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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타격' 직격탄… 車 생산·내수·수출 '트리플 쇼크'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17일 인천 한국지엠(GM) 부평1공장에서 신차 '트레일 블레이저' 생산 라인이 멈춰 서 있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중국에서 들여오던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은 여파다. [연합뉴스]

지난달 17일 인천 한국지엠(GM) 부평1공장에서 신차 '트레일 블레이저' 생산 라인이 멈춰 서 있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중국에서 들여오던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은 여파다. [연합뉴스]

경기 리트머스인 자동차 산업이 지난달 생산ㆍ내수ㆍ수출에서 ‘트리플 쇼크’를 맞았다. 생산ㆍ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줄었고, 국내 판매는 10만대 아래로 추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가 현실화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국내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9만7897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18.8% 감소했다. 산업부는 신종 코로나 영향에 따른 내수 감소분만 3만3000대로 추산했다. 이민우 산업부 자동차항공과장은 “중국산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었고 소비심리가 위축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국산차 판매(8만1064대)가 22% 줄었다. 6년 11개월 만에 판매 10만대 선이 무너진 1월(9만8755대)보다 쪼그라들었다. 이 과장은 “지난달엔 설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부족, 개별소비세 감면 종료 같은 변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변수를 걷어내면 2월 판매가 더 심각하다는 진단이다. 신차인 쏘나타(6.9% 증가)ㆍK5(3.8%)만 예외였다. 반면 국내 인기가 많은 독일차 브랜드 판매는 23.4% 증가해 전체 수입차 판매는 0.8% 늘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 생산이었다. 1년 전보다 26.4% 줄어든 18만9235대를 생산했다. 산업부는 신종 코로나 영향에 따른 생산 감소분이 13만대라고 추산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발생에 따른 공장가동 중단, 중국산 부품 재고 부족 등 여파로 조업 일수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중국을 정점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진 여파를 고스란히 흡수했다. 일시 수급 부족 문제를 일으킨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가 상징적이다. 수급은 어렵지 않지만, 수작업이 많은 부품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았는데 신종 코로나 여파로 수급이 꼬이면서 일시적으로 국내 공장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수출은 25% 줄어든 12만3022대를 기록했다. 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수출 물량도 줄었다. 신종 코로나 영향이 감소분의 절반 이상인 7만6000대였다.

이달에도 ‘트리플 불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2월 이후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다. 서울 송파구의 한 자동차 판매점 관계자는 “2월 말부터 내점객이 확 줄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털어놨다(내수).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ㆍ경북 지역에 자동차 부품업체가 밀집해 있는 등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변수도 있다(생산). 확진자가 늘고 있는 미국ㆍ유럽 등에선 자동차 판매가 위축할 전망이다(수출).

다행인 건 연례행사처럼 치른 춘투(春鬪ㆍ봄철 노사분규) 기세가 꺾였다는 점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5일 특별 합의를 통해 올해 임금협상 교섭 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한국GM 노사는 5개월여 만에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재개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12일 임금 협상에 들어갔다. 노조는 당분간 단체행동을 자제하기로 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불황에도 선전하던 현대기아차마저 중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피해가 불가피해졌다”며 “대대적인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자동차 산업이 어두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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