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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급감 영화관 '안심 띄어 앉기' 등 대책 마련 안간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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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14일 미국 LA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 앞이 한산하다. 코로나 19에 타격을 입은 건 한국만이 아니다. 미국 내에 확산한 지난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도 근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AP=연합뉴스]

14일 미국 LA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 앞이 한산하다. 코로나 19에 타격을 입은 건 한국만이 아니다. 미국 내에 확산한 지난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도 근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AP=연합뉴스]

‘코로나 공포’ 속에 주말 극장 관객 수가 또다시 곤두박질쳤다. 지난 14‧15일(토‧일) 전국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19만 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관객 수가 급감한 이래 토‧일요일 합산 관객 수가 20만 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15일 하루 관객 수도 8만9000여 명으로 토‧일요일 일일 수치론 최저치였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서다.

코로나 19에 토·일 극장 관객 19만 #북미 박스오피스도 20년만에 최저

평일 일일 관객 수도 연일 하락세를 기록한 끝에 16일엔 3만6447명까지 내려앉았다. 15일까지 이번 달 보름간 관객 수는 113만 명. 지난해 3월 전체 관객 수인 1467만 명의 10%도 안 된다. 코로나 19 확산 속에 지난달 관객 수(737만 명)는 이미 영진위 집계시스템이 완비된 2011년 이후 10년간 월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금 같은 흐름이면 이번 달 관객 수가 또다시 최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19 확산의 여파로 지난 2~3월 극장 관객 수가 지난해 동기간 대비 크게 얼어붙었다. 높게 솟은 주말 관객 수도 2월 말에 접어들며 급락했다. 2019년엔 2월 초에 설연휴가 끼어 관객 수가 많았다. [나원정 기자]

코로나 19 확산의 여파로 지난 2~3월 극장 관객 수가 지난해 동기간 대비 크게 얼어붙었다. 높게 솟은 주말 관객 수도 2월 말에 접어들며 급락했다. 2019년엔 2월 초에 설연휴가 끼어 관객 수가 많았다. [나원정 기자]

극장도 직원 체온 재고 '안심 띄어 앉기'  

관객 가뭄에 시달리는 극장들은 코로나 19 비상에 앞다퉈 대책을 내놨다.

고객 접점을 줄이기 위해 조조‧심야 회차를 줄이는 탄력 상영제 및 영업시간 단축, 전 지점 손 소독제 비치,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및 최소한의 현장 인력 배치는 멀티플렉스 3사가 모두 실시하고 있다. 이미 전 지점에 대대적인 방역을 시행한 한편, 감염 피해가 큰 대구 지역 지점들은 임시 휴업에 돌입했다.

멀티플렉스 극장 '메가박스'가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16일부터 좌석 간 안전 거리를 적용한 예매 시스템을 실시했다. [메가박스 예매앱 캡처]

멀티플렉스 극장 '메가박스'가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16일부터 좌석 간 안전 거리를 적용한 예매 시스템을 실시했다. [메가박스 예매앱 캡처]

이에 더해 메가박스는 16일부터 ‘안심 더하기(띄어 앉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맞춰 홀수열 좌석 예매를 시스템에서 제한해 영화 관람 시 안전거리를 확보할 수 있게 했다. 롯데시네마는 현장 예매시 기존 예매 완료 좌석에서 2석 이상 떨어진 좌석 선택을 권유하고 있다.

CGV는 전 극장 100% 방역, 대구 지역 지점들의 선제적인 임시 휴업에 더해 매일 전 직원의 체온을 재는 등 만반의 대응에 나섰다.

코로나 할퀸 북미 극장가 20년만에 '최저'    

지난 주말 코로나 19 확진자가 3000명에 육박한 미국 극장가에도 유례없는 타격이 시작됐다. 1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집계 전문 사이트 ‘컴스코어’를 인용해 “북미 전체 이번 주말(금~일요일) 총수입이 20년간 최저치(5530만 달러‧약 675억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19로 극장가가 얼어붙은 가운데 바이러스 감염증을 다룬 2011년 영화 '컨테이젼'의 안방 흥행은 세계적 추세가 됐다. 미국 경제 분석 사이트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 시간) 이 영화는 아이튠스 역대 최고 인기 영화 순위 7위까지 역주행했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코로나 19로 극장가가 얼어붙은 가운데 바이러스 감염증을 다룬 2011년 영화 '컨테이젼'의 안방 흥행은 세계적 추세가 됐다. 미국 경제 분석 사이트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 시간) 이 영화는 아이튠스 역대 최고 인기 영화 순위 7위까지 역주행했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박스오피스는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미국 주 정부들이 잇따라 수백 명이 모이는 행사를 금지함에 따라 AMC 등 대형 극장 체인은 북미 전 지점의 상영관 입장객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뉴욕시 클럽·영화관·소극장·콘서트장 봉쇄

뉴욕시는 15일 아예 도시 내 모든 나이트클럽, 영화관, 소극장, 콘서트장 등의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레스토랑, 술집, 카페 등이 음식 배달만 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16일 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향후 8주간 5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열지 말라고 권고했다.

15일(현지시간)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내 모든 나이트클럽, 영화관, 극장, 콘서트장 등을 17일 오전 9시부터 폐쇄한다고 밝히면서 자신의 트위터에 "전례 없는 위협에 전시 정신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트위터 캡처]

15일(현지시간)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내 모든 나이트클럽, 영화관, 극장, 콘서트장 등을 17일 오전 9시부터 폐쇄한다고 밝히면서 자신의 트위터에 "전례 없는 위협에 전시 정신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트위터 캡처]

블라시오 시장은 이날 트위터에서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라며 “도시는 전례 없는 위협에 직면했으며 우리는 전시 정신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뉴욕시의 폐쇄 조치는 17일 오전 9시(현지시간)부터 이뤄진다.

뉴욕에 이어 LA도 15일 자정부터 31일까지 공공장소 봉쇄 대열에 동참했다. 코로나 19 확산 정도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코로나로 세계 50여 개 영화시장 냉각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코로나 19로 인해 위축된 영화시장은 전 세계 50여 곳에 달한다. 지난 주말 기준 중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 32개국이 극장 전면 휴업에 나섰다. 영국 등 15개 시장은 부분적으로 봉쇄됐고 미국 각 주에선 극장들이 상영관별 예매수량을 줄이는 방식에 동참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 유럽 프리미어 행사장에 주연을 맡은 중화권 스타 유역비 등을 보려는 팬들이 몰려들었다. 최근 영국은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정부 차원의 조치에 돌입했다. [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 유럽 프리미어 행사장에 주연을 맡은 중화권 스타 유역비 등을 보려는 팬들이 몰려들었다. 최근 영국은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정부 차원의 조치에 돌입했다. [AFP=연합뉴스]

"관객 안 오는데 거리 두기 무슨 의미" 

코로나 19 여파를 먼저 겪은 국내 극장가에선 “한 상영관에 관객이 두세 명도 안 드는데 ‘거리 두기’ 대책이 무슨 의미냐”는 하소연도 나온다.

다만, 코로나 19 감염 증가 폭이 줄면서 극장가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CGV 관계자는 “일일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감소하고 (기존 확진자 및 자가 격리자의) 격리 해제가 많아지면서 ‘주디’(25일 개봉 예정) 등 신작의 개봉 소식이 들리는 등 분위기 반전이 느껴진다”고 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2월부터 50여 편 신작의 개봉이 연기된 상황에서 극장들이 과거 인기작을 재개봉해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등 콘텐트 수급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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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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