]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분석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가 처음 발견된 중국 우한(武漢) 등 중국 중부 지방의 산업지역에서도 공기의 질이 높아졌다고 한다. NASA에 따르면 이 일대의 일산화질소 농도가 평소보다 10~30% 낮아졌다. 한국 역시 이 같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지난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텅빈 중국 황강 거리. [연합뉴스]

지난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텅빈 중국 황강 거리. [연합뉴스]

교통체증이 사라진 것도 신종 코로나의 결과라고 NYT는 보도했다. NYT는 “신종 코로나로 LA의 기업 및 학교들이 문을 닫고 운전자들도 나오지 않으면서 출퇴근 시간대 교통 체증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전했다. 교통정보 분석업체인 인릭스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오전 8시 기준 LA 110번 고속도로의 차량 운행 속도는 지난 1~2월 같은 시간대의 평균 속도보다 53%가 빨라졌다고 한다. 뉴욕 역시 신종 코로나 대응이 본격화하면서 출퇴근 시간의 차량 운행 속도가 평소와 비교해 36% 빨라졌다고 인릭스는 전했다.

NYT는 그러나 대기 질 개선 및 교통량 감소는 단기적 부수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며 앞으로 본격화할 경기 침체 및 실업률 증가 문제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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