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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험 없는 ‘방콕’···中우한 벚꽃중계 229만명 동시접속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소 수그러든 중국이지만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은 모양새다. 직장인들의 재택근무는 물론이고 취업·여가활동 등이 모두 온라인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중국인들의 생활 패턴을 바꿔놓은 것이다.

'방구석'박물관 관람도...中 50여곳 무료개방

중국 저장해양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기업과 온라인으로 면접을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저장해양대학 홈페이지]

중국 저장해양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기업과 온라인으로 면접을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저장해양대학 홈페이지]

23일 CCTV 등 중국 매체를 종합하면 상급 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물론, 대졸자 취업 등 대부분의 활동이 비대면 방식인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전역에서 미술·음악·체육 등 예체능계 전공으로 면접을 봐야 하는 학생은 115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학생들은 면접관 앞에서 자신이 준비한 실기 과제를 발표하는 대신, "작품 포트폴리오는 모두 인터넷으로 제출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대졸 취업자의 면접도 비(非)대면이 대세다. 중국판 구글로 불리는 인터넷 기업 바이두도 필기시험·면접 등 채용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집단 면접이 어렵다 보니, 학생 하나하나를 면접하는 상황이다. 온라인 면접 기간만 3월 중순~4월 중순에 달한다. 중국 유명 동영상 사이트인 비리비리(哔哩哔哩) 역시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일대일 인터넷 면접을 진행했다.

바이두에서는 모든 채용을 온라인 상에서 진행하고 있다. [출처: 바이두 홈페이지]

바이두에서는 모든 채용을 온라인 상에서 진행하고 있다. [출처: 바이두 홈페이지]

올해 성균관대를 졸업할 예정이었던 중국인 유학생 장리 씨는 현재 우한에 있는 조부모님 댁에 머물면서 온라인으로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원래는 그룹 면접으로 봐야 하는 것이 한 명 한 명 인터넷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바뀌어 온라인 면접을 최근 봤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적인 근무 체계에 변화가 온 이상, 신입사원이 합격한 회사 사무실에서 일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리 씨는 "면접본 회사 중에는 합격 통지 날짜도 알려주지 않은 곳도 있다"면서 "언제 합격발표가 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두의 채용 전 과정이 대면이 아닌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 19의 영향 때문이다. '線上(线上)'이라는 것은 온라인 상에서 이뤄진다는 의미다. [출처: 바이두]

바이두의 채용 전 과정이 대면이 아닌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 19의 영향 때문이다. '線上(线上)'이라는 것은 온라인 상에서 이뤄진다는 의미다. [출처: 바이두]

벚꽃도, 박물관도 온라인으로 

코로나19로 영향을 받은 건 취업활동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봄꽃놀이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중국 우한대학교 캠퍼스 벚꽃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릴 것을 염려해 '방구석 벚꽃 중계'가 등장했다.

우한 대학의 봄꽃이 아름답지만 사람들이 직접 벚꽃을 감상하러 갈 경우, 인파가 몰리면서 바이러스 전파가 일어날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상춘객들이 직접 가서 꽃을 보지 않고 온라인 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벚꽃 중계가 일어나고 있다. [출처: 인민일보 웨이보]

우한 대학의 봄꽃이 아름답지만 사람들이 직접 벚꽃을 감상하러 갈 경우, 인파가 몰리면서 바이러스 전파가 일어날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상춘객들이 직접 가서 꽃을 보지 않고 온라인 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벚꽃 중계가 일어나고 있다. [출처: 인민일보 웨이보]

중국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이 캠퍼스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지난 16일부터 약 10일간 벚꽃이 피는 모습을 매일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SNS)에 무료로 생중계하고 있다. 중계시간은 10시~16시까지다.

이 벚꽃 생중계는 한때 동시 접속자가 229만명이 몰리는 등 관심을 끌었다.

한편 지난 19일 우한시의 벚꽃 명소 중 하나인 동후(東湖)가 의료진을 위해 특별히 무료 개방됐다. 일반인들의 이동은 허용되지 않는 가운데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 의료진들만 잠시 방호복에서 벗어나 벚꽃을 감상했다.

고궁을 직접 들어가서 관람하는 것처럼 VR 기술을 이용해 유물을 소개하는 중국 고궁 박물관 [출처: 중국 고궁 박물관 홈페이지]

고궁을 직접 들어가서 관람하는 것처럼 VR 기술을 이용해 유물을 소개하는 중국 고궁 박물관 [출처: 중국 고궁 박물관 홈페이지]

박물관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긴 가운데 정부가 나서 유명 박물관 전시회를 온라인에서 무료로 접하도록 조치했다. 지난 1월부터 잠정 폐쇄에 들어간 중국 고궁박물관은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활용해 입구서부터 전시회에 들어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한 '디지털 박물관'을 운영 중이다.

중국국가박물관(이탈리아에서 반환된 중국 문물전), 중국 부녀아동박물관('가화만사성' 전시회)은 물론, 톈진·허베이·산시·내몽고 박물관 등에서 기획한 50여개 전시회가 디지털상에 공개되어 있다. 50개 전시회는 1차 공개이며 향후 전시회들이 추가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고궁 박물관의 보석전에 진열된 보석. [출처: 중국 고궁 박물관]

고궁 박물관의 보석전에 진열된 보석. [출처: 중국 고궁 박물관]

고궁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보석전. 인터넷 상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출처: 중국 고궁 박물관 홈페이지]

고궁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보석전. 인터넷 상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출처: 중국 고궁 박물관 홈페이지]

한편 베이징 유명 관광지인 바다링(八達嶺) 만리장성과 베이징 동물원 등 일부 관광지는 24일부터 재개장에 들어간다.

환구망(環球網)은 24일부터 바다링 만리장성의 일부 구간이 외부에 개방된다고 보도했다. 방문을 원하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하루 전 예매를 해야 한다. 단, 입장객 수는 최대 수용 인원의 30%로 유지할 방침이다. 코로나19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차원에서, 일시에 사람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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