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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역 신뢰한다" 공연 강행하는 외국 배우와 연주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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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중 크리스틴 역의 배우 클레어 라이언(왼쪽). [중앙포토]

'오페라의 유령' 중 크리스틴 역의 배우 클레어 라이언(왼쪽). [중앙포토]

“정상적 삶이 예전처럼 계속될 것이라 믿고 한국에서 공연을 그대로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호주의 뮤지컬 배우 클레어 라이언이 13일 SNS에 올린 내용이다. 라이언은 ‘오페라의 유령’ 출연을 위해 12일 한국에 왔고 14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첫 공연을 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6월까지 서울, 6~7월 대구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부산에서 공연한 월드투어 팀이다. 배우와 스태프 80여명은 부산 공연 후 영국ㆍ호주ㆍ남아공 등에 돌아갔다가 이달 전원 입국했다.

국내 거의 모든 공연장이 일정을 취소한 중에도 이처럼 변경 없이 계속하는 공연이 나오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 주최 측은 “14일 서울 첫 공연에서 모든 관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 체크를 한 뒤 차질 없이 진행했다”고 전했다. 배우 라이언은 SNS에 “전세계 무대가 코로나 19로 멈췄지만 역설적이게도 (바이러스가 먼저 퍼진) 한국은 안정적이고 안전한 곳이 됐다”며 “한국 정부와 국민의 협조 덕분”이라고 했다. 또 “이런 사태로 무대 뒤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은 더욱 단합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도 예정대로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을 진행한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이달 열리는 유일한 공연이다. 리시차는 “한국의 방역 시스템을 신뢰한다”며 “한국의 청중을 응원하고 위로하기 위해 독주회를 그대로 열 것”이라고 전했다.

리시차는 한국 공연 이후 28일 조지아, 31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독주회를 앞두고 있다. 현지 사정에 따라 한국 공연을 이유로 나머지 공연이 취소될 수도 있다. 공연 주최 측은 “거주지인 모스크바로 돌아가더라도 한국 방문 이력으로 2주 격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한국 공연은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 [사진 오푸스]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 [사진 오푸스]

리시차는 한국에 팬이 많은 피아니스트다. 강렬한 연주 스타일로 화려한 낭만주의 음악을 즐겨 연주한다. 2018년 한국을 찾았을 때도 열정적인 연주와 긴 앙코르로 무대를 이끌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의 중요한 피아노 소나타인 ‘템페스트’ ‘열정’ ‘함머클라비어’를 연주할 예정이다.

바이러스 공포에도 계속되는 몇 안 되는 공연에 청중은 의외로 적지 않다. ‘오페라의 유령’ 한국 공연의 주관사인 클립서비스 측은 “5월 공연까지 현재 1ㆍ2층의 좋은 좌석은 거의 차 있다”라고 전했다. 리시차의 독주회를 주최하는 오푸스 측도 “거의 매진된 상황이었는데 이달 초까지 취소가 많았다가 최근에는 주춤해졌다”고 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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