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에 코로나 2차 충격파, 공매도 6개월 전격 금지

중앙선데이

입력 2020.03.14 00:22

업데이트 2020.03.14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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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7호 01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인의 건강·생명이 위협받는 1차 충격파가 엄습한 데 이어 국내외 증시가 2차 충격파에 휩싸였다. 코로나19 탓에 세계적인 물적·인적 교류가 끊기고 글로벌 공급 가치사슬이 붕괴해 실물경제가 위축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연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일·한국 등 글로벌 증시 휘청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비상 시국”
문 대통령, 경제 점검 90분 회의
내주 임시 금통위 금리 인하할 듯

13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는 도미노 폭락을 이어갔다. 이날 개장 직후 8% 넘게 폭락해 장중 1700선이 무너지기도 했던 코스피는 장 후반 저가 매수세 유입 덕분에 낙폭을 줄여 3.43% 하락한 1771. 44로 장을 마쳤다. 도쿄 주식시장에서도 패닉 공포가 감돌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1년 연기 구상을 언급한 탓 등으로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오전 한때 전날 종가보다 1869.03포인트(10.07%) 낮은 1만6690.60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른바 ‘거품 경제’ 말기인 1990년 4월에 이어 약 30년 만에 장중 최대 낙폭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증시는 살얼음판 형국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중국 증시는 그나마 선방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23% 하락에 그쳤다. 4.08% 급락하면서 출발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명에 그쳤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빠르게 안정을 찾으면서 낙폭을 줄였다.

이에 앞서 12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995% 폭락해 1987년의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국내외 증시의 급락은 실물경제가 얼어붙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작용한 탓이 크다. 세계은행(WB)과 세계보건기구(WHO)가 협업해 만든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2.2∼4.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도 최근 발표한 ‘코로나19의 글로벌 거시경제 영향’ 보고서에서 팬데믹 상황별로 올해 세계 GDP가 2조3300억~9조170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세계 GDP(88조 달러로 추정)의 10% 가까이 사라질 수 있는 셈이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과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90분간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경제 정책을 하는 분들은 과거의 비상상황에 준해서 대책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지금은 메르스나 사스 때와는 비교가 안 되는 비상 경제 시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하지 않았던 대책을, 전례 없는 대책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경제 수장들은 서둘러 대책을 내놨다. 개인투자자들의 청원이 빗발치고 있는 공매도 문제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16일부터 6개월간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이날 오후 임시 회의를 열어 오는 16일부터 6개월(3월 16일~9월 15일) 동안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또 같은 기간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 한도를 확대하기로 했고, 증권사의 과도한 신용융자 담보 주식의 반대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같은 기간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결정 결과가 나오는 18일을 전후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과거 임시 금통위에서 0.5%포인트 이상의 ‘빅 컷’이 이뤄졌지만 외국인 자본 유출과 통화정책 여력 등을 고려할 때 0.25%포인트 인하가 유력한 것으로 예상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변동성이 큰 구간이라 반등의 연속성이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실적이 좋은 우량주를 투매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변곡점에 이를 4월 초·중순쯤 증시가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3일 개장한 유럽 주요국 증시는 장 초반 반등세를 보였다. 한국 시간 오후 10시 30분 현재 유럽 증시는 7~15%대 오르며 폭락 장세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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