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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도 움츠리게 한 코로나···"감염된 전사, 현재 장소에 머물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는 최근 인터넷 소식지 알 나바를 통해 조직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계령을 내렸다. IS는 세력이 급격히 위축됐지만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다. 사진은 지난해 2월 20일 쿠르드족 민병대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에 항복한 IS 조직원들. [AFP=연합뉴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는 최근 인터넷 소식지 알 나바를 통해 조직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계령을 내렸다. IS는 세력이 급격히 위축됐지만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다. 사진은 지난해 2월 20일 쿠르드족 민병대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에 항복한 IS 조직원들. [AFP=연합뉴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까지 영향을 미쳤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IS가 조직원들에게 신종 코로나 경계령을 내리면서 자신들의 테러 목표인 유럽을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테러 근거지인 유럽에서도 움츠러들어 #"신에 대한 믿음만이 질병을 고쳐…" #이란 계속 악화…확진 1만4000명 육박 #UAE, GDP 7% 자금 투입…경제 불끄기

IS는 인터넷 소식지인 알 나바(alNaba) 최신호를 통해 조직원들에게 “전사들이 전염병의 땅에서 들어오거나 나가는 걸 금지한다”며 “건강한 전사는 바이러스 전염국에 가지 말고, 감염된 전사는 그 장소에 머물라”고 지시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는) 신의 뜻에 따라 인간에게 내려진 고통”이라면서 “신에 대한 믿음만이 질병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입을 가리고 손을 자주 씻으라”는 과학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수장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이후 IS는 크게 위축됐지만, 여전히 이라크와 시리아 내 일부 지역에선 잔존 세력들이 활동 중이다. IS가 긴급 경계령을 내린 것은 그들의 거점인 중동과 테러리스트 은신처인 유럽의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3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을 “새로운 신종 코로나 진원지(epicenter)”로 지목했다. 중동 상황 역시 이에 못지않다.

중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한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지난 13일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거리 방역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한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지난 13일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거리 방역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이란의 경우 15일 현재 1만3938명의 확진자와 72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당국이 정확한 피해 집계를 공표하지 않고 있다고 의심하면서 실제 피해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란과 국경을 마주한 주변국의 불안도 점점 커지고 있다. IS 근거지인 이라크에선 현재 확진자가 101명, 사망자는 10명이다. 시리아의 경우 내전으로 인해 실제로 얼마나 큰 피해가 났는지 확인조차 어렵다.

중동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바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의 기반산업(관광, 물류, 항공 등)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어서다.

14일 UAE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7%에 이르는 1000억 디르함(약 33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시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UAE의 확진자는 85명이다.

103명이 감염된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오는 19일부터 제다에서 열려던 유럽여자프로골프대회(LET)가 무산됐다. 사우디에서 이 대회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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