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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재난지역 선포…대구 "고맙다" 경북 "빠진 곳은 어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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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내 모습. 연합뉴스

대구시내 모습. 연합뉴스

대구와 경북 경산시·청도군·봉화군 지역이 15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서,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역 경기가 침체됐던 대구·경북 시민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

15일 대구·경북 특별재난지역 선포 #대구시 "지방세 감면 전면 실시할 것" #착한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전문가 "지원 행정철자 간소화해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보낸 공지메시지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대구 및 경북 일부 지역(경산·청도·봉화)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재가했다"고 밝혔다.

대구시민들은 반긴다.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하는 윤모(31)씨는 "수년간 일궈온 식당에 매출이 뚝 끊기면서 힘들었는데 정부가 대구·경북 지역에 추가 지원을 해서 얼른 경기가 회복됐으면 좋겠다"며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나에게 지원금이 돌아오지 않아도 경기가 나아지면 매출도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김창운(51)씨는 "당장 생계가 어려운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대구시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특별재난지역 선포 후 입장 발표를 통해 "자연재해가 아닌 감염병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것은 처음이며, 이는 중앙정부가 대구와 경북 일부지역에 국가적 차원의 지원책을 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감사하고 환영한다. 지역민들이 하루 빨리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민과 함께 코로나 19를 극복해내고, 대구의 경제 회생을 이루어내는데 대구시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이날 중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인한 지원책을 검토하고 다음 날 오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혜택은 주로 지방세 감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면 국세 감면과 더불어 주민세·재산세 등 지방세 감면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재난지역은 그동안 지진·산불 등 자연재난에 대해 선포해왔다. 감염병으로 인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이번이 처음이다. 권 시장은 "앞서 문 대통령이 '특별재난지역을 넘어서는 충분한 지원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추경 편성 과정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 지역에 대한 별도 예산이 편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구체적인 부분은 정부와 협의해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다소 아쉬운 분위기다. 이날 경북도 3개 시·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그동안 경북도는 도 전체를 지정해 달라고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정부에서는 전국이 비슷한 상황이고 기준을 정하기 애매하기 때문에 경산·청도·봉화 등 확진자 비율이 높은 시·군부터 우선 지정으로 이야기를 했다"며 "하지만 대구·경북은 경제공동체로 모든 지역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결국 경북 모든 지역에 돌아가기 때문에 도 전체를 특별재난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울릉도는 확진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관광객이 없어서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받았고, 관광도시인 경주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지역 전문가들은 이번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다소 늦은 만큼 지원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허창덕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사회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한 움직임은 오래됐다"며 "특별재난지역 선포 후 피해를 집계하는 과정 등이 오래 걸려 실제 지원까지는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허 교수는 "늦은 만큼 행정절차를 간소화해서 신속하게 지역사회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7년 포항 지진 사례를 보더라도 포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복구 비용 등은 아직도 지원이 다 되지 않은 등 후속 조치들이 굉장히 늦게 이뤄졌다"며 "비상시국인 만큼 행정절차를 최대한 줄여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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