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겨우내 떨어진 면역력·기력, 예부터 귀한 약재로 채우세요

중앙일보

입력 2020.03.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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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의 효능

요즘 같은 환절기엔 아침저녁 일교차가 심한 데다 생체리듬이 깨지기 쉽다. 급격한 체력 저하로 활력을 잃어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겨우내 면역력과 기력이 떨어진 사람은 몸을 잘 다스려 질병 예방에 나서야 한다. 예부터 ‘침향’은 기력이 쇠하고 활력이 떨어진 몸을 보완하는 데 쓰였다. 여러 전통 의학서에 침향의 효능이 기록돼 있을 정도로 건강상 이로움이 많다.

한·중 전통 의학서들 효과 인정
최근엔 새 효능도 속속 밝혀져
식약처 안전성 입증한 제품 나와

침향은 침향나무에 상처가 났을 때 분비되는 수지(樹脂·나뭇진)가 오랜 시간 굳어져 덩어리가 된 것을 말한다. 수지는 나무가 세균·곰팡이 등 상처 감염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고 회복하기 위해 분비하는 점도 높은 액체다. 이 수지가 짧게는 10~20년, 길게는 수백 년을 견뎌내고서야 침향을 얻을 수 있다. 침향나무 목재는 하얗고 연한 빛깔이지만 침향은 지나온 세월만큼 어둡고 단단한 형태를 띤다. 침향은 향유고래의 용연향, 사향노루의 사향과 함께 세계 3대 향으로 꼽힌다. 여러 전통 의학서에 침향이 귀한 약재로 취급 받아온 이유다. 불교 경전 『중아함경』에는 “향 중에서 오로지 침향이 제일”이라고 기록돼 있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에 기록 

무엇보다 침향은 건강상 가치가 크다. 중국 송나라 의서 『본초연의』에는 “침향이 나쁜 기운을 제거하고 치료되지 않은 나머지를 고친다. 부드럽게 효능을 취해 이익은 있고 손해는 없다”고 적혀 있다. 큰 효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적다는 의미다. 또 중국 명나라 본초학 연구서 『이시진』에는 침향의 쓰임새에 대해 “상체에 열이 많고 하체는 차가운 상열하한(上熱下寒), 천식·변비, 소변이 약한 증상 등에 처방한다”고 쓰여 있다. 서초아이누리한의원 황만기 원장은 “본초학에서는 침향이 강기온중(降氣溫中)·난신납기(暖腎納氣)라고 해서 안 좋은 기를 내리고 속을 따뜻하게 할 뿐만 아니라 기운이 신장으로 모여서 단단하게 하고 잘 배출시킨다고 설명한다”고 말했다.

허준 역시 『동의보감』에서 침향의 건강 효과를 언급했다. 그는 침향의 성질에 대해 “뜨겁고 맛이 맵고 독이 없다”며 “찬 바람으로 마비된 증상이나 구토·설사로 팔다리에 쥐가 나는 것을 고쳐주며 정신을 평안하게 해준다”고 적었다.

특히 침향은 기력을 보충하고 오장육부에 활력을 되살리는 용도로 많이 쓰였다. 명나라 의서 『본초강목』엔 “정신을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켜 주며 위를 따뜻하게 하고 기를 잘 통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간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고 허리를 따뜻하게 하며 근육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제거한다”고 돼 있다. 황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침향을 기운을 잘 다스리는 약이라고 해서 ‘이기약(理氣藥)’으로 분류한다”며 “기본적으로 뭉친 기운을 잘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침향에 들어 있는 성분을 분석해 건강 효능을 확인하는 연구가 이뤄진다. 핵심 성분 중 하나는 ‘베타셀리넨(β-Selinene)’이다. 식물에서 추출한 항산화 성분으로 신장에 기운을 불어넣고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만성 신부전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 침향을 섭취하게 한 결과 식욕부진과 복통, 부종 증상이 개선됐다.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성분은 ‘아가로스피롤(Agarospirol)’이다. 아가로스피롤은 천연 신경안정제로 불린다. 침향의 독특한 향을 구성하는 물질이기도 하다. 아가로스피롤은 예민해진 신경을 이완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본초강목』에 “정신을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켜 준다”고 명시된 것도 아가로스피롤 성분 덕분이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도모해 불면증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 사례가 있다.

침향의 유황 성분은 항균 작용을 한다. 염증 억제에 도움이 되는 데다 혈액순환을 개선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설사 증상을 완화하는 등 다양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용하면 두통·복통 같은 부작용 우려 

침향을 어떻게 먹어야 효능을 제대로 누릴 수 있을까. 복용 시 주의할 점을 기억하는 게 좋다. 침향은 기본적으로 열을 내는 성질이 있다. 맛이 맵고 기운이 따뜻해 열이 많은 사람은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도 양기가 왕성한 사람에겐 침향을 잘 쓰지 않는 편이다. 과용도 금물이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복용하면 두통이나 복통, 설사와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한 번에 정해진 양만 섭취하도록 한다.

지금도 한방에서 침향은 알레르기성 질환, 신장·간 기능 강화, 천식, 변비, 위경련, 위장 통증 같은 증상에 두루 쓰인다. 또 건강 증진에 도움되는 당귀·산수유·녹용 등에 침향을 더함으로써 약효를 높여 체력을 다스리는 데 활용한다.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전성을 입증한 침향 배합 제품이 나왔다. 용법·용량을 지키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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