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축소‧은폐 논란에 휩싸였던 이란 당국이 이젠 신종 코로나를 치료하는 의료진을 영웅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일각에선 이란 정부가 신종 코로나 피해로 성난 국민의 관심을 의료진에게 돌리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산 루하니 대통령 우표 직접 공개 #“성난 국민 관심 의료진에 돌리려는 것” #치료 중 숨진 의료진엔 “순교자” 칭호
이란 정부는 신종 코로나와 싸우는 의료진의 모습을 담은 기념 우표를 제작해 공개했다고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산 루하니 이란 대통령은 국영방송 IRIB을 통해 이 우표를 직접 공개했다. 이 우표에는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의료진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란 대통령 홈페이지에는 루하니 대통령이 우표를 공개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신종 코로나를 퇴치하려는 이들의 노력을 기념하는 우표”라고 소개했다.
앞서 이란 정부는 신종 코로나를 치료하다 숨진 의료진을 “순교자”로 칭하기로 했다. 사이드 나마키 이란 보건부 장관이 제안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동의해 성사됐다.
이란에서도 감염자들을 치료하던 일부 의사‧간호사들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의료진이 갖춰야 할 방호복, 위생 장비 등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까지 이란의 신종 코로나 사망자는 1284명이고, 확진자는 1만8407명에 이른다. 키아누시 자한푸르 이란 보건부 대변인은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에서 신종 코로나로 인해 평균적으로 한 시간에 50명이 감염되고, 10분마다 1명이 숨진다”고 적었다.
한편 이란 당국은 20일 시작된 이란 새해 명절 누루즈 기간 이동 자제를 당부했다. 이동을 줄이기 위해 주요 성지들을 폐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동하는 차량으로 18일 오후부터 고속도로가 정체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