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돕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북한의 ‘과감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까지는 김 위원장 수행원들 마스크 착용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부터 마스크 사라져 #"주민 코로나19 공포심 덜고, 청정국 강조"
미국이 북한의 열악한 보건ㆍ의료 현실을 고려해 신종 코로나를 매개로 북ㆍ미 대화 재개를 모색하거나 상황을 관리하려는 분위기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 19 청정’을 강조하는 분위기여서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북한은 주민들을 향해선 신종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을 유지토록 고삐를 죄면서도, 최근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수행하는 인물들은 마스크를 하지 않은 모습이 연이어 포착됐다.
정부 당국자는 23일 “김정은 위원장이 21일 전술 유도무기 발사와 서부 대연합부대의 포사격 대항경기대회를 참관했다”며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에는 과거와 달리 수행원들이 마스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수행하거나 현지에서 영접하는 관계자들이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며 “최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배경을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북한의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22일 자 보도에서 전술 유도무기 발사 현장 사진 10장과 포사격 경기대회 사진 20장을 공개했는데, 김 위원장과 거의 어깨를 맞대고 있는 인물조차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12일 진행된 포사격 경기대회 장면과 대조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신종 코로나가 유행하자 공개활동을 대폭 줄이다 지난달 말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그런데 지난 12일까지는 김 위원장 주변 인물들이 모두 마스크를 하다 지난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부터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마스크가 사라진 것이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 당국은 개학을 연기하고, 기업과 공장 등에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업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김 위원장 수행 인원들이 마스크를 벗어 던진 건 코로나 19의 청정국임을 강조해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고 주민들의 우려를 줄이는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진 교수는 이어 “국제사회에도 이를 과시함으로써 미국이 북한에 대한 보건의료 지원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일회성 지원보다는 미국과의 관계 복원을 위한 정치·외교·경제 분야에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뜻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