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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필도 공짜다…코로나로 활짝 문 연 고급 '음악 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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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필의 온라인 공연 서비스인 디지털콘서트홀. 30일동안 무료로 볼 수 있다. 홈페이지 캡처

베를린필의 온라인 공연 서비스인 디지털콘서트홀. 30일동안 무료로 볼 수 있다. 홈페이지 캡처

“빈 국립 오페라는 닫았지만, 온라인으로는 매일 공연합니다.”
빈 국립 오페라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 뜨는 공지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는 1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모든 공연을 취소하고 극장을 닫았다. 하지만 15일부터 오페라와 발레의 지난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매일 한 편, 각 24시간씩 공개된다. 15일엔 아담 피셔가 지휘한 바그너 ‘라인의 황금’(2016년 공연), 16일엔 제임스 콘론이 지휘한 ‘팔스타프’(2019년 공연) 등이 이어지는 식이다.
빈국립오페라 온라인 공연 일정

이처럼 코로나 19로 문을 닫은 세계 명문 극장들이 온라인으로 공연을 무료 공개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시작된 스트리밍 기술, 축적된 공연 데이터베이스를 코로나 시기에 활용하는 셈이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유료 서비스도 한동안 무료가 됐다. 베를린에서 500명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면서 베를린필은 이달 11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이에 따라 2008년 시작된 디지털콘서트홀을 30일 동안 무료로 제공한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시절이던 1960년대 후반부터 지난해 취임한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의 최신 공연까지 약 600편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사이트에서 코드 BERLINPHIL를 입력한 시간부터 30일 동안 무료이며 로그인은 이달 31일까지만 가능하다. 사이트의 원래 한 달 구독료는 14.90유로(약 2만원)이었다. 베를린필의 수석 첼리스트인 올라프 마이닝거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음악으로 기쁨을 얻길 바란다”며 “우리는 청중이 벌써 그립다. 이런 방법을 통해서라도 관객과 늘 닿아있고자 한다”고 했다.
디지털콘서트홀 바로가기

코로나 침체를 ‘창고 개방’으로 헤쳐나가는 극장은 뮌헨의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베를린 국립 오페라 등이 있다.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는 이달 11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극장 문을 닫으면서 16일 오케스트라의 무관중 생중계, 21일엔 ‘백조의 호수’ 생중계를 예고하고 있다. 각각 14일, 24시간 등으로 공연마다 이용 가능 시간이 다르다.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 중계일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16~22일 매일 한 편씩 오페라를 제공한다. 현지시간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하고 각 20시간 동안 무료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총감독이자 오페라 영상화 작업을 선도해온 피터 겔브는 “극심하게 어려운 시기에 오페라 애호가들에게 좋은 공연을 제공하고 싶었다”며 “지난 14년의 보석 같은 공연을 매일 밤 HD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일정보기

베를린 국립 오페라는 12일 오페라 ‘카르멘’을 무관중 중계했으며 “앞으로도 온라인 스트리밍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베를린 국립 오페라 일정보기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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