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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후각·미각 기능 상실했다면 코로나19 감염 징후"

중앙일보

입력

23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앞에 의료진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벽면 가득 붙어 있다. 뉴시스

23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앞에 의료진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벽면 가득 붙어 있다. 뉴시스

갑작스러운 후각·미각 기능 감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징후라는 주장이 나왔다. 발열과 기침 등 기존에 알려진 코로나19 증상과 다른 내용이라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영국 의료진들은 후각과 미각 기능을 갑자기 잃었다면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자가격리에 들어갈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클레어 홉킨스 영국 비(鼻)과학회장(교수)은 "냄새를 맡는 기능이 떨어진다면 코로나19 감염 징후일 가능성이 높다"며 "전파를 막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자가격리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니르말 쿠마르 영국 이비인후과의사협회장도 "후각 상실로 코로나19를 선별할 수 있다"면서 "기침이나 열이 없어도 후각과 미각을 잃는다면 바이러스가 환자의 코에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홉킨스 교수와 쿠마르 회장은 공동 성명을 내고 "의료진은 냄새 기능을 잃은 환자들을 치료할 때 개별 보호장비를 반드시 착용하라"고 촉구했다. 환자가 코로나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고 바이러스가 코와 목구멍에서 자기복제를 한 뒤 재채기를 일으켜 의사를 감염시킬 위험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영국 이비인후과 의사 2명은 이런 경로로 감염돼 중중 상태다. 중국 우한에서도 코로나19 발생 초기 이비인후과 의사 여러 명이 감염에 노출돼 사망한 사례가 있다.

세계 각국 의학자들이 내놓은 임상연구 보고서에도 관련 내용이 담겼다. 의학계에 따르면 많은 코로나19 환자들이 후각 기능 저하를 경험했다. 한국에서는 경증 환자 2000명 가운데 30%가, 독일의 경우 확진자 3분의 2가 후각 상실을 느꼈다.

이탈리아 의료진은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맛과 냄새가 느껴지지 않으면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고 결론 냈다. 미국 이비인후과학회는 웹사이트를 통해 알레르기나 부비동염이 없어도 후각 상실 증상을 보이면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한다는 소견을 공지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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