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코로나19 극복 위한 채권·증시 안정펀드 조성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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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코로나19 관련 은행권 간담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코로나19 관련 은행권 간담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주요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금융시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에 10조원 규모를 투입하고 증권시장안정펀드 조성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긴급한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에게는 1.5%대 초저금리 자금 공급을 적극 안내하는 한편,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대해선 대출 회수를 자제하기로도 했다.

김영태 은행연합회장과 산은·기은·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전북은행 등 8개 은행장들이 20일 오전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이런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자금난을 해소해 도산위험을 막는 것이 실물경제 회복과 금융안정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 공감했다.

은행권은 먼저 채권시장 안정펀드 조성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필요한 때 펀드가 적시에 집행될 수 있도록 은행권이 중심이 돼 10조원 규모 펀드 조성에 기여하기로 했다. 자금소진 추이를 봐가면서 펀드 규모 확대가 필요할 경우 증액에도 적극 협조할 것에 합의했다.

은행권은 증권시장 안정펀드 조성에도 참여한다. 은행이 우리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는만큼 주식시장 안정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9일 장중 1500포인트를 밑도는 등 크게 하락했다. 지난달 24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가 13조원 넘는 매도세를 보이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은행권은 또한 소상공인들에 대한 1.5%대 초저금리 자금 지원에 힘쓰기로 했다. 은행 상담창구에서 소상공인들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적극 안내한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진흥공담의 경영안정자금이나 기업은행의 초저금리 대출 등이 그것이다. 신용등급이 양호한 소상공인에 대해선 시중은행들이 직접 신속하게 필요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코로나19 피해로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대해선 여신(대출) 회수를 자제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서 이들 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할 때 그 효과가 유지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내달 1일부터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조치 역시 혼선이나 지연 없이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이런 조치에 대해 면책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은행의 자본건전성, 경영평가, 담당직원 내부성과 평가 등에 이러 조치가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은행의 자본건전성 제고 노력을 적극 뒷받침해준다는 방침이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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